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륜아의 눈물

 

도스토예프스키의 `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에 보면 드미트리를 향하여 검사의 준엄한 논고가 내려집니다.

"피고는 자기 아버지를 죽이려고 했던 후레자식이다. 그런 패륜의 자식을 러시아의 모든 아버지의 이름으로, 민족의 이름으로 고발한다."

이때 방청객에서 이를 지켜보고 앉았던 방청객들은 주먹을 쥐고 분노합니다. 그러나 유명한 노 변호사는 이렇게 변론을 시작합니다.

"하나밖에 없는 애인을 아버지가 빼앗는 그런 짓을 할 수가 있습니까? 저 잃어버린 한 마리의 양에게 러시아가 아버지의 이름으로 돌을 던지지 말기를 바랍니다."

물을 끼얹은 듯 고요하던 법정에 한 울음이 와락 터져나왔습니다. 드미트리의 눈에는 생전 처음으로 닭똥같은 눈물이 흘러내렸습니다. 그리고 모든 방청객들도 눈물을 닦았습니다.

정죄하는 눈으로 보면 용서못할 패륜으로, 사랑의 눈으로 보면 먼저 그가 길잃은 양처럼 불쌍하게 보입니다.

열두명의 탈주범을 보는 시각도 마찬가지가 아닐까요. 철통같은 수사망 속에서 종횡무진 시민들을 두려움 속으로 몰아넣고 다녔던 그들은 부모 형제의 눈으로 본다면 가증스럽고 괘씸하기 전에 가엾고 안타까운 마음이 앞설 것입니다. 특히 그리스도의 사랑을 알지 못하여 그런 무서운 범행을 저지르지 않았는가고 생각할 때 일찍이 그들에게 진리의 말씀을 전하지 못한 죄를 회개하게 됩니다.

죄는 배격하고 미워할지라도 사람은 사랑하라 하신 주님의 말씀을 기억하는 하루 되시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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