어머니와 우유 한

                     



 

 

 

 어머니와 우유 한 병 

  

 

옛날
어느 곳에 집안이 가난하여
자식을 제대로 먹이지도 못하는 어머니가 있었다.
자식은 다른 집 어머니처럼
잘 해 주지 못하는 어머니를 원망하여
거리를 쏘다니다가 나쁜 친구를 사귀었다.


그러다가 아들은 그만 무서운 죄를 짓고
감옥에 가게 되었다.
그러나 나쁜 물이 너무나 깊이 들어 버린 아들은
자기의 잘못을 뉘우칠 줄도 몰랐다.  

 

사람들은 그 뻔뻔스러움에 분개하여
아무도 동정해 주지 않았다.
가난한 어머니가 아들이 잡혔다는 소식을 듣고
감옥으로 찾아왔다.


아들과 어머니는 창살을 두고 마주 앉았다.
어머니는 하염없이 눈물을 흘리면서
창살 사이로 우유 한 병을 넣어 주었다.
아들은 아무렇지도 않은 듯
우유를 받아 꿀꺽꿀꺽 마셨다.  


이튿날도 또 이튿날도 어머니는
날마다 따뜻한 우유 한 병을 가져와
아들에게 주었다.
추운 겨울이 되었다.

눈이 펄펄 내리는 날이었다.


이 날은 어찌 된 일인지
어머니가 아들을 보러 오지 않았다.
하루도 거르지 않고 아들을 찾아오던
어머니가 오지 않으니 어쩐지 이상했다.  

 

아들은 어머니가 눈이 와서
길이 미끄러워 못 오시나 보다 하고 생각했다.
그런데 그날 저녁 취침나팔이 울릴 무렵에
어머니가 찾아왔다.


다른 사람 같았으면 면회가 허락되지 않았을 테지만
가여운 어머니가 하도 간청을 하니
그곳의 책임자가 특별히 허락을 한 것이다.  

 

아들은 자려고 누웠다가
어머니가 오셨다는 말을 듣고 면회실로 나왔다.
얘야
많이 기다렸지?
어머니가 환히 웃으며 아들을 맞아 주었다.
오늘도 우유를 따뜻하게 데워서
식지 않게 가슴에 품고 집을 나섰는데
눈이 많이 와서 길이 어찌나 미끄럽던지
그만 잘못하여 넘어지고 말았구나.  


그 통에 아까운 우유를 엎지르고 말았지 뭐니?
우유를 살 돈이 없어서 다시 돌아가 일을 하여
품삯을 받아가지고 우유를 사 오느라
이렇게 늦었다.
자 식기 전에 마셔라.



어머니가 품 속에서 따뜻한 우유 한 병을 꺼내
아들에게 주었다.
그러자 아들은 고개를 숙이고
뜨거운 눈물을 뚝뚝 떨어뜨렸다.
어머니 잘못했어요.


얼음처럼 차갑게 굳었던 아들의 마음이 풀리고
비로소 뜨거운 참회의 눈물이 흘러내렸다.

 

 

 새벽 가족 중에서

 

 

 

 

 

 

 

 

 여섯 가지 참회

 

 

내가 생각해야만 하는데도 생각하지 않은 것과
말해야만 하는데도 말하지 않은 것
행해야만 하는데도 행하지 않은 것
그리고 내가 생각하지 말아야 하는데도 생각한 것과
말하지 말아야 하는데도 말한 것
행하지 말아야 하는데도 행한 것
그 모든 것들을 용서하소서.


- 류시화의《사랑하라 한번도 상처받지 않은 것처럼》중에서 -

 

 

* 세상에 태어나
어머니가 처음 안아주던 감촉을 기억하지는 못합니다.
그러나 그때의 그 편안함과 따뜻함이 아스라한 기억 저편의
영혼 깊은 곳에 각인되어 우리의 정서와 품성을 만들고,
그 너머의 무의식과 본성까지를 지배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기억하지 못하지만 기억 이전에 받았던
사랑과 냄새와 목소리와 어루만짐이
오늘의 나를 있게 했습니다.
그래서 잊지 못합니다.

 

 

 


 어머니~

나이가 먹어도 어머니 앞에선
늘 어린아이같이 철없고 못난 자식이
이제 어머니를 떠나보내고서야
어머니의 사랑이그리워서일까요 ?
어머니생각에 눈시울이 붉어집니다!  어머니~~
-펜더 김병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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