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땅 밟지마"..펜션 마을 도로 둘러싼 갈등


[앵커] 강원도 평창의 한 조용한 펜션 마을이 시끄럽습니다.

연예인이 투자한 업체가 마을 도로를 컨테이너와 차단기로 막고 도로포장까지

걷어내 주민과 갈등을 빚고 있습니다.

어찌 된 일인지 홍성욱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강원도 평창의 한 펜션단지.

마을 입구에 출입 제한 차단봉이 설치됐고, 도로 곳곳이 안내판과 컨테이너로 막혀있습니다.

마을과 마을을 잇는 도로가 컨테이너와 트럭으로 완전히 막혔습니다.

마을 주민은 물론이고 펜션을 찾은 손님들의 불편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경매로 나온 마을 부지를 사들인 한 업체가 예술인들이 입주할 산촌마을을

만든다는 명분으로 도로 4곳을 막아 놓은 겁니다.

최근엔 전기 배선작업과 농지 복원을 이유로 펜션 앞 도로포장을 걷어내기까지 했습니다.

이 때문에 펜션 손님을 받기도 어려운 상황인데, 언제까지 공사를 마치겠다는 말도 없습니다.

[이동계 / 마을 주민 : 주차장을 다 파헤치겠다고 하고많은 날 굴착기를 갖다가

들이대니까 영업을 못 해요 지금.]

산촌마을 조성 공사 업체는 중견 가수 A 씨가 투자에 참여하고 홍보대사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업체 측은 펜션을 방문한 손님들이 공사가 진행 중인 자신들의 땅에 함부로

들어와 쓰레기를 버려 주민들과의 갈등이 시작됐다고 밝혔습니다.

이를 막기 위해 주민들에게 도로사용과 주차, 제설 등에 따른 관리비용을 청구하는

약정서 체결을 요구했습니다.

주민들이 이를 거부하자 재산권 행사 차원에서 도로를 막거나 자신들의 땅에

포함된 도로의 포장을 걷어냈다는 겁니다.

[해당 업체 관계자 : (펜션 손님들이) 쓰레기 버리고 하는데, 그걸 일일이 잡아서

쓰레기 네가 버렸니 내가 버렸니 따지는 것도 힘들고 그러니까 통합관리가 필요한 부분이잖아요.

그런데 (주민들이) 안 하겠데요. 그럼 어쩔 수 없다.]

10년 전 펜션단지가 만들어질 당시 직접 돈을 모아 만든 도로를 하루아침에

사용하지 못하게 된 주민들. 업체의 횡포에 고통을 호소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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