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이 울지 않는 이유

 

높은 직책에 있던 한 소녀의 아버지는 반란군에 동조하지 않는다는 죄목으로 그들에게 끌려가 온갖 협박에도 굴복하지 아니하고 마침내 마을의 새벽종소리가 울리는 시각에 처형당하게 되었다. 아버지가 죽음을 맞게 되자 소녀는 생각끝에 종지기 노인에게 찾아갔다.

"새벽종소리가 울리면 저희 아버지가 처형을 당하게 돼요. 할아버지 제발 내일 새벽에는 종을 치지 말아주세요. 제발 부탁입니다."

"내가 그렇게 해서 아버지를 구할 수만 있다면 그렇게 하고 싶단다. 하지만 나 역시 반란군의 감시를 받고 있으니 내가 종을 치지 않으면 죽음을 면치 못할 것이고, 또 그렇게 되더라도 아마 그들이 종을 칠거다."

다음날 새벽, 종지기 노인이 종을 치려고 줄을 힘차게 여러 차례 잡아 당겼지만 종은 울리지 않았다. 반란군 대장은 새벽종소리를 기다려도 울리자 않자 종지기 노인을 찾아가 소리쳤다.

"왜 종을 치지 않는 거요?"

"아무리 종을 쳐도 종이 울리지 않습니다."

반란군 대장 역시 여러 차례 중릉 당겼지만 종이 울리지 않자 종루 꼭대기로 올라가보니 이게 어찌된 일인가!

한 소녀가 종의 충에 몸을 묶고서 피투성이가 된 채 매달려 있었다.

놀란 대장은 "저기 저 소년가 누구요?"

"오늘 새벽에 처형 당하게 될 사람의 딸입니다."

종지기 노인은 슬피 울지 않을 수 없었다.

반란군 대장은 아버지에 대한 딸의 사랑에 감탄하여 소녀의 아버지를 풀어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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