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순절 어떻게 보낼것인가?

그리스도의 고난과 부활 묵상하는 기간
3월 1일 사순절 시작, 기도·절제·경건 생활 나서야

 ‘사순절’은 기독교 절기인 부활절 전까지 여섯 번의 주일을 제외한 40일 기간을 말한다. 올해는 3월 1일부터 4월 15일까지다. 기독교에서는 이 40일 사순절 기간을 경건의 시간으로 삼는다. 교회마다 주님의 십자가를 생각하며 회개와 기도, 절제와 금식, 경건의 생활을 통해 인류의 죄를 위해 고난당하신 주님을 기억하며 은혜를 감사한다. 종교개혁 500주년을 맞이해 올해 사순절은 더욱 의미가 깊다.

 ‘사순절’을 뜻하는 영어는 ‘렌트(Lent)’다. 고대 앵글로 색슨어 ‘Lang’에서 유래됐다. 독일어의 ‘Lenz’와 함께 ‘봄’이란 뜻을 갖는다. 우리나라에서는 ‘40일간의 기념일’이라는 뜻의 희랍어인 ‘테살코스테’를 따라 사순절로 번역한다. 기독교에서 40이라는 숫자는 의미가 깊다. 예수께서 40일 동안 광야에서 시험받으셨고, 모세는 시내산에서 40일간 금식했다.  이스라엘 백성은 40년간의 광야에서 생활했고, 예수님이 부활하신 후 승천까지 40일의 시간이 걸렸다. 고난과 갱신의 시간을 상징적으로 보여준 예다. 
 고난 주간을 포함해 그리스도께서 우리의 죄를 구속하시기 위해 보내신 사순절 40일, 우리가 각자의 신앙을 돌아보고 묵상과 절제의 시간을 보내는 것은 당연한 자세다.

 먼저 사순절 기간 우리는 인류의 죄를 대속하신 예수님의 십자가 은총을 명심하고 회개해야 한다. 사순절에는 종려나무를 태운 재나 숯으로 이마에 십자가를 그리는 풍습이 있었다고 한다. 우리의 죄를 대신하신 예수님의 대속의 죽음에 대해 참회하며 기도하는 것을 뜻하는 행동이었다. 수요일부터 시작되는 사순절을 ‘재의 수요일’(Ash Wednesday)로 불리는 이유가 이 때문이다. 사순절에는 금식도 했다. 여전히 우리 삶 속에 가득한 죄와 슬픔을 되새기기 위해서였다. 죄를 알아야 통회 자복할 수 있다. 죄로 인해 낡을 대로 낡은 우리 영의 가죽부대를 찢고 예수 그리스도의 보혈을 새롭게 담을 영의 새 가죽부대를 만들어야 한다.

 성경 시편 1편은 우리를 시냇가에 심은 나무로 묘사한다. 철을 따라 열매를 맺는 나무가 무성하기 위해서 예레미야는 “물가에 심기운 나무가 강변에 뿌리를 뻗치고 있어야 더위가 올지라도 두려워하지 않고, 가무는 해에도 걱정이 없다”(렘 17:7∼8)고 말한다. 크리스천은 하나님 말씀에 깊이 뿌리내리는 신앙을 가져야 한다. 단순히 좋을 때만 ‘주여, 주여’ 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뜻을 분별하고 행해야 하는 힘든 일에도 묵묵히 주를 의지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사순절은 신앙의 여정을 잠시 멈추고 깊게 그리고 천천히 하나님의 말씀을 읽고 묵상하기 좋은 시기다. 예수님의 십자가 고난을 묵상하고 나를 향한 사랑에 감격하며 삶의 헌신을 다짐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사순절을 통해 우리는 소외된 자들에게 관심을 보이셨던 예수 그리스도를 기억하고 도움이 필요한 이들을 돌아보아야 한다. 예수님의 삶은 섬기는 삶 그 자체였다. 제자들을 아끼고 섬기셨던 예수님은 사역 기간 내내 우리의 이웃을 섬기셨고, 하나님의 명령을 섬김으로 고난의 십자가까지 지셨다. 땀방울이 핏방울이 되는 고통을 참으시며 지신 고난의 십자가는 겸손과 순종, 섬김의 절정이었다. 죽기까지 복종하는 낮아짐, 이웃을 향한 사랑과 섬김에 대해 우리는 이 사순절 기간 깊은 묵상에 나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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