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ㆍ해수부 등 비상방제체제 가동
제주 연안 오염 발생 가능성 낮아
중국 동부 해상에서 화물선과 충돌한 뒤 불이 난 유조선 '상치(SANCHI)호’에 지난 10일
소방 선박들이 접근해 소화수를 뿌리며 진화작업에 나서고 있다.
동중국해에서 침몰한 유조선 '상치(SANCHI)호’에서 유출된 기름이 제주 해안에 유입될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제주도가 긴장하고 있다.
도는 지난 15일 발생한 유조선 상치호 침몰사고와 관련해 해양수산부와 공조체제를 강화하고
해경과 국립수산과학원, 해양환경공단, 남해어업관리단, 수산물품질검사원, 수협 등
유관기관과 합동으로 방제를 위한 비상체제를 가동하고 있다고 30일 밝혔다.
파나마 국적의 상치호(8만5,462톤)는 이란에서 콘덴세이트(휘발성 액체탄화수소) 15만3,200㎘를 싣고 출항해 한국 대산항으로 향하던 중 지난 6일 홍콩 선적 화물선과 충돌해 화재가 발생한 채 남동방향으로 표류하다가 지난 15일 서귀포 남쪽 546㎞ 해상에서 침몰했다.
도에 따르면 해수부는 지난 19일 상치호의 연료유인 벙커C유와 적재화물인 콘덴세이트로 인한 국내 연안의 오염 발생 가능성이 희박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발표했다.
화물인 콘덴세이트는 휘발성이 강한 물질로, 응축된 상태에서 외부로 유출될 경우 대부분 증발하므로 해수 오염 유발 가능성이 매우 낮은 것으로 판단됐다.
한국위험물검사원과 선박해양플랜트연구소 전문가들도 충돌 후 침몰하기까지 상치호에서 발생한 화재로 인해 선박에 실려 있던 대부분의 콘덴세이트가 소실됐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또 상치호는 큰 폭발 없이 침몰해 연료유가 대량 유출되는 사태는 없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연료유인 벙커C유는 유동점이 15도로 침몰해역의 수심(110m)과 낮은 수온 등을 고려할 때 굳어져 있을 가능성이 높고, 선체 파손이나 외부 충격 등의 돌발변수가 없는 한 일시적으로 대량 유출 가능성은 거의 없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다만 침몰 선박의 연료유창에 해수가 유입되면서 소량의 유분이 옅은 유막 형태로 유출될 가능성이 있으나 북서풍의 영향 등으로 남동쪽으로 흘러가게 되므로 우리나라 연안에 피해를 줄 가능성은 크지 않은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하지만 도와 해수부는 만일의 사태를 대비해 공조체계를 유지하면서 계속해서 기름 유출 상황과 이동 방향 등을 모니터링하면서 실시간으로 유류 유출 확산 정보를 공유하고 있다. 또한 국내 연안의 해수를 채취해 분석하거나 수산물에 대한 안전성 검사도 병행할 계획이다.
도는 또 유조선 사고로 유출된 유류가 제주 연안 유입 및 피해 우려시 유관기관과 합동으로 비상대책반을 구성해 1단계 감시체제 구축 및 해상과 해안방제 체계를 구축할 계획이다. 이어 2단계 연안유입 우려시 감시활동 강화 및 해상방제활동 추진, 3단계 연안 유입시 해상 및 해안방제, 수산물 안전성 검사 실시 등 단계별 대응에 나설 계획이다
김창선 도 해양수산국장은 “유관기관과의 공조체제를 유지하면서 유출된 유류가 제주 연안으로 유입되면 단계별 대책에 따라 대응해 피해를 최소화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