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진룡 "블랙리스트 작성 시행, 김기춘 주도한 것"

       

   

이른바 '문화계 블랙리스트' 의혹과 관련해 유진룡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서울 대치동 특검 사무실에 출석했습니다.

[유진룡 / 前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이 정부에서 책임을 맡고 있었던 사람으로서 굉장히 죄송스럽게 생각을 하고 있고요.

국민들께 이 기회에서 정말 다시 한 번 면목이 없고 죄송하다는 말씀 드리고 싶습니다.

그리고 이번에 김기춘 씨의 구속을 계기로 해서 우리나라가 다시 정의롭고 자유로운 그런 사회로 다시 돌아갈 수 있는 그런 계기가 될 거라고 생각을 하고 있고요.

블랙리스트건이 지금 핵심인데 블랙리스트건, 전반적으로 말씀드리기 전에 우선 블랙리스트의 정의에 대해서 다시 한 번 우리가 이야기를 해 봐야 할 것 같습니다.

블랙리스트는 농담같이 들릴지 모르겠지만 까만 명단이 아니지 않습니까?

그러니까 정부 예산이라든가 제도라든가 이런 공공의 자산을 가지고 자기네들 생각과 다른 사람들을 아주 광범위하게 조직적으로 차별하고 핍박하는 그런 행위 자체를 우리가 소위 블랙리스트라고 얘기를 하는 거지 그 명단 자체가 어떤 형태를 갖고 있느냐. 거기에 몇 명이 있느냐 그건 사실 중요한 게 아니거든요.

그런데 그런 면에서 첫 번째, 블랙리스트 문제의 첫 번째 핵심은 과연 블랙리스트가 있었느냐, 없었느냐. 그 문제가 첫 번째 핵심입니다.

블랙리스트는 분명히 있었고 지난번에 제가 해외 가족여행을 떠나면서 굳이 CBS랑 인터뷰를 한 것은 블랙리스트의 유무에 대해서 계속 서로 진실게임을 하기 때문에 그건 분명히 있었던 것이다라는 것을 제가 분명히 알리기 위해서 그 이야기를 했던 거고요.

지금은 블랙리스트가 없다고 하는 사람은 대한민국에 거의 없는 것 같습니다.

유일하게 제가 알기로는 김기춘 씨 혼자 아직 없다고 그러는지 몰라도 심지어는 조윤선 전 장관도 블랙리스트는 있었다라는 걸 인정을 했기 때문에 블랙리스트는 분명히 존재하는 겁니다.

그러니까 블랙리스트의 실재를 전제로 한다면 두 번째는 그럼 그 블랙리스트는 누가 만들었느냐. 블랙리스트는 저와 저의 동료와 후배들이 목격하고, 경험하고 모든 정보를 취합해 볼 때 그건 분명히 김기춘 씨가 주도를 한 겁니다.

김기춘 씨가 취임한 이후로 그런 일이 벌어지기 시작했고 그분이 계속 수시로 수석회의라든가 저한테도 그렇고 여러 번 블랙리스트에 해당되는 행위를 지시하고 또 실제로 그 리스트의 적용을 강요를 했기 때문에 저는 분명히 김기춘 전 실장이 거기에 대해서 거의 굉장히 큰 책임을 지고 있다고 생각을 하고 주도했다고 생각을 합니다.

다음에 블랙리스트 관련해서는 그러면 블랙리스트 왜 만들었느냐. 지금 일부에서는 사람들이 반 체제, 그러니까 체제에 대해서 반대하는 사람들에 대해서는 그런 리스트를 만들어서라도 관리해야 되는 게 정당한 일 아니냐는 그런 주장을 하기도 하는데 블랙리스트는 체제에 반대하는 사람, 구체적으로는 자기네들의 정권에 반대하는 의견을 가진 사람들을 조직적으로 차별하고 배제하기 위해서 한 것이기 때문에 소위 그 사람들을 갖다가 좌익이라는 누명을 씌워서 배제하는 그런 행위를 한 것이기 때문에 이거는 굉장히 심각한 범죄행위라고 저는 생각하고 있습니다.

지금 일부에서 그 블랙리스트가 정말 정당한 일 아니냐라고 주장하는데도 불구하고 실제로 김기춘 씨를 비롯한 그 일을 주도하고 강요했던 사람들은 다들 자기 일이 아니라고 하거든요.

그러면 오히려 밖에서는 그 일이 정당한 일이라고 이야기하는데 정작 그 일을 한 사람들은 자기는 모른다, 자기는 안 했다, 그러면 그 일을 누가 했는지 그러면 그 사람들이 밝혀야 되는 의무가 있는 겁니다.

저는 그 사람들이 굉장히 비겁하다고 생각을 하고요. 자기네들이 그만큼 소신을 가지고 체제를 수호하기 위해서 그 일에 반대를 하는 사람들을 모욕하고 핍박하고 모든 조치를 다 보고나서 강요를 했으면서 이제 와서 자기네들은 나는 모른다, 안 한다. 저는 그런 태도는 너무나 비겁한 일이라고 생각을 하고요.

지금이라도 그들이 정말 정당하게 한 일이었다고 자신을 한다면 다시 한 번 나는 정말 정당하게 했다. 정당하게 했기 때문에 여기에 대해서 우리 같이 누가 옳은지에 대해서 토론을 하자라고 이야기를 한다면 저도 그 사람들하고 토론을 할 용의가 있습니다.

그런데 지금 다 도망가고 나는 모른다, 안 했다. 그러면 저는 그 행위가 정말 정당한지를 토론하고 싶은데 누구랑 토론을 해야 될지 모르는 그런 상황이 된 셈이거든요. 그것은 정말 말이 안 되는 일이라고 생각하고요.

다시 한 번 정리를 해도 블랙리스트라는 행위는 김기춘 씨로 주도되는 이 정권이 자기네들 입맛에 맞지 않는 사람들을 철저하게 차별하고 배제하기 위해서 모든 자기네들이 갖고 있는 공권력을 다 동원한 겁니다. 그것은 우리 사회가 갖고 있는 민주적인 어떤 기본 질서와 가치를 절대로 훼손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제가 생각하는 민주 사회는 정부가 지원을 하면서까지 비판을 해 달라고 부탁을 하고 그 비판을 기꺼이 받아들여서 더 나은 사회로 만드는 것이 민주 사회의 요체라고 생각을 합니다. 그런데 이와는 전혀 반대로 자기네들을 비판한 세력을 그런 식으로 공공의 자산을 이용한 국가 예산과 제도를 이용을 해서 그것을 조직적으로 핍박했다는 것은 그것은 용서할 수 없는 헌법 가치 훼손 행위라고 저는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차제에 블랙리스트 관련해서 여태까지 쭉 일이 진행되면서 제가 여러분들께 한두 가지 사실확인과 아니면 좀 부탁을 드리고 싶은 게 있습니다. 하나는 굉장히 사소하지만 제가 해외가족여행 가 있는 동안에 아주 사소한 일입니다. 조윤선 장관이 저희 전임 신현택 차관을 통해서 저를 회유하려고 있다는 기사가 어딘가에 난 적이 있었어요. 그런데 그건 사실이 아닙니다.

굳이 얘기하면 거꾸로입니다. 제가 조윤선 장관한테 블랙리스트와 관련해서 가기 전에 블랙리스트 관련해서 이것을 정말 솔직하게 좀 해 줬으면 좋겠다. 그리고 블랙리스트와 관련된 사람들. 그러니까 인사 정리를 과감하게 해 줬으면 좋겠다라는 부탁을 저희 출신인 신현택 전 차관께 부탁을 드렸고 이 양반이 조원선 장관께 부탁한 게 조윤선 장관이 압수된 스마트폰에 문자가 남아 있었기 때문에 특검에서 보기에는 이게 조윤선 장관이 그분을 통해서 저를 회유하려고 했나보다라고 오해를 했던 것 같은데 그것은 그게 아니고 거꾸로 방금 전에 설명드린 것처럼 제가 그분을 통해서 조윤선 장관한테 그 메시지를 전하려고 했던 게 오해가 됐었던 겁니다.

두 번째는 제가 올라오면서 말씀드렸지만 제가 굉장히 오랫동안 가족 여행을 준비를 하고 가족 여행을 12월 중순에 떠나게 됐는데 특검의 활동 날짜가 제 가족 여행 출발 날짜보다 뒤였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제가 가족 여행 떠나기 전에 특검하고 충분히 제가 갖고 있는 모든 정보와 자료를 다 정리해서 드릴 수밖에 없었고 그리고 그 과정에서 제가 문체부의 현직 후배들한테도, 제가 현직 후배들하고도 계속 교류를 맺고 그 사람들을 격려하고 하는 그런 일들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 사람들을 설득을 해서 이건 정말 역사적으로 중요한 일이기 때문에 당신들이 정리를 해서 모든 것을 협조해서 이 사실을 밝히는 데 노력을 해야 된다라고 부탁을 했었고 문체부 현직 후배들이 그 모든 자료를 정리해서 저를 통해서 제출을 했습니다.

이번에 김기춘 씨가 구속되는 그런 단계까지 그 과정에서도 물론 특검이 그 후에 굉장히 많은 노력을 통해서 저희가 갖고 있지 못했던 그런 자료까지도 굉장히 폭넓게 수집을 했더라고요. 그런데 그 기본에는 문체부에서 그동안 굉장히 많은 핍박을 받으면서까지 정말 양심에 어긋나는 짓을 했던 이분들이 자료를 모아서 저를 줬기 때문에 이 단계까지 이를 수 있었다고 저는 생각을 합니다.

차제에 제가 부탁을 드리고 싶은 것은 현직에서 굉장히 고생을 많이 했어요. 담당하던 직원들이 심지어는 저를 만나서 정말 울면서 자기 양심에 어긋나는 짓을 이렇게 할 수밖에 없는 그런 상황에 대해서 호소를 한 적이 굉장히 많았습니다. 그래서 제가 당신 그러다가 정말 건강을 해친다. 그러니까 빨리 요청을 해서 다른 자리로 옮겨라 그랬더니 그 사람이 그러더라고요. 자기가 양심에 어긋나고 이렇게 건강을 해쳐가면서 있는데 자기가 피하더라도 누군가는 이 일을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그러면 내가 양심에 어긋나서 하기 싫은 일을 다른 누구한테 맡기겠느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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