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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리움 ? -
화려했던 젊음도
이제
흘러간 세월 속에
묻혀져 가고~
추억 속에 잠자듯
소식 없는 친구들이
가끔씩 그리워진다.
서럽게 흔들리는
그리움 너머로
보고 싶던 얼굴들도
하나 둘 멀어져가고....
지금껏
멈출수 없을것만 같이
숨막히도록 바쁘게
걸어 왔는데...
어느새 이렇게
서산까지 왔는지
안타까울 뿐이다.
흘러가는 세월에 휘감겨
휘몰아치는 생존의
소용돌이 속을
용하게도 빠져 나왔는데
뜨거웠던 열정도 이제
온도를 내려 본다.
삶이란 지나고 보면
이토록 빠르게 지나가는 .
한순간 인것을 ~
남은 세월에 애착이 간다.
보고싶은 얼굴들~
만나고 싶은 친구들 !!
오늘도 그리움 담으며
행복을 빌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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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 죄송합니다.
아버지! 죄송합니다.
김경연
(33, 성남시 거주)
“아버지께 편지 쓰기”
공모 대상작
“불가에서는
현세에서 옷깃을
한 번 스치는 것도
전생에서
천 겁의 연분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하였거늘
그렇다면
부모님과의 인연은
전생에 몇억 겁의
인연이
있어서였을까요?
그런데도
내 가슴에 각인된
불효의 죄스러움이
너무 커
속죄하는 마음으로 이
글을 씁니다.
내 땅이라고는
한 뼘도 없는
가난한 소작농의
셋째 딸로 태어난 제가
남편과의 결혼을
며칠 앞두고
식구들이 모인자리에서,
차마 입에
담지 못할 말로
부모님의 가슴에
처음으로 피멍을 들게
했습니다.
‘엄마, 아빠!
딱 한 번만
부탁드릴게요.
결혼식장에서만큼은
큰아버지 손 잡고
들어가게 해 주세요.’
철썩! 채 말이
끝나기도 전에
옆에 앉아있던 오빠한테
뺨까지
얻어맞았지만
저는 단호할 만큼
막무가내였습니다.
그러잖아도
친정의 넉넉하지 못한
형편 때문에
부유한 시댁에 행여나
흉 잡힐까 봐
잔뜩 주눅 들어 있었는데
꼽추 등을 하신 아버지의
손을 잡고
많은 손님 앞에
선다는 것은 정말
생각하기조차
싫었습니다.
‘걱정 말래이~~~
요즈음 허리가
하루가 다르게 아파 오니
내~ 그날은 식장에도
못 갈 것 같구나.
그러니
마음 아파하지 말고
그렇게 하그라~’
행여나
시집가는 딸이
마음에 상처라도
입을까 봐
거짓말까지 하신
아버지!
상앗빛 순결한
웨딩드레스를 입고
결혼식장에
오신 손님들의
축하를 받으며
큰아버지의
손을 잡고
행진하는 순간부터
북받쳐 오르기
시작한 오열로
결혼식 내내 눈물범벅이
되고 말았습니다.
덩그러니
골방에 홀로 남아
쓴 소주잔을 기울이고 계실
아버지를 떠올리며
다시는 아버지를
배반하지 않겠다고
다짐을 했건만
저는 또다시 용서받지 못할
불효를 저지르고
말았습니다.
허니문
베이비를 가져
시집가자마자
심한 입덧으로
고생을 하면서도
어려운 시어머니께는
감히 내색도
제대로 못 하고
늦은 밤 친정집에
전화로 고통을
하소연하곤 했었죠.
잔정 많은
남편이 사다 주는
음식들은
냄새만 맡아도
구역질이 났고,
친정어머니가
투박한 손으로
무쳐주시던 겉절이와
텁텁한 청국장이
먹고 싶어
흉내도 냈지만
실패의 연속이었습니다.
그러던 어느
햇볕 따스한 일요일 오후
화사하게 치장한 채
시어른들을 모시고
바깥나들이하기 위해
승용차에 몸을 싣고
골목 어귀를
빠져나갈 무렵
제 눈을 의심하고
말았습니다.
얼굴을
잔뜩 숙인 채 꼽추 등에
보자기를 들고서
건너편 슈퍼에서
두리번거리는 한 노인네는
분명 나의
아버지 같았습니다.
‘아버지~’
‘한 번도 와 본 적이
없으신데 설마~.’하면서
아버지가 아니길
간절히 바랐습니다.
그러나 그날 저녁 무렵,
피곤한 몸을 이끌고
집에 도착한 후
슈퍼로 물건 사러 나갔던
남편이 슈퍼 아줌마가
전해주더라며
조그만 보따리를
내밀었습니다.
‘야야!
너거 어미가
올 라카다가 일 나가서
못 오고
내가 대신 가지고 왔대이.
하나는 청국장이고
하나는
거절이 [겉절이]다.
배 골찌[배곯지] 말고
마싯게[맛있게]
먹그래이.’
맞춤법도 틀리게
어렵사리 쓰셨을
쪽지를 보면서
사돈댁에게 흠 잡힐까 봐
들어오지도 않고
전해만 주고 가실
생각이었음을 짐작하고도
남았습니다.
‘장인어른도 참!
여기까지 오셔서
왜 그냥 가셨지?’
남편도 미안해하는
눈치였습니다.
버스를
세 번이나 갈아타야만
올 수 있는 길을
언젠가 한 번
들린 적이 있는
큰 언니한테 묻고 또
물어서 찾아오셨던
아버지!
딸네 집이
눈앞이면서도
물 한 모금
얻어 마시지 못하고
쓸쓸히 발길을 돌렸을
아버지를 생각하면
지금도 눈가에 이슬이
맺힙니다.
시집가서 자식을
낳아봐야
부모 마음 반이나
깨닫는다고 했던가요~
늦게나마 철이 든
저는 이제야 그 의미를
알 것 같습니다.
하지만
한 번 뱉은 말은
주워 담을 수 없듯이
한 번 저지른 불효는
그 어떤 효도로도
깨끗이 치유될 수
없는지
날이 갈수록
한스러워집니다.
더군다나 얼마 전에
남편 직장 때문에
따로 이사해서
친정과는 3백 킬로나
떨어진 곳에
살고 있으니 느는 건
눈물뿐이랍니다.
오늘처럼
이렇게 부슬부슬
가랑비라도
내리는 날엔
사진첩을 벗 삼아
뒤적이다가
아버지 없는
결혼사진을 대할 때면
황량한 바람이
몰아칩니다.
아버지!
정말 죄송합니다.
지난날의
불효자식이
이제야 철이 들었나
봅니다.
부디 건강하게
오래오래 사세요.
앞으로 잘할게요~”
김경연(33. 성남시 거주)
'아버지께 편지 쓰기'
공모 대상
"후기"
서울 출판
문화회관에서
열린 시상식에서 ‘대상’을
수상한 김경연 씨
(33, 성남시)
가 그 주인공이다.
아버지에게
자신의 죄를 고백한
그녀의 눈물!
수기를 읽은 사람들은
아버지의
깊은 사랑 때문에 모두
말을 잃었다.
그녀는
‘몸이 편찮으셔서
아버지가
올라오시지 못했다.’라고
시댁에 둘러댄
핑계 때문에 지난 7년간
죄책감에
시달렸다고 한다.
김 씨는 아버지에게
용서를 구하며
자신의 죄를 고백하면서
울었다.
딸의 수기 당선
소식을 모르고 있는
그녀의 아버지
김춘생 씨 (60세)
(경북 성주군 성주읍)는
‘아비의
마음 아픔은 말로는
다 이야기할 수는 없다.
나는 아무래도 좋으니
시집간 딸자식이
행복하기만 하면
그것으로 그만’이라며
혹 이 일로
딸의 시댁에
누를 끼칠까 봐
몸 둘 바를 몰라했다.
‘아버지는
태어나실 때부터
꼽추는 아니셨어요.
제가 대구에서
대학을 졸업하고
직장 생활로 자주 뵙지
못하던
85년경 허리에
물이 차는 늑막염과
심한 열병을 앓아 등이
굽어버렸지요.’
김 씨는
‘어버이날’을
전후해 틈 나는 대로
남편과 함께
어머니와 아버지를
찾아뵈어야겠다면서
눈물을 훔쳤다.
심사를 맡았던
소설가 김주영 씨는
‘딸의 수기는
골방 한 구석 편에
누워있던 아버지를
일으켜 세워
그 위대한 부성애에
정당한 이름표를
달아준 것’이라며
‘우리들의
모든 아버지가
이와 같지 않더냐’라고
반문했다.
먼저 김경연 씨의
'아버지께 편지 쓰기'
공모 대상 입선을
진심으로 축하드리며’
제 자신도
돌아가신 아버님을
생각하며 한없이
울었답니다.
이 땅에 살고 있는
모든 자식들이
마음 같아서는
부모님께 지극정성으로
효도를 다해
드리고 싶지만
이런저런
주변 제반 환경이
뒷받침되지 못해
마음 한 편으로는
늘 죄지은 사람처럼
살아가는 것은
비단 저뿐의 생각은
아니 겠지요!
돌아가신
아버지가
그리워지는 날에
오늘 이 글을 잃으면서
시골에 계신
우리 어머님
만수무강 하시라고
전화 한 번 해 드려야
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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