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립고교 내에서 이루어진 침묵과 방조.."문제 있는 교사 더 있다"

-팔이나 어깨 만지며 '사랑한다'…자율학습 때 뒤에서 껴안기도
-강당 방에 여학생 끌고 가 폭행…" 퍽퍽 하는 큰 소리와 여학생 비명 들려"
-"수행평가 점수 잘 받고 싶으면 찾아와라"…안 가는 학생에겐 "정 없는 년"
-가해 체육교사, "체벌금지법 이후 성추행 늘어난 것 같아"

CBS 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

■ 방 송 : FM 98.1 (18:30~20:00)
■ 방송일 : 2017년 06월 22일 (목) 오후
■ 진 행 : 정관용 (한림국제대학원대학교 교수)
■ 출 연 : 졸업생 A씨

◇ 정관용> 전북 부안의 한 여자고등학교에서 현직 체육 교사가 수십 명의 여학생들을 성추행해 왔다. 참 충격적인 뉴스죠. 그런데 이게 처음 있는 일이 아니고요. 오래전부터 이런 일들이 계속돼 왔다고 하네요. 재학생, 졸업생 할 것 없이 제보가 잇따르고 있는데 바로 이 학교를 졸업한 A씨, 익명으로 연결해 보겠습니다. 안녕하세요.

◆ 졸업생 A씨> 안녕하세요.

◇ 정관용> 그 문제가 된 체육교사가 이 학교에 처음 부임한 게 언제예요.

◆ 졸업생 A씨> 제가 알기로는 올해 78년생이신 분도 이분 수업을 들었다고 하니까 아마 20년은 족히 넘지 않았을까 생각돼요.

◇ 정관용> 그래요. 지금 저랑 인터뷰하시는 분 학교 재학 중에도 이 체육교사에 대한 얘기들이 막 돌았습니까?

◆ 졸업생 A씨> 네. 제가 학교 다닐 때도 소문뿐만 아니라 이런 일들이 실제로 일어나는 걸 직접 목격하고 경험했어요.

◇ 정관용> 목격도 하시고 경험도 하셨고. 어떤 일들입니까?

◆ 졸업생 A씨> 구체적으로는 성추행이나 성희롱부터 시작해서 폭행과 폭언 그리고 노골적인 선물요구라든지 학생들이 저항을 하게 되면 어떤 불이익을 당할지에 대해서 이야기하면서 협박도 하고 그랬어요.

◇ 정관용> 성추행은 어떤 식이었어요?

◆ 졸업생 A씨> 복도에서 여학생들의 팔뚝, 어깨, 목 등 가슴 같은 밀접하게 되어 있는 예민한 부분을 만지면서 사랑한다고 말을 한다든지 이따 교무실에 와라 같은 말을 하는 건 기본이고 교무실에서 무릎 위에 앉혀놓은 다음에 안마를 하게 한다든지 또 야간 자율학습을 할 때 뒤에 와서 조용히 껴안는 그런 행위들.

◇ 정관용> 그리고? 폭행은요.

◆ 졸업생 A씨> 폭행은 제가 재학할 당시에 학교의 후배가 학교 밖에 나가다가 걸려서 강당 안에 방이 있는데 그곳으로 체육교사가 끌고 들어간 거예요. 그런데 가서 안에서 폭행을 했는데 청소를 하던 친구들이 그걸 직접 들었는데 엄청 퍽퍽하는 소리와 함께 여학생의 비명이 들렸다고 했어요.

◇ 정관용> 네, 네. 폭행에 성추행 그리고 선물 강요해요?

◆ 졸업생 A씨> 네. 선물도 강요를 많이 했어요.

◇ 정관용> 어떤 선물을요?

◆ 졸업생 A씨> 이를테면 스승의 날부터 시작해서 선생님의 생일과 그리고 빼빼로데이, 밸런타인데이 같은 기념일들 있잖아요. 크리스마스라든지 그런 때까지 선물을 강요했는데 스승의 날이나 생일 같은 때에는 이렇게 실장들을 불러서 이번에 선물 준비를 해 와라, 이런 식으로 말을 하면 이제 실장들이 각각 반에 가서 우리는 어떤 선물을 할까 하면서 돈을 걷고 준비를 하는 거예요. 그리고 또 밸런타인데이나 빼빼로데이 때는 그 선생님이 나한테 수행평가 점수 잘 받고 싶은 사람은 알아서 찾아와라 한다든지 아니면 자기가 평소에 예뻐했던 반에 있는 그런 학생들한테 선물을 요구하는 그런 날이었는데 오지 않으면 불이익을 당하고는 했어요.

◇ 정관용> 어떤 불이익이요?

◆ 졸업생 A씨> 아끼는 학생이 안 오면 반에서라든지 아니면 복도에서 다른 학생들이 목격할 때 직접적으로 너 왜 오지 않았나 그러면서 이 정 없는 년, 이런 식으로 말을 하고 만약에 반 단위로 선물을 할 때 선물이 좀 성의가 부족한 것같이 보인다든지 그렇게 보이면 그 반만 수행평가 점수도 잘 안 주고 태도점수도 잘 안 주고 그런 것.

◇ 정관용> 수행평가 태도점수도 그냥 자기 마음대로 그런 식으로 매겨요?

◆ 졸업생 A씨> 네.

◇ 정관용> 그래도 되는 겁니까?

◆ 졸업생 A씨> 안 되죠.

◇ 정관용> 아니, 상당히 오랫동안 재직하면서 이런 일들을 그럼 오래 전부터 계속 반복해 왔다는 거 아니겠어요?

◆ 졸업생 A씨> 네. 그렇죠.

(사진=자료사진)
◇ 정관용> 그런데 왜 이제서야 이게 알려지게 됐습니까?

◆ 졸업생 A씨> 일단은 졸업한 지 한 20년 정도 된 선배님의 이야기를 들어봤는데 그분 말씀으로는 자신이 학교에 다닐 때는 직접적으로 성추행이나 성폭행. 이렇게 성희롱적으로 건들거나 하지는 않았다고 해요. 그때는 그 대신 굉장히 체벌을 강하게 했던 걸로 말씀을 해 주셨는데 저때에 오면서 점점 이렇게 체벌을 금지하는 그런 법들이 많이 생겼잖아요. 그러다 보니까 체벌은 좀 줄이게 그러면서 약간 성추행을 한다든지 성희롱. 그런 쪽으로 바뀌지 않았나 싶어요. 그리고 또 신고를 해도 학교 측에서 찾아와서 합의를 보자라고 말을 하는데 말이 합의지 그 학생에게 점수나 진학시에 불이익을 받을 것, 그런 걸 이렇게 뉘앙스를 풍기기 때문에 아무래도 학생들은 겁을 먹기 마련이니까요.

◇ 정관용> 지금 학교 다니실 때 그런 피해를 직접 보기도 했고 경험도 하셨다고 했는데 그때 학교 측에 알려보기는 하셨어요?

◆ 졸업생 A씨> 다른 선생님들 수업시간에 어, 그런데 그 선생님 좀 이상한 것 같아요라고 말을 하면 모두가 그냥 묵인하고 너희가 참아라, 이런 분위기였거든요.

◇ 정관용> 참아라라는 분위기였다고요?

◆ 졸업생 A씨> 네. 기본적으로 저희 학교가 사립학교기 때문에 소위 말하는 물갈이가 안 되거든요. 그러다 보니까 아무래도 좀 선생님들이 약간 자기 계발에는 힘쓰지 않고 계속 뇌물 같은 거나 선물 등을 요구하는 행위는 진짜 빈번했고 그리고 다른 남자 선생님 같은 경우에는 중학교 때 저희랑 같이 같은 재단에 있는 중학교에서 수업을 하시다가 같이 고등학교로 올라오셨거든요. 그런데 그때부터 좀 예쁘장한 학생들을 차별대우하면서 막 공주님이라고 부르고 다른 학생들은 못생겼으니까 나대지 마라. 돼지 같은, 이런 식으로 말을 하면서 외모비하 발언은 물론이고 고등학교에 와서는 세월호 학생들 비하발언이라든지 룸살롱에 나는 가고 싶다. 이런 말을 스스럼 없이 하고요.

◇ 정관용> 또 다른 선생님도 있습니까?

◆ 졸업생 A씨> 네. 00과목 선생님도 한 분 계신데 그분은 어떤 아이한테 내가 너 장학금을 받게 해 주겠다. 대신 그 장학금을 나랑 반반씩 나눠 갖자. 그렇게 말을 하고는 반절 장학금을 이제 학생이 받았을 거 아니에요. 그 장학금을 가지고 네가 장학금을 받았으니까 학교에다 기념으로 떡을 돌려야 하지 않겠나. 이러면서 떡을 돌리라고 요구를 했는데 이 학교의 학년만 돌리는 게 아니고 모든 교무실과 계시는 선생님들께 다 돌려야 하거든요. 그러니까 그 친구는 결국 자기의 사비까지 보태서 그렇게 되기도 했어요.

◇ 정관용> 점입가경이군요. 그러니까 그렇게 문제 있는 선생님들이 다수가 있다.

◆ 졸업생 A씨> 네. 이번 차제에 조금 조사가 이루어져야 할 텐데 좀 기대해 봐도 될까요. 어떻게 생각하세요?

◆ 졸업생 A씨> 이번에 재학생들 얘기를 들어봐도 확실히 저희 때나 그리고 저희 전 졸업한 선배님들 때와는 학생들이나 부모님 의식도 많이 바뀌신 거 같고 그리고 졸업하신 분들이 그리고 이번에 다들 힘써서 많이 언론에다 보도도 하시고 그러는 분위기라서 이번에는 강력하게 뭔가 처벌을 할 수 있지 않을까.

◇ 정관용> 그래야죠, 그래야죠. 용기 내서 이렇게 제보해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 졸업생 A씨> 감사합니다.

◇ 정관용> 익명으로 연결한 졸업생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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