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고향에서 나고 자랐으며 성도 같아
제가 작은 아버지라고 부를 만큼
가까운 분이었습니다.
거의 날마다 우리집에 오시던 분이었는데
어찌된 일인지...
아버지도 내심 서운한 눈치셨고요.
며칠 뒤
드디어 그 아저씨가 아주머니와 함께
찾아 오셨습니다.
커다란 찬합에 도시락을 싸 오신 아저씨는
아버지에게 젓가락으로 찰밥을 떠 먹이시며
말없이 우셨습니다.
아버지의 입이 돌아가
밥알이 자꾸만 떨어지는데도
아저씨는 눈물을 흘리며
까지 밥을 먹이시려 했습니다.
전 그 눈물겨운 모습을 차마 볼 수 없어
밖으로 나왔습니다.
병실 밖에서 아주머니가 그러시더군요.
"네 아버지 쓰러지셨다는 이야기 듣자마자
저 양반 몸져 누우셨단다.
지금껏 물 한 모금 입에 대지 않고
아무 말도 없이 끙끙 앓았단다."
아마도 아저씨는
함께 늙어 가는 친구가 쓰러진 모습을
볼 자신이 없어 병이 나셨나 봅니다.
퇴원한 뒤 아저씨는 날마다
우리집에 출근 도장을 찍는것도 모자라
하루에도 몇 번씩 전화를 하십니다.
아버지와 목욕도 다니고 함께 산책도 하시고
그 덕분에 아버지는 많이 건강해지셨습니다.
저희는 가끔 아저씨를
아버지의 "애인"이라고 놀리기도 한답니다.
- 강영식 제공 -
"즐거워하는 자들과 즐거워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