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산도필연의 길                         


 

산도는 목표가 아닌 그 과정에 있다.

그렇게 가다 보면 청산도가 있다.

 여행에는 목적지가 있기 마련입니다.

그래서 그 목적지에 도달해야 한다는 의무감때문에 가끔 여행이 피곤해지고

힘들어진 적은 없으신지요? 물론, 어떤 여행이든지 다녀오면 다 추억입니다.

좋은 추억은 좋은 느낌으로, 나쁜 추억은... 있을까요? ^^;

 

 그냥 어디를 다녀오고 싶다라는 생각이 드실 때, 꼭 그 곳에 가야만 한다가 아니라 여행의 목적이 "그냥"일 때, 의외로 청산도는 그 아무 목적없었던 여행의 소중한 기억이 될 수 있기에, 저는 이번 5월 국내 여행지로 청산도를 추천해 드립니다.

  

그 가는 길에 완도가 있다는 것은 큰 선물이다.

 

청산도를 가기 위해 반드시 거쳐야 하는 완도로 가는 여정 또한 많은 재미가 있습니다. 특히 저는 자가용 장거리 여행을 할 때, 중간 중간 고속도로 휴게소에 들려 여행음식을 즐기는 것을 매우 좋아합니다. 뭐 저 뿐만 그렇겠습니까? ㅋ 대한민국 국민 누구나 여행 중 들르는 고속도로 휴게소를 사랑하시죠.

 

 

그렇게 완도에 도착하여, 청산도로 가는 배 시간이 될 때까지 주변을 둘러보는 것만으로도 무목여행의 한 즐거움이 됩니다. 완도 여객터미널에서 푸른 바다를 바라보는 것 또한 힐링이요, 완도를 거쳐 많은 섬들로 이동하시는 많은 현지분들과 여행객들을 바라보는 것 또한 여행의 중요한 요소가 됩니다.

 

조용했던 섬 청산도는 수많은 관광객들이 오고 갔음에도 여전히 청정자연을 자랑합니다. 드라마의 배경지라서가 아니라, 슬로시티를 꼭 느껴서가 아니라, 청산도는 그냥 청산도라서 여행간다고 생각하시면 좋겠습니다. 관광객이 아닌 여행자로서 청산도를 방문하신다면 청산도만의 매력을 느끼실 수 있습니다.

  

 

1박 2일로 청산도를 설명하고자 함은 욕심이다.

 

청산도는 규모가 있는 섬이라, 짧은 시간 동안 돌아보려면 자동차가 필수입니다. 그런데 드라이브가 목적이 아니라면, 자동차로 다니다가 몇 번 서야할 것입니다. 중간 중간 그냥 지나치기엔 너무 아까운 전망이 펼쳐지기 때문입니다.

 

 가장 유명한 산책길도 있지만, 그 주변으로 다양한 볼거리들을 잘 관리해 두었습니다. 차를 세워두고 여유있게 걷다보면 번잡한 여행들과는 차원이 다른 편안한 마음을 느끼실 수 있습니다.

 

아직도 많은 산악회에서 당일코스로 청산도를 다녀들 가십니다. 우르르 몰려오셔서 포구에서 회들 드시고, 산 한번 타시고, 바로 배 시간에 맞춰 우르르 나가시고. 물론 바쁜 생활 속에 청산도의 자연을 그렇게라도 즐길 수 있다면 다행이긴 합니다. 그런데, 그런 여행은 그저 목적지로서의 청산도일 뿐. 청산도를 느끼고 가신다는 생각을 하기엔 좀 어려움이 있습니다.

  

그렇다고 꼴랑 하룻밤 묵어본 저 역시 그 분들과 다를 바 없지만, 섬에 머물면서 해가 지고난 후의 밤 섬을 산책해 보는 것은 또 다른 매력이 있습니다.

 

  

청산도는 원래 불편한 곳입니다.

 

나홀로 여행이라면 자는 것, 먹는 것에 큰 구애를 받지 않지만, 3대가 모인 가족여행은 아무래도 어르신들과 어린 자녀들 때문에 숙소를 신경쓰지 않을 수 없습니다. 당연히 청산도엔 호텔이 있을 수 없습니다. 있어서도 안되겠지요~ ㅎ

 

 

저희는 민박을 했는 데, 이웃방 손님들께서 밤새 낚시하시고 돌아오셔서 새벽까지 술들 자시고 떠드시느라, 제대로 잠을 청하진 못했습니다. 아이들도 많이 힘들어 했습니다. 낮에 청산도 포구에 들러 회도 치고, 이것저것 먹을 것도 좀 사서 식사를 해결하는 것은 무난합니다. 당연히 근처에 슈퍼도 있으니 먹을거리는 큰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근데 아무 정보없이 선택은 민박은 여러가지로 사실 불편했습니다.

 

 그러나, 불편함이 컨셉인 청산도이니, 하룻밤 정도는 견딜만 합니다.

덕분에 돌아오는 차 안에서는 모두가 꿈나라~~~ ㅎㅎ

 

녀오고 나면 더욱 생각이 나는 청산도

  

말초 신경을 자극하는 놀이기구나 화려한 볼거리, 정말 아름다운 전망 등을 생각하신다면 청산도는 전혀 무관한 곳입니다. 더군다나 서울을 기점으로 본다면 엄청나게 먼 이동거리입니다. 그런 청산도는 자주 가기엔 매우 부담입니다.

 

  

그래서 더욱 기억에 남는 듯 합니다.

자주 갈 수 없기에, 아무것도 없기에 오히려 가족들과 산책하며 많은

대화를 할 수 있는 곳. 오고 가는 이동 과정이 여행의 일부분이어야 하는

청산도 여행.

 

 저는 개인적으로 죽기전에 어쩌고 저쩌고 하는 문구를 혐오합니다.

너무 자극적인 표현이지요.

죽기전에 그 곳을 안다녀오면 죽을 자격도 없다는 말인지...

ㅋㅋ 암튼 반드시 청산도를 다녀 오시라고 하기엔 좀 부담이 됩니다.

하지만, 일단 다녀오시면 기억엔 오래 남으실 것입니다.

그것이 좋은 기억이든, 아니면 불편했던 기억이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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