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버섯이야기-먹버섯 향기에 취하다
 

이 웅장한 포스가

느껴지는 덩어리는 버섯입니다.

이름이 먹버섯이라고 하네요.

까만 먹물을 가득 머금고 있는 듯한 이 버섯은 오미자가 익어가는 계절에 나온다합니다.

오래전부터 우리집에 버섯을 따서 보내오는 엄마 지인분께서

엄마 반찬꺼리로 보내오신 것입니다. 약성도 좋다구 하는데 약성부분은 잘 모르므로 패스~

이번엔 버섯을 좀 풍성하게 땄다고 듬뿍 보내오셔서 저도 엄마한테서 몇송이 얻어가지구 왔네요^

 

 

 향을 맡아보니 살짝 고무타는 냄새가 납니다.

그래서 타이어버섯이라는 이름도 가지구 있다는데 먹거리에 그런 이름을 붙이는 건 테러! ㅎㅎ

이 버섯만이 가지는 고유한 특성이 뭘까 싶어 몇가닥 찢어서 데쳐봤는데

버섯을 찢으니 이렇게 가닥가닥 찢어집니다.

 

 

식감은.. 은근 기대했던 초밥용으론 적절해 보이지 않습니다.

여기에 새우를 얹어서 함께 싸 보면 어떨까 싶은데 아쉽게도 새우가 없어서 초밥은 패스!

 

 

미역귀처럼 생겼지만 쫄깃거리고 미끈한 맛이 아닙니다.

데치며 나는 독특한 향기는 다른 버섯이랑은 다른 차원이네요.

그리고 놀라운 건 오징어먹물처럼 까만 국물이 나온다는거!

그 국물을 보는 순간 전 흥분해버렸습니다. 한숟가락 맛을 보니 요게 또 맛까지 좋아요~

딱 떠오르는 음식은 버섯샤브샤브!

이 4차원의 버섯이 참 흥미롭습니다^^

 

먹버섯쭈꾸미초무침

식감에 젤 잘 어울릴거 같아서 초무침을 해봤습니다.

은은한 향을 지닌 버섯이 아니기에 이런 강한 식초랑도 어울릴 거 같았거든요.

그런대로 맛이있네요. 하지만 밥에 먹기에 별 개성은 없네염 ;;;

 

 

 

 

냉동실에서 일년을 잠자던 쭈꾸미가 외출을 해서 버섯을 만났습니다

술을 좋아했다면 술안주로 훨 더 후한 점수를 받을 수 있었을건데 아쉽네요 ㅎ~

 

 

이게 먹버섯 데치고 난 후의 국물입니다. 마치 오징어 먹물처럼 까맣습니다.

오징어 먹물은 중금속오염 걱정이라도 있는데 산에서 태어난 먹버섯은 그럴 걱정이 없겠죠?

위의 초무침 먹음서 이 국물을 훌짝거리고 마셨습니다.

 

 

와...국물맛 최고네요!!

국물맛으로 냉정하게 점수를 매기자면 별 넷.

별 하나가 빠진 이유는 국물만으로는 음식의 완성도가 낮기 때문에~

먹버섯쭈꾸온면

국물을 살려서 무슨 요리를 할까하다가 국수를 말아봤습니다.

가을날 밤에 따뜻한 온면도 참 분위기 있잖아요^^

 

 

 

 

 

 

 

 

호박을 데쳐내고 쭈꾸미를 데친 후 그 진한 육수에 다시 먹버섯을 데쳤습니다.

한꺼번에 데치면 재료들이 다 시커매서 시각적으로 안 땡기자나요~

그렇게 하나하나 데치고나니 모든 재료의 색감이 싱싱하게 살아나고 국물맛은 말할 수 없이 깊어집니다.

 

  

 

완성된 국수위에 참기름과 고춧가루, 깨 솔솔 뿌려주구요

마구마구 섞어서 먹어줍니다.

뜨끈한 국물은 그릇째 들고 훌훌 마심서요~

 

싹싹 비웠습니다.

발우공양 ㅋㅋㅋㅋ

곁들여 먹은 반찬은 제피넣은 열무김치입니다.

정확히 말하면 김장솎은무김치.

먹버섯한치덮밥

먹버섯으로 만들었던 음식 중 젤 맛있었던 건 요 덮밥입니다.

매운 덮밥도 좋아하는데 오늘 재료는 버섯이잖아요~

버섯의 향을 가능한 살리기 위해 자극적이지 않은 재료들을 사용했습니다^

 

 

덮밥 짝꿍은 한치였는데 한치의 보드라운 맛이 참 잘 어울리네요

냉동고에 한치 없으신 분들께선 꼭 한상자 사시라 권하고 싶습니다!

 

 

 

 

 

 

 

 

 전분이 먹버섯의 까만색 국물을 많이 희석시켜 버렸네요

더 새까맸다면 훨 멋졌을건데!

 

 

 

 

먹버섯먹물 리조또를 할까 하다 번거로워서 간편한 덮밥을 했는데

너무 맛있어서 감탄 연속입니다~

아..정말 또 먹고 싶어요!!!

 

 

 

 

곁들여먹은 반찬은 병어랑 덕자랑 장대가 섞인 알젓입니다.

모두 다 울까페에서 산 생선 뱃속에 들어있던걸 소금에 절여뒀다 개봉했어욤~

비린내음 하나없는 고소한 알젓을 콕콕 찍어먹는 이 맛~

완전 행복합니닷!

 

 

 

가을산에 꽃처럼 피어나는 버섯들 덕분에 올가을이 참 풍요롭고 행복합니다.

여러분들도 가을에 어울리는 멋진 밥상들 준비하셔야죠!

먹버섯으로 가장 잘 어울릴 것 같은 샤브샤브는 아직 해먹지 못했습니다.

혼자 샤브샤브 해먹으려니 넘 뻘쭘. 엄마랑 서로 시간 맞으면 해먹고 후기 올릴게요~

 

우리까페 생일이 14일인데 그때는 물때가 안맞아 물때 맞춰 21일날 축제가 시작됩니다.

문득 생각난건데 축제이벤트에 '가을밥상 차리기' 하나 넣으면 어떨까 싶네요~

동의하시는 분들은 댓글 항개씩!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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