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약 성서의 무대였던 ‘가이사랴’


이스라엘의 아름다운 해양 도시 가이사랴는 이스라엘의 과거와 현재, 아름다운 풍광이 어우러져 수많은 사람이 찾는 명소다. 2000년 전 헤롯왕은 로마에 잘 보이기 위해 이곳을 로마황제의 이름을 따서 도시의 이름을 가이사랴라고 지었다. 이곳의 항구는 지형물을 이용하지 않고 지은 인류 최초의 인공 항구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헤롯왕은 가이사랴 외에도 예루살렘성전, 마사다 요새 등 여러 건축물을 지어 ‘위대한 건축자’라는 별칭이 있다. 과거 가이사랴는 300척의 배를 한 번에 정박할 수 있는 10만㎡ 규모의 항구 도시였다. 이때문에 가이사랴는 유대 지역에서 지중해의 로마 각지로 가는 관문 도시 역할을 했으며 로마가 직접 파견한 유대의 총독이 머무는 국제 행정의 중심지였다. 신약 성서에 등장하는 본디오 빌라도, 벨릭스, 베스도 총독들의 근무지가 바로 이곳이며 사도 바울의 전도여행의 첫 출발지이자 복음 전파의 장소이다. 바울은 자신에게 일어난 기적을 예수의 이름으로 담대히 말할 때 유대인들이 바울을 죽이려 하자 가이사랴로 피신했다(행 9:30). 또 바울은 로마로 가기 전 2년 동안 머무르면서 총독 벨릭스가 두려워했던 예수의 복음을 전했다(행 24장).

 신약 사도행전에 나오는 고넬료는 이 도시의 백부장이자 로마인이며 하나님을 경외하는 사람이었다. 베드로가 이방인에게 처음으로 침례를 베풀었는데 그가 바로 백부장 고넬료였다(행 10장). 지금의 가이사랴에 가면 발굴, 복원된 유적들을 통해 방문객들의 시간을 2000년 전으로 돌려놓는다. 기둥과 거대한 조각상들의 파편, 모자이크 장식이 된 바닥을 통해 과거 화려했을 궁전의 웅장함과 아름다움을 짐작할 수 있다. 영화 벤허의 한 장면이 펼쳐지듯 전차 경기장과 원형경기장도 남아 있는데 이곳에서는 영화에서처럼 검투 경기가 열려 수많은 유대인들이 학살됐다고 한다. 유대 땅에 로마식으로 건설되어 로마의 문화로 가득했던 가이사랴는 역사의 아이러니로 사도들과 기독교인들의 영향을 받아 기독교 복음의 중심지가 되어 이스라엘과 로마, 열방의 영적인 전초기지가 됐다. 수많은 역사의 반전 속에 현재 가이사랴에서는 원형 극장에서 주 하나님이 지으신 세상을 찬양하는 기독교 순례객들의 노랫소리를 들을 수 있다. 

가이사랴(이스라엘)=글 복순희 / 사진 김용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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