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임출 권사(순복음강북교회)

- 23년 봉사의 원동력은 ‘하나님의 도우심’

남편 살려주신 하나님께 감사하며 상담봉사 결심
‘어머니’처럼 베풀고 나누는 여생 살고 싶어

 나는 여의도순복음교회 아가페전화상담실에서 매주 3시간씩 23년째 상담봉사를 하고 있다. 누구에게도 털어놓을 수 없는 문제와 아픔을 가진 사람들의 마음에 귀를 기울이고 이야기를 나눈다는 것이 결코 쉽지 않은 일이지만 성령님과 함께하며 우는 사람들과 함께 울 수 있었던 것은 내 삶에서 가장 귀하고 보람된 시간이었다. 봉사를 시작한 것은 1993년, 남편(노대영 장로)이 뇌종양으로 생사의 기로에서 수술을 받고 깨끗이 치유된 뒤였다.

 아직도 기억이 새록새록 난다. 하루 저녁 머문 응급실에서 남편의 침대 양쪽에 누워 계시던 분들이 2시간 간격으로 돌아가셨다. 이후 중환자실로 옮겼는데 거기서도 연달아 환자들의 죽음을 목격했다. 젊디젊은 청년이 목욕탕에서 미끄러져 뇌진탕으로 삶을 마치고, 맹장수술 후 가스가 나오기 전에 물을 먹어 사망한 사람도 있었다.

 남편은 수술 전 조용기 목사님의 기도를 받았다. 그리고 위험천만한 뇌수술 끝에 시력이 돌아오고 수술 후유증 하나 없이 건강을 회복했다. 두렵고도 힘든 과정이었으나 시련을 극복하면 신앙과 삶에 큰 유익이 있음을 깨달았다.

 이 일을 겪고 나서 인생에 대한 나의 생각과 관점이 완전히 달라졌다. 그때 나는 교회에서 지역장을 맡고 있었는데 삶과 죽음의 경계를 오가면서 인생에서 소중한 것과 허무한 것이 무엇인지 깨달았다. 그러면서 살아 있는 동안 하나님의 일에 더욱 헌신해야겠다고 결단했다. 한 번뿐인 인생을 가치 있게 쓰임 받고 싶었다. 그리고 기도하던 중에 상담으로 이웃을 섬기는 소명을 받았다.

 학창시절 친구들은 고민이 생기면 나에게 와서 털어놓았다. 그래서 나에게 혹시 상담의 달란트가 있나 보다 생각하여 상담사역에 뛰어들었다. 그러나 공부를 하고 상담을 할수록 부족함을 느꼈다. 비록 무료봉사지만 누구에게나 제대로 된 상담을 해드려야겠다 생각하여 서강대학교 사회교육원 카운슬러 전문과정을 이수했다.

 다른 사람을 위해 시작한 상담봉사인데 정작 가장 큰 혜택을 입은 사람은 바로 나 자신이지 싶다. 상담을 하면서 슬픈 사람과 함께 울고 그들의 고통에 공감하면서, 때로는 격한 말을 들어야 할 때도 있지만 감사하게도 모든 상황에서 스트레스를 받은 적은 없었다. 이는 지속적으로 사람에 대해 공부한 덕분이었다.

 그래서 나는 하나님께 감사의 기도를 드린다. 신앙 안에서 내가 배운 것으로 이해하고 베풀고 누리니 모든 것이 감사하고 또 감사하다. 70을 바라보는 나이에 뒤를 돌아보니 기도 응답도 많이 받았다. 삶에 여러 문제가 있을 때마다 기도원에 가서 두세 시간씩 하나님께 기도하며 속상한 마음을 다 풀어놓았는데 하나님께서 내가 봉사하며 살 수 있도록 문제를 해결해주셨고 시간과 건강도 주셨다.

 

그동안 서원기도를 많이 했는데 지금 나의 기도는 할머니가 아닌 ‘어머니로 살다가 죽을 수 있게 해달라’는 것이다. 누구에게든 ‘어머니’로서 베풀고 섬기고 보듬고 안아주며 살게 해달라는 것이다. 하나님께서 나의 기도를 들어주시기를 바란다.

정리=복순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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