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대통령 '원전 제로 의지' 재천명..'탈핵 독트린' 속도 붙나
(서울=연합뉴스) 김영현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21일 국가재정전략회의 마무리 발언에서 "앞으로 60년간 서서히 원전 사용을 줄여나가는 것을 감당하지 못한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며 '원전 제로' 의지를 재천명함에 따라 정부의 '탈핵 독트린'에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문 대통령은 신고리 원전 5·6호기 건설 전면 중단 문제와 관련해 "제 공약이었지만 밀어붙이지 않고 공론조사를 통해 결정하기로 합리적 선택을 했다"면서 향후 원전 정책의 큰 줄기와 함께 전기요금 상승 등 일부의 우려에 관해 설명했다.
문 대통령은 "건설 중인 신고리 4호기, 신한울 1·2호기 모두 수명이 60년으로, 이것만으로도 원전은 2079년까지 가동된다"며 "전력 수급계획에 이상이 없는 것으로 확인된다면 월성 1호기도 중단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석탄에너지 사용을 줄이고 LNG 발전을 더 늘려야 하지만 전기요금이 크게 높아질 정도는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지난 6월19일 고리 1호기 영구정지 선포식에서 "원전 중심의 발전정책을 폐기하고 탈핵 시대로 가겠다"고 전격적으로 선언한 뒤 이번에 다시 같은 맥락에서 탈핵 의지를 재천명한 것이다.
문 대통령은 대선 기간 ▲ 신규 원전 전면 중단 및 건설계획 백지화 ▲ 수명이 다한 원전 즉각 폐쇄 ▲ 신고리 5·6호기의 공사 중단 및 월성 1호기 폐쇄 ▲ 탈핵에너지 전환 로드맵 수립을 공약한 바 있다.
문 대통령이 탈핵 필요성을 재차 언급함에 따라 이 같은 탈원전 관련 공약 추진에도 전반적으로 힘이 실릴 것으로 전망된다.
당장 신고리 5·6호기 건설 중단은 공론화위원회를 통한 시민배심원단의 판단에 맡겼지만 그 외 전체적인 탈핵 정책은 흔들림 없이 추진하겠다는 의지를 강하게 드러냈기 때문이다.
산업통상자원부가 올해 말 발표를 목표로 준비 중인 제8차 전력수급계획(2017~2031년)도 문 대통령의 탈핵 정책에 힘을 실어줄 것으로 보인다.
최근 공개된 제8차 계획 관련 전력수요 전망치 초안에 따르면 2년 전 예측한 제7차 계획(2015~2029년)보다 전력수요 전망치가 크게 낮아졌다.
초안은 2030년 전력수요가 7차 계획 대비 11.3GW(113.2GW→101.9GW)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신고리 5·6호기가 각 1.4GW 용량이라는 점을 고려해서 단순하게 추산한다면 2030년 기준으로 7차 계획 때보다 신고리 5호기급 원전 8기 정도가 덜 필요하다는 계산이 나온다.
정부로서는 전력수급 문제에 대한 걱정을 덜면서 노후 원전을 차례로 줄여나갈 여지를 갖게 된 셈이다.
다만 문제는 정부의 탈원전 정책을 놓고 팽팽하게 갈린 여론이다.
원자핵공학과 기계공학 등 에너지 관련 학과 교수, 야당 등 보수진영, 한국수력원자력 노조, 신고리 5·6호기 건설 지역 주민 등은 정부의 탈원전 정책에 강력한 비판 목소리를 내고 있다.
에너지 관련 학과 교수들은 이달 초 기자회견을 열고 "숙의되지 않은 탈원전 정책 추진은 향후 민생부담 증가, 전력수급 불안정, 산업경쟁력 약화, 에너지 국부유출, 에너지 안보 위기 등을 야기할 수 있다"며 탈원전 정책의 '졸속 추진'을 당장 중단하라고 주장했다.
반면 환경단체를 비롯한 일부 시민단체와 여권 등은 정부의 원전 폐기 정책을 적극 지지하고 있다.
특히 환경운동연합과 녹색연합 등 80여 탈핵·환경단체들은 지난 12일 기자회견을 열고 "최근 원자력업계와 일부 언론이 원자력 발전이 지닌 위험성과 문제점을 은폐하면서 비용 문제를 부풀리는 등 잘못된 정보를 유포하고 있다"고 탈핵 반대론자를 비판했다.
이 같은 찬반 여론은 24일 출범할 신고리 5·6호기 공론화위원회를 중심으로 정면 격돌할 것으로 보인다.
공론화위원회의 설계에 따라 구성되는 시민배심원단은 출범 후 3개월 이내에 공사를 영구 중단할지, 아니면 재개할지 결론을 내놓게 된다.
이와 관련해 문 대통령은 21일 "공론조사에서 가부 결정이 나오면 받아들여져야 하며 앞으로도 사회적 갈등 해결의 모델로 삼아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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