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년 동안 응시자 달랑 1명.. 황당한 국가자격시험

약사에게 한약 조제 자격을 부여하는 '한약조제 자격시험'은 지난 13년간 자격시험

응시자가 단 1명에 불과하다.

단, 정부는 배려 차원에서 당시 약사 면허를 가진 사람과, 약대에 입학해 있는

사람(94학번 이전)에 한해 한약조제 자격시험을 치면 한약 조제권을 주기로 했다.

복지부의 한국보건의료인국가시험원(국시원)에 대한 종합감사 결과에 따르면,

한약 조제 자격시험에 응시한 사람은 2004년부터 2016년까지 13년간 단 1명에 그쳤다.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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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사에게 한약 조제 자격을 부여하는 ‘한약조제 자격시험’은 지난 13년간 자격시험 응시자가 단 1명에 불과하다. 유명무실 해 보이는 시험이 왜 아직도 있는 걸까.

3일 보건복지부와 한의학계에 따르면, 1990년대 초 한약 조제권을 두고 한의사와 약사 간의 분쟁이 치열하게 벌어졌다. 당시 한의학계는 “한약은 한의사가 조제 해야 한다”고 주장했고, 약사들은 “한약도 약이다”고 맞섰다. 이 분쟁은 1994년 약사법 개정으로 결국 한의사와 한약사가 한약 조제권을 갖는 걸로 결론이 났다. 단, 정부는 배려 차원에서 당시 약사 면허를 가진 사람과, 약대에 입학해 있는 사람(94학번 이전)에 한해 한약조제 자격시험을 치면 한약 조제권을 주기로 했다. 현재 이 시험을 치르고 한약조제 자격을 가진 약사 수는 2만여명 정도다.

그러나 20년이 훌쩍 지난 지금 와서 이 시험을 치는 사람이 거의 없다. 그럼에도 자격 시험이 유지되는 것은, 당시 약대생이었는데, 불가피한 사정으로 졸업 시기가 늦어진 단 1명을 배려하기 위해서다. 그러나 졸업 의사가 있는지, 한약조제 자격을 취득할 의사가 있는지도 모르는 단 한 명 때문에 시험을 유지하는 것은 행정력 낭비라는 지적이 나왔다.

복지부의 한국보건의료인국가시험원(국시원)에 대한 종합감사 결과에 따르면, 한약 조제 자격시험에 응시한 사람은 2004년부터 2016년까지 13년간 단 1명에 그쳤다. 연도별로 2004~2008년 0명, 2009년 1명, 2010~2016년 0명 등이었다. 실질적으로 응시자는 없지만, 시험제도를 유지하느라 행정력이 지출된다. 응시료는 2009년 기준으로 9만원이었지만, 시험문제 출제 등에 들어간 관리 비용은 100배인 900여만원에 달했다. 복지부는 감사에서 제도 정비를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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