흰옷입은 순박한 이들의 피난행렬

 

여기 올린 사진은 미국 워싱턴 근교 메릴랜드에 있는 NARA(국립문서기록보관청, National Archives and Records Administration) 에 보관된 'KOREA WAR(한국전쟁)' 파일에서 가려 뽑았습니다.

이 사진의 날짜와 장소는 사진 뒷면에 있는 영어 원문을 따랐고, 사진 설명은 원문을 참조하여 필자가 가다듬었습니다.

이 화보가 50여 년 전의 한국전쟁을 모르는 이에게는 실증의 자료로, 그 당시의 참상을 아는 이에게는 지난 세월을 곱씹을 수 있는 자료가 되기를 바랍니다. 아울러 다시는 이 땅에 이와 같은 동족상잔의 전쟁이 되풀이되지 않도록 다짐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랍니다.

참고로 이 사진들은 모두 미군과 미 종군기자가 남긴 사진으로, 그들의 시각으로 앵글을 잡아서 촬영하였다는 것을 군더더기 말로 보탭니다.

생사가 교차되는 전선에서 귀한 사진을 기록으로 남긴 카메라맨들에게 경의를 드립니다. <필자 주>



1950. 8. 20. 경북 어느 지역, 아이를 업고 머리에는 가재도구를 이고 있는 여인은 내 고모 아니면 이모일지도. "같이 갑세" "퍼뜩 안 오고 머하노. 쌕쌕이가 벼락친데이. 싸게싸게 따라 오이라."

ⓒ2004 NARA


1950. 8. 23. 경남 함안, 기차를 타기 위해 늘어선 피난민들. 할아버지 등에는 온갖 가재도구가 짊어져 있고, 오른 손아귀에는 손자가 잡혀 있다.

ⓒ2004 NARA


1950. 8. 23. 경남 함안, 기차표를 사고자 늘어선 피난민들로 남녀노소없이 피난 봇짐을 이고 지고 있다.

ⓒ2004 NARA


▲ 1950. 8. 23. 경남 함안, 언제 올지 모르는 기차를 하염없이 기다리고 있다.

ⓒ2004 NARA


1950. 8. 24. 경북 낙동강 유역, 꼭 필자의 고향(구미) 마을 같다. 온갖 가재도구를 머리에 이거나 등에 진 피난민 행렬.

ⓒ2004 NARA


1950. 8. 24. 경북 낙동강 유역, 뙤약볕 속의 피난 길. 어데로 가야 목숨을 부지할지.

ⓒ2004 NARA


1950. 8. 24. 경북 왜관 부근. "피난 간 새 지발 집이나 무사해야 할 건데..." 뒤돌아 보고 또 돌아보고...

ⓒ2004 NARA


1950. 8. 24. 경북 낙동강 유역, "할배, 어데 갑니까?" "나 집에 간다." "못 갑니다." "와! 나 죽어도 내 집에서 죽을란다. 어이 비켜라."

ⓒ2004 NARA


1950. 8. 25. 장소 미상, 기총소사에 쓰러진 피난민들. "이렇게 객사할 바에야 차라리 집에서 죽을 걸."

ⓒ2004 NARA


1950. 9. 6. 경북 칠곡 다부동, 가도 가도 끝없는 피난 행렬.

위정자를 잘못 만난 불쌍한 무지렁이 핫바지 백성들이여!

ⓒ2004 NARA

6월이면 잊지 못할 사진들!

벌써 61년 전 일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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