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화재 발생 화학공장 주변, 구미 사고 현장과 흡사"울산환경운동연합, 주변 식물, 산단 노동자 정밀조사 요구


 지난 2004년에 이어 올해10월 3일 화재가 발생한 울산 불산취급공장 주변. 식물이 말라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 울산환경운동연합

 


지난 3일 울산의 불산취급 화학공장 내 삼불화질소 충전소에서 화재가 발생해 근로자와 소방관이 부상을 당했다는 보도와 관련, 해당 공장 주변 식물의 상태가 불안한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화재 발생 후 울산환경운동연합이 사고가 난 공장 주변을 관찰한 결과 식물들이 마르거나 고사되고 있었던 것. 이 공장에서는 지난 2004년에도 불산 유출사고가 발생해 주변 가로수 등 식물이 말라 죽는 등 피해가 발생했었다.

울산환경운동연합은 "화재가 발생한 공장 주변은 한눈에 봐도 식생이 건강하지 못한 것을 알 수 있었고 경북 구미의 불산사고 현장과 흡사했다"며 "이 지역에 대한 정밀조사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어 "화학물질은 공기, 물, 토양을 통해 주변으로 노출되며 식물은 어디로 도망갈 수가 없기 때문에 공단주변의 식생은 환경오염의 영향을 받게 된다"며 "화학물질을 대량으로 취급하는 울산의 경우 주변 역학조사를 일상적으로 실시해 환경오염과 건강피해에 대한 자료를 축적해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울산은 이번에 사고가 난 공장을 비롯해 불산을 취급하는 공장 6곳 등 유독물을 취급하는 업체가 모두 500여 곳이나 있다. 특히 올해 10월 들어 울산지역에서는 불산공장 화재 뿐만 아니라 시민의 식수원인 회야강에 페놀이 누출되는 사고가 발생하는 등  20여건의 크고 작은 폭발사고가 발생했다.

이에 환경단체와 시민단체는 "유해화학물질로부터 시민들의 안전을 지키기 위한 법 제정 등 구체적인 대책이 중앙정부차원에서 마련되어야 한다"고 촉구하고 있다,

울산환경운동연합 오영애 정책실장은 "울산에는 구미에서 누출된 불산과 같은 유독물질과 발암물질을 취급하거나 생산하는 업체들이 상당수 있다"며 "하지만 울산에 거주하는 시민들은 석유화학공단과 온산국가산단의 기업들에서 취급하는 물질들이 어떤 독성을 가지고 있고, 외부로 누출되었을때 어떤 영향을 받는지에 대한 정보를 가지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또한 "울산은 구미와 같은 유독물 누출사고가 빈번하게 일어나는 곳이며, 일어날 가능성이 높은 곳이지만 화학물질 사고와 관련한 피해를 줄일 수 있는 사전예방 차원의 대책은 거의없다"며 "화학물질 사고를 예방하고 사고가 발생했을 때 피해를 줄이고 재발방지를 하기 위한 대책까지 법률이나 제도로 정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또한 "국제사회는 이해관계자들이 일상적으로 소통, 훈련, 협력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고 밝혔다.

화학공장 일하는 노동자들 위험에 노출 

이와 함께 환경단체는 불산 등 화학 물질에 의한 식물의 피해도 문제지만, 직접 화학공장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의 건강이 심각한 수준이라고 경고했다.

이동익 울산환경운동연합 탈핵에너지 국장은 "실제 건강검진에서는 잘 드러나지 않아 심각성이 부각되지 않고 있지만 확인 결과 화학물질을 취급하는 공장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의 암 발병이 높은 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최근 언론에도 대대적으로 보도됐지만 건강보험정책연구원의 조사 결과 지난 2009년 울산의 암환자 발생이 인구10만 명당 2002명으로 전국 최고 였다"며 "하지만 이에 대한 역학조사나 산업공단과의 관계 등에 대한 연구 조사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동익 국장은 "삼성 노동자들의 백혈병 발병 사례에서 보듯, 울산도 산업공단 노동자들의암 발생 연관성에 관한 정밀 조사가 진행되어야 한다"며 "그렇지 않으면 앞으로 사회적 문제로 대두할 가능성이 크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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