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답답하면 먼저 가시던가"..'차량 스티커' 그저 개성일까?


운전면허를 취득한 지 얼마 되지 않은 직장인 A씨는 초보운전자입니다.

고민 끝에 A씨는 초보운전 스티커를 부착해 운전에 능숙하지 않은 운전자임을 알리기로 했습니다.

일반적으로 운전석 뒤쪽 창문이나 범퍼 등에 스티커를 붙이는 운전자들이 많은데요,

뒷유리 좌측에 붙이면 따라오는 차량 운전자에게 잘 보이지만, 본인의 후방 시야를

가로막아 위험할 수 있습니다.

              


운전면허를 취득한 지 얼마 되지 않은 직장인 A씨는 초보운전자입니다. A씨는 도로에 처음 나설 생각에 '차선 변경은 할 수 있을지', '뒤 차가 빵빵거리지는 않을지' 걱정이 앞섭니다. 고민 끝에 A씨는 초보운전 스티커를 부착해 운전에 능숙하지 않은 운전자임을 알리기로 했습니다.

스티커를 고르던 A씨는 다시 한번 고민에 빠졌습니다. '초보 운전', '아이가 타고 있어요'처럼 평범한 스티커도 있지만, '뭘 봐? 초보 처음 봐?', '당신은 처음부터 잘했수?'같은 무례한 말투의 스티커도 있었기 때문입니다.

재미있지만 눈살 찌푸리게 되는 초보운전 스티커, 오늘 '리포트+'에서는 차량 스티커 문화에 대해 살펴봤습니다.

■ "차 안에 내 새끼 있다"…'재미있다' vs '양보하기 싫다'

불과 십여 년 전까지만 해도 단조로웠던 차량 스티커가 요즘은 각양각색의 문구를 담고 있습니다. 스티커로 개성 있게 차를 꾸미는 건 자유지만 표현이 지나친 경우도 적지 않습니다. 정중한 배려 요청이 아닌 강요하는 듯한 무례한 말투의 스티커도 눈에 띕니다.

한 자동차 커뮤니티 사이트에는 '차량 스티커 진짜 꼴 보기 싫네요'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온 적이 있습니다. 초보운전자가 차량에 붙인 스티커의 문구를 비판하는 내용이었습니다. 게시자는 '싸움 잘함', 'R아서 P해라(알아서 피해라)' 등의 스티커를 소개했습니다.

게시물을 접한 네티즌들은 반응은 엇갈렸습니다. "그냥 재미로 붙인 것을 나쁘게 보지 말자"는 의견도 있었지만, "뒤 차 열 받게 하려고 마음먹었나", "저런 차는 죽어도 양보해주기 싫다" 등 부정적인 시각도 많았습니다.

■ '모양'과 '위치'도 규제하는 해외의 차량 스티커

운전자의 개성을 살린 우리나라의 차량 스티커는 다른 나라에서 볼 수 없는 독특한 문화입니다. 면허를 취득한 사람이 규격화된 초보운전 스티커를 6개월 동안 의무적으로 부착하는 제도가 시행 5년 만인 1999년에 폐지됐기 때문입니다. 해외에는 차량 스티커를 엄격히 규제하는 국가가 많습니다.

이웃 나라인 일본은 운전면허 취득 후 1년이 안된 운전자일 경우, 차량에 '와카바(새싹)' 스티커를 붙여야 합니다. 75세 이상 운전자는 '모미지(단풍)' 스티커를 붙이는 게 의무입니다. 영국의 경우, 면허 취득 후 1년이 안 된 운전자는 '임시'라는 의미의 'P(Probationary) 스티커를 붙이도록 권장하고 있습니다.

미국의 21세 미만, 1년 미만 운전자는 빨간 사각 스티커를 번호판에 붙이고 오후 11시~오전 5시 사이 야간 운전이 금지됩니다. 러시아에서는 면허 취득 2년 미만 운전자의 경우, 노란 바탕에 검은 느낌표(!)로 된 초보운전 스티커를 의무적으로 부착해야 합니다.

■ 액세서리 아닌 안전을 위한 표시 도구

전문가들은 자신의 개성을 표현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차량 스티커는 액세서리가 아니라 안전을 위한 최소한의 도구라는 인식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지적합니다. 특히 초보운전 스티커는 주변 운전자들이 주의를 기울이는 중요한 '알림 표시'인 만큼 외국처럼 스티커를 규격화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습니다.

또 안전 차원에서는 스티커를 붙이는 위치도 중요합니다. 일반적으로 운전석 뒤쪽 창문이나 범퍼 등에 스티커를 붙이는 운전자들이 많은데요, 뒷유리 좌측에 붙이면 따라오는 차량 운전자에게 잘 보이지만, 본인의 후방 시야를 가로막아 위험할 수 있습니다. 특히 초보운전이나 아동 탑승 스티커는 사고 때 깨지기 쉬운 유리보다는 차량 본체에 붙이는 게 좋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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