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경찰, 아직도 시대정신 못 따라가나

소통위원회 발족하면서 '소통'은커녕 '취재 금지'
"실질적 운영 모색 뒷전 홍보용 이용" 비난 자초

  


22일 부산지방경찰청 7층 동백홀에서 열린 '시민과  경찰 소통위원회' 발족식에서  참석자들이 의견을 나누고 있다.(부산지방경찰청 제공)© News1

부산경찰청이 조직의 성과지수에 비해 현저하게 낮은 평가를 받았던 시민 만족도를
개선하고자 경찰과 시민사회단체로 구성한 '시민과 경찰 소통위원회'를 구성했다.

시민과 사회단체의 의견을 경찰 지휘부에 직접 전달할 수 있는 소통창구가 이제까지
없었다는 점에서 이날 소통위원회 발족은 겉보기에는 긍정적인 평가를 얻었다.

하지만 정작 경찰은 소통위원회 회의를 예정에도 없던 비공개로 진행, 위원회의 내실적 운영을
모색하고 고민하기보다는 발족 사실을 언론 홍보용으로만 이용한 게 아니냐는 지적을 사고 있다.

이와함께 문재인 정부가 공언한 개혁 칼날의 표적에서 조금이라도 벗어나기 위한
보여주기 식 행보의 일환으로 서둘러 위원회를 발족했을 것이라는 의심도 사고 있다.  

위원회 발족 취지와 성격 상 비공개로 할 이유가 없지 않느냐는 취재진의 문제 제기에
경찰은 '공개 할 이유도 없다'는 시대착오적인 언급으로 선을 그었다.

22일 부산지방경찰청 7층 동백홀에서 열린 '시민과 경찰 소통위원회' 발족식에는
22개 시민사회단체 대표 22명과 경찰 지휘부, 관계자 등 40여명이 참석했다.

조현배 부산경찰청장은 인사말을 통해 "부산경찰청의 성과를 보면 2년 연속 전국
1위를 하고 있는데 시민 만족도는 최하위 수준"이라며 "너무 공급자 위주로 한게
아닌가 생각이 든다. 어떤 부분이 부족했는지 그런 목소리를 진솔하게 듣고 보완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가 치안활동을 하지만 시민들이 공감하지 않으면 아무런 소용이 없다"며
"이 자리에 참석하신 여러분께서 어떤 쓴소리를 하더라도 모두 귀담아 듣고 대책을
마련해 개선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이날 발족식 회의에서는 부산 여중생 폭행 사건에 대한 질타와 은폐 의혹에 대한 질문이
어김없이 쏟아졌고 경찰은 '오해'라고 주장하면서 해명하느라 진땀을 뺀 것으로 전해졌다.

지나친 성과주의에 따른 병폐와 경찰이 오히려 폭행이나 성추행 피의자를 일부
감싸고 도는 둔감한 인권·젠더 감수성에 대한 지적도 나왔다.

또 정권의 입장에 맞춰 편파적으로 적용돼 온 집시법을 비판하고 소통위원회를 
분과별로 나누어 실질적이고 내실있게 운영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이날 회의에 참석했던 한 시민단체 대표는 "최근에는 울산경찰청에서 직원협의회도
만들어졌는데 경찰이 정권에 따라 개혁 경쟁을 하는건 아닌가 싶지만 내용적으로는
바람직하다"며 "민원성 문제 제기를 하는 자리가 아니라 부산 경찰과 관련된
사안을 개선시켜 갈 수 있는 실질적인 위원회로 만들어 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소통위원회가 발족했다는 사실을 홍보하는데만 그쳐서는 안될 것"이라며
 "기자는  보도용 사진만 찍고 나가라는 것은 부산경찰이 아직도 여전히 원하는
것만 보여주겠다는 것 아니냐"고 평가했다.

한 인권단체 대표는 "경찰이 대민활동을 할 때 시민들이 느끼는 애로사항을 해결해야
하는데 많은 부분이 부족하다"며 "시민들의 느끼는 문제점이 경찰에게 가감없이
전달될 수 있는 쌍방향 소통이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왜 경찰이 정권이 바뀔 때마다 다른 모습을 보여주는지, 같은 사건을 매번 다르게
처리하는 부분도 있는만큼 경찰의 자성이 분명히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시민사회단체 구성이 보다 다양해지고 쓴소리일수록 경청해서 정책에 반영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기됐다.

또다른 시민단체 대표는 "소통위원회에 포함된 단체가 25곳이지만 소위 진보적인 곳은 
불과 5~6곳 뿐"이라며 "위원구성도 다양화되어야 하고 무엇보다 위원회 운영이나
소통방식에 대한 큰 틀이 먼저 논의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소통위원회가)보여주기 식이나 형식적인 겉치레로 남거나 문제가 불거졌을때
여론을 잠재우기 위한 용도가 되어서는 안 된다"고 꼬집었다.

한편 소통위원회는 앞으로 분기별로 회의를 개최할 계획이다.

또 올해 말 열릴 위원회에서는 운영위원장 선출과 세부 건을 다룰 분과를 구성하는
방안이 구체적으로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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