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종순 집사(영등포대교구) -

하나님의 손길로 모두 건강 회복

난치병 큰딸 위해 수술대 오른 둘째
수술에 대한 두려움 기도의 동역자들 있어 이겨내


 큰딸 수정이가 간외담도가 서서히 녹아 없어지는 난치병이라는 말을 들었을 때 나는 너무 놀라 말을 잃었다. 왜 이러한 병이 착하기만 한 내 딸에게 찾아 왔는지 이해할 수 가 없었다.

 수정이가 병세를 보인 건 2015년 여름휴가를 다녀온 뒤였다. 수정이의 피부는 벌레에 물린 듯 빨갛게 올라 가라앉지를 않았다. 첫 아이를 출산하고 담낭염으로 응급실에 실려 간적이 있긴 했어도 그 뒤로 별다른 문제는 보이지 않았었는데 피부발진이 생긴 것이다. 곧장 병원에 찾아가 여러 가지 검사를 받았지만 병원에서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했다.

 그러다 지난해부터는 간수치가 오르락내리락 기복이 심해 의사의 권유로 조직검사를 했는데 검사 결과 담도폐쇄증이라고 했다. 청천벽력 같은 소식에 나의 마음이 무너지는 듯했다.

 치료약이 없어 여러 약을 사용하고도 간수치가 오를 때마다 절망하는 딸아이의 모습을 볼 때면 가슴이 너무 아팠다. 그동안 사용한 약이 전부 효능이 없자 올해 3월 의사는 딸에게 2주간 병원에 입원하는 것이 좋겠다고 했다. 검사를 해보니 간이 돌이킬 수 없이 나빠져 이식밖에는 방법이 없다고 했다. 의사는 수정이가 수술을 받지 않으면 1년 안에 복수가 찰 수도 있다고 말했다. 순식간에 벌어진 일에 연년생인 여동생 희정이는 망설임 없이 언니를 위해 검사를 받기로 했다. 만약 희정이가 이식을 해줄 수 없다면 뇌사자를 기다려야 하는데 그러기에는 시간이 부족했다. 다행히 희정이가 공여자로 간이식을 할 수 있다는 결과를 받았지만 내 마음은 편치 않았다.

 두 딸이 수술대에 오를 것을 생각하니 하염없이 눈물만 흘렀다. 그러나 원망보다는 기도가 간절했다. 나의 기도는 물론 다른 사람의 중보기도가 절실해 만나는 사람마다 붙잡고 기도해달라며 부탁했다. 기도는 점점 확장되어 내가 기도를 부탁했던 분이 또 다른 사람에게 기도를 부탁했고 제주도에 있는 사람까지 아이들을 위해 기도해주었다. 교구담당 목사님을 비롯한 권사님 집사님들은 딸이 난치병이라는 이야기를 들은 순간부터 기도해주셨다. 특히 지역장인 안복림 권사님은 수정이와 희정이의 수술을 앞두고 금식까지 하며 기도해주셨다. 이러한 기도의 동역자들이 있다는 것이 너무 든든했다.

 두 딸의 수술을 생각하면 나의 두 손과 발이 떨렸지만 기도로 하나님이 두 딸과 함께 하실 거라는 믿음만은 흔들림 없이 확고해졌다. 기도의 힘으로 수술절차는 빠르고 순조롭게 진행됐다. 둘째는 직장일을 누군가에게 맡기기 어려워 걱정을 많이 했다. 그런데 다행히 수술이 잡혀있는 5월에는 쉬는 날이 많았고 다른 가정에서 수술 순서를 양보해 원하는 날짜에 수술을 할 수 있게 됐다. 이것뿐만이 아니라 의사는 공여자의 담도가 넓고 혈관도 건강해 아주 좋은 사례에 속한다고 말했다. 할렐루야!

 믿음대로 두 딸은 예정된 시간에 수술실에서 나왔고 둘째는 회복 속도도 남들보다 빨랐다. 수술을 할 때 수정이는 예수님의 십자가 고난이 계속 떠올랐다고 한다. 나를 위해 피 흘리신 예수님을 기억하며 아픔을 참을 수 있었다고.

 이번 일을 통해 함께 드리는 기도의 힘은 크다는 것을 확실히 깨달았다. 앞으로 나의 바람은 수정이도 희정이도 건강한 몸으로 회복돼 다함께 성전에서 예배를 드리는 것이다. 하나님 감사합니다! 그리고 두 딸을 위해 기도해 주시는 기도의 동역자들 너무 감사합니다!

정리=김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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