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新車 절반이 친환경·SUV                    

하이브리드·전기車 재조명, 저유가에도 배기가스 파문 영향
SUV판매 비중, 30% 넘어서… 티볼리 롱보디 버전 출시 예정

올해 신차(新車) 키워드는 '친(親)환경'과 'SUV(스포츠유틸리티차량)'이다.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올해 출시될 신차는 국산차 20여 종, 수입차 70여 종 등 총 100여 종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이 중에서 친환경차이거나 SUV인 모델은 국산차에선 13~14종, 수입차에선 30여 종에 달한다. 국산차의 70%, 수입차의 절반 가까이가 친환경이거나 SUV라는 뜻이다.

	기아차 SUV 신형 모하비(좌) 현대차 아이오닉
기아차 SUV 신형 모하비(왼쪽). 현대차 아이오닉
신차가 친환경과 SUV 차종에 쏠리는 건 그만큼 잘 팔릴 것으로 예측되기 때문이다. 시장조사기관 IHS는 올해 전 세계 자동차 시장에서 친환경차 판매량이 221만대로 전년 대비 17% 이상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친환경차의 가격은 점점 저렴해지는데, 연료 효율은 점점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폴크스바겐의 디젤엔진 배기가스 조작사건 이후, 현대·기아차를 포함해, 디젤 엔진 개발에 집중하던 유럽 제조사 등 전 세계 주요 완성차 업체들이 일제히 친환경차 신차에 집중하는 추세다.

SUV는 국내에서 유독 강세를 보이는 차종이다. 차고(車高)가 높아 운전이 편리하고, 수납 공간이 넓어 야외활동이 활발해지는 라이프 스타일의 변화와 맞물려서이다. 올해도 이 같은 추세는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친환경차 경쟁 본격적으로 막 올랐다

현대차는 이달 중순 첫 친환경 전용차량인 '아이오닉'을 선보였다. 1.6L(리터) 가솔린 엔진과 전기모터가 탑재됐으며, 크기는 준(準)중형급 모델인 아반떼와 비슷하고, 차 뒤쪽 창문이 트렁크와 함께 통째로 들어올려지는 5도어 해치백 형태다. 아이오닉은 하이브리드 모델을 시작으로, 전기차와 플러그인하이브리드(PHEV) 모델까지 나올 예정이다. 기아차는 2분기에 하이브리드 SUV인 니로를 출시한다. 인기가 높은 소형 SUV 차량에 친환경을 접목한 것이다. 현대·기아차 관계자는 "2020년까지 친환경차를 22개 차종으로 확대할 방침"이라며 "아이오닉과 니로는 현대차그룹의 미래를 책임질 핵심 모델"이라고 말했다.

	BMW 신형‘X1’(왼쪽), 쉐보레‘볼트(Volt)’
BMW 신형‘X1’(왼쪽). 쉐보레‘볼트(Volt)’
한국GM은 주행거리를 대폭 늘린 PHEV 모델 쉐보레 '볼트'를 상반기 중 출시할 계획이다. 일반적인 PHEV가 한 번 충전으로 50㎞ 정도 달리는 데 비해 볼트는 배터리로만 80㎞를 달린다. 한국GM 관계자는 "달리면서 배터리를 충전하면, 1회 충전과 주유로 최대 670㎞까지도 주행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수입차 업체들도 친환경차 출시에 적극적으로 가세한다. 하이브리드 차의 원조 격인 도요타 프리우스는 올해 3월쯤 4세대 완전변경 모델로 진화한다. 일본 연비 측정 기준으로는 연비가 1L당 40㎞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BMW는 주력 차종인 '3시리즈' 세단의 PHEV 모델을 상반기에, 최고급 세단인 '7시리즈'의 PHEV 모델을 하반기에 출시할 계획이다. 아우디는 소형 해치백인 A3의 PHEV 모델을 내놓는다.

이항구 산업연구원(KIET) 선임연구위원은 "하이브리드 등 친환경 차량은 업체들이 각국 환경규제에 맞추면서 업체 중심으로 성장하고 있는 차종"이라며 "당장은 저유가로 수요가 크게 늘어나지 않겠지만 장기적으로 거스를 수 없는 시대의 흐름이 됐다"고 말했다.

◇SUV 신차들 쏟아진다


	올해 출시되는 친환경차와 SUV
 2015년은 'SUV의 해'였다. 전체 자동차 판매량 중 SUV 비중은 사상 처음으로 30%를 넘어섰다. 하지만 새해에는 SUV열풍이 더욱 가속될 것으로 보인다. 기아차는 고급 SUV인 모하비의 부분변경 모델을 상반기 중 선보일 예정이다. 쌍용차도 소형 SUV 돌풍을 이끈 티볼리의 롱보디(실내공간을 더 길게 만든 모델) 버전을 상반기 중에 출시할 예정이다. 르노삼성은 하반기 중 9년 만에 QM5의 완전변경 모델을, 한국GM은 상반기 중에 유로 6엔진을 장착한 캡티바 부분변경 모델을 내놓는다.

이에 수입차들도 대대적인 SUV 공세에 나선다. 메르세데스 벤츠는 GLC, GLE (1월) GLS, GLE쿠페 (하반기) 등을 잇따라 선보인다. SUV도 클래스별로 라인업을 갖추는 셈이다. BMW도 7년 만에 완전 변경모델인 X1(2~3월)과 X5 PHEV 모델을 내놓는다. 아우디도 7년 만에 완전변경 모델인 Q7를, 볼보 역시 중국 지리자동차에 인수된 후 최대 야심작인 XC90의 완전변경 모델을 선보일 예정이다. 최고급 스포츠카 브랜드인 재규어와 마세라티도 SUV 열풍에 동참한다. 재규어는 최초의 SUV인 F페이스를 하반기 중에, 마세라티 역시 최초의 SUV모델인 르반테를 6월 초 부산모터쇼에서 국내시장에 선보일 예정이다. 'SUV의 지존'으로 불리는 레인지로버도 최상위급 모델인 SB 오토바이오그래피를 상반기 중에 출시한다. 일본 차들도 닛산이 무라노 완전변경 모델을, 인피니티가 QX50 부분변경 모델을, 렉서스는 RX350(가솔린), RX450h(하이브리드) 완전변경 모델을 각각 상반기에 선보인다. 김기찬 가톨릭대 교수는 "최근 SUV 열풍은 소비자들의 라이프 스타일 변화가 가장 큰 원인"이라며 "주말이면 야외로 나가는 레저 인구가 늘어나는 데다, 가족 단위의 여가 생활을 중시하는 문화가 급속히 확산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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