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산업 자력 생존 '불가'..정부 기간산업 지원책에 '기대'

국내 항공산업이 붕괴 직전까지 내몰렸다.

5일 정부와 산업계에 따르면 정부는 앞서 운수권·슬롯 회수 유예, 공항사용료·과징금 납부유예,

저비용항공사(LCC)에 대한 산업은행의 3000억원 금융지원 등 항공산업 지원대책을 발표했다.

전문가들도 수만 명의 생계와 물류·수송을 책임지는 기간산업으로의 항공산업 중요성을 감안한

정부의 실효성 있는 지원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기존 대책만으로는 '부족'..대한항공·아시아나도 '휘청'
무보증 저리대출 확대, 지급보증지원·세금감면 업계서 요청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항공업계가 초토화된 가운데, 국내 저비용항공사 이스타항공이 오늘(3일)부터 희망퇴직 신청을 받는다 2020.4.3/뉴스1 © News1 이동해 기자

(세종=뉴스1) 박기락 기자 = 국내 항공산업이 붕괴 직전까지 내몰렸다. 사실상 항공기 운항이 중단되면서 매월 9000억원 이상의 고정비가 적자로 쌓이고 있다. 연내 만기가 도래하는 부채만 5조3000억원을 넘는다. 항공업계에선 무담보 저리대출 확대와 정부의 채권 지급보증, 세금감면 지원을 호소하고 있어 정부의 대응이 주목된다.

5일 정부와 산업계에 따르면 정부는 앞서 운수권·슬롯 회수 유예, 공항사용료·과징금 납부유예, 저비용항공사(LCC)에 대한 산업은행의 3000억원 금융지원 등 항공산업 지원대책을 발표했다.

하지만 당장 항공기 운항 대수가 줄어든 상황에서 사용료 감면이나 유예는 큰 도움이 안된다. 3000억원의 긴급 유동성 지원도 대형항공사까지 포함할 경우 매우 부족한 규모라는 지적이 나온다.

항공업계의 위기 상황은 고용에도 직격탄을 날리고 있다. 이스타항공은 이달 초 업계 첫 정리해고에 나선 가운데 아시아나항공의 기내식을 생산하는 하청업체가 근로자 940여명 중 340여명을 감원하는 등 코로나19의 여파가 고용에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다.

더욱이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저비용항공사는 물론이고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등 대형항공사까지 위험에 직면해 있다. 국내 항공산업과 연관산업 종사자 규모만 84만명에 달한다. 항공 산업이 붕괴하면 실업대란이 불가피하다.

이에 정부에서도 추가 대책 마련에 나서고 있다. 김용범 기획재정부 1차관은 지난 3일 거시경제금융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국민 경제적으로 중요한 기간산업이 이번 위기를 헤쳐 나가는 데 필요한 다양한 정책지원 방안들을 검토하고 있다"며 기간산업에 대한 정부 지원을 시사했다.

이날 금융위원회도 시장점검회의를 통해 대기업 가운데 우선 난관에 봉착한 항공업의 경영 현황을 살펴보고 있으며 국토교통부 등 관계부처와 협의해 필요한 조치들을 점검하고 있다며 항공산업 지원 계획을 밝혔다. 


 항공업계는 미국, 유럽과 같은 대규모 금융지원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한국항공협회는 3일 '한공산업 생존을 위한 호소문'을 통해 "수입이 거의 없는 상황에서 매월 9000억원의 고정비가 적자로 쌓이면서 연내 만기가 도래하는 부채가 5조3000억원에 이른다"며 "항공사 임직원 모두가 생존을 걱정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해외의 사례를 들며 미국은 코로나19로 피해를 입은 항공업계에 580억달러(74조원) 규모의 보조금 및 대출지원을 결정했으며 독일도 국적기 금융지원을 무한대로 설정하는 등 대다구 국가들이 항공산업 파산 방지에 나선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전문가들도 수만 명의 생계와 물류·수송을 책임지는 기간산업으로의 항공산업 중요성을 감안한 정부의 실효성 있는 지원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앞서 정부가 발표했던 각종 공항이용료 감면 조치의 경우 코로나19로 전체 운항대수가 줄고 있는 상황에서 항공사에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주장도 나온다.

국회 입법조사처도 올 3월부터 6월 사이 항공업계 피해액을 6조3000억원으로 추산하며 "정부 지원대책은 피해의 심각성에 비해 지원이 부족하다"며 "일부 방안은 실효성에 의문이 제기된다"고 지적했다.

항공업계는 무담보 저리대출 확대, 회사채 발행에 대한 지급보증, 항공기 재산세 면제 등 세금감면을 요구하고 있다. 회사채 매입 지원대상에 제외되면서 자금 위기가 커지고 있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등에 대한 지원도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채권 지급보증과 만기 연장과 같은 정부의 후속대책이 없을 경우 버티기 힘들다"며 "특히 국적 항공사인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무너지면 산업 전반으로 그 여파가 전해질 수 있는 만큼 대형 항공사와 저비용 항공사의 구분 없는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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