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여 이장 1억 요구 추가로 드러나.."그는 사람이 아니었다"
부여군 내산면 J마을 현 이장 박모 씨 등 주민들이 지난 10월 7월 유일한 귀농자인 김모(59)씨 부부를 회원에서 제명한 뒤 마을회관 등의 출입을 금하는 내용이 담긴 공고문을 마을회관 전면에 붙였다. 김씨 부부는 마을 이장단이 올해 두차례에 걸쳐 태양광업자로부터 마을공금통장으로 2000만원, 김모 전 이장 개인통장으로 1500만원 등 3500만원을 뜯어낸 사실을 알고 ‘이장은 3500만원 입출금내역을 공개하라’는 방을 마을버스 정류장에 붙이는 등의 사유로 제명됐다. 세계일보 자료사진 |
피해업체인 D에너지 대표 김모 씨는 9일 “전 재산을 다 투입해 합법적으로 신재생에너지인 태양광발전 사업을 하려는데 공용도로를 트랙터와 철제 차단막으로 막은 뒤 1억원을 요구해 결국 사업을 접을 수밖에 없었다”며 “1억 얘기를 들었을 때 그 이장이 사람인가 싶었다”고 말했다.
이장단의 공동협박·갈취사건에 대해 전면 재수사를 벌이고 있는 부여경찰서는 최대 피해자인 부여 내산면 J마을 뒷산 최초 태양광발전 업체 대표인 김씨를 고발인 자격으로 소환, 2014년 상반기부터 2015년까지 1년 반 동안 이어진 마을 이장단의 집단협박 및 1억 요구건에 대한 진술을 확보했다.
충남 부여군 내산면 J마을 마을회관 옆에 설치된 도로 차단기 기둥. 마을이장 등 대표들은 마을 뒷산에 설치된 태양광발전소 공사용 차량이 들어오면 차단기를 내려 불법으로 공용도로를 막은 후 뒤로는 수천만원대의 금품을 뜯어냈다. 세계일보 자료사진 |
김 대표는 또 “도저히 방도가 없어 2015년 4월 사업을 접기로 하고 당시 J마을 김모(63·2017년 9월말 사퇴) 이장 등 3명을 경찰에 고발했다”며 “김 이장은 경찰 조사과정은 물론 법정에서도 입만 열면 거짓말로 일관, 판사로부터 핀잔을 듣기도 했다”고 털어놨다.
그는 “김 이장이 계속 거짓말로 일관하자 한 번은 판사가 ‘피고인들이 경운기와 트랙터로 공용도로를 막은 증거가 사진으로 나와 있지 않느냐’고 되묻자 김 이장이 ‘그곳에 잠깐 세우고 막걸리 한 잔 하느라 그랬시유…’라고 변명했다”고 기억을 되살렸다.
판사도 기가 막힌 지 웃으며 “그럼 막걸리를 잠도 안 자고 일주일씩이나 계속 마시냐”고 되묻자 김 이장은 아무 말도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어 공판이 끝난 뒤 법정 복도에서 김 대표가 김 이장에게 “사람이 어쩜 그렇게 거짓말을 잘 하냐?”고 묻자, “김 이장이 씩 웃으면서 ‘다 그런거지요…’라고 말해 속이 부글부글 끓었었다”고 설명했다.
세계일보는 이에 대한 김 전 이장의 입장을 들어보기 위해 수차례 휴대전화 연결을 시도했지만 전화를 받지 않았다.
경찰은 지난 8일 김 전 이장과 내산면장 등을 소환, 1억원 진술 경위 등에 대해 강도높은 조사를 벌였다.
경찰은 특히 내산면장에 대해 김 전 이장과 박모(60) 현 이장이 2015년 공용도로를 불법으로 막고 태양광 업자를 협박, 금품을 요구한 혐의 등으로 기소돼 벌금형을 선고받았는데도 ‘이장’으로 임명한 경위를 조사했다.
경찰은 또 올해 마을 귀농부부가 “전·현직 이장단이 바뀐 새 태양광업자로부터 돈을 갈취하기 위해 도로를 차단한 채 협박, 3500만원을 뜯어낸 뒤 공개하지 않고 몇 명이 나눠쓰려 한다”며 3차례에 걸쳐 면사무소를 찾아가 민원을 제기했는데도 이장직무 정지, 수사기관 고발 등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은 면장의 직무유기 과정에 대해 집중적으로 추궁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부여경찰서는 ‘부여 통행료갈취 이장단 경찰 수사팀마저 희롱’이라는 제목의 세계일보 보도가 나간 뒤 수사과 지능팀 6명 등 형사 10여명을 내산·옥산면 이장단 갈취사건에 투입, 집중수사를 벌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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