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북측 비무장지대에서 시작된 불이 남측 철책까지 옮겨 붙어 우리 군의 일부
첨단 감시자산이 불에 타 못 쓰게 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군 당국은 북풍이 부는 날 북쪽에서 여러 차례 불이 시작된 점으로 미뤄,
북한이 고의적으로 '화공'을 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김용준 기자의 단독 보도입니다.
<리포트>
비무장지대 산 곳곳에 연기가 자욱하고, 철책과 주변이 시커멓게 탔습니다.
불은 우리 측 전방소초인 GOP 일대까지 넘어와 나무와 풀을 태웠습니다.
화재 진압 요원이 철책 안으로 들어가 호스로 불을 끄려 안간힘을 씁니다.
지난 달 1일 북측 강원도 철원읍 비무장지대에서 시작된 불인데,
다음 날 경기 연천지역의 최전방 GOP 철책까지 덮쳤습니다.
이 불로 연천지역 철책 중 약 2.6킬로미터 구간에서 북한군의 침투에 대비한 감지망과 감지센서,
케이블 등 2억 원 상당의 전방감시장비가 불에 탔습니다.
특히 일부 구간에선 감시 카메라까지 손상돼 경계작전에 비상이 걸렸습니다.
군 관계자는 최근 한달 새 북측 비무장지대에서 수십 건의 화재가 발생했고,
특히 남북 사이의 간격이 좁은 구역에서 집중적으로 불이 났다고 말했습니다.
화재는 초속 13m 정도의 거센 북풍이나 북동풍이 불 때 주로 발생했는데,
군은 북한이 의도적으로 불을 내 공격하는 화공작전을 폈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정보 분석에 착수했습니다.
남북은 지난 2001년 DMZ 생태계 보존을 위해 아주 불가피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화공작전을 하지 않기로 합의한 바 있습니다.
군은 감시자산이 불탄 지역에 대한 비상 경계 근무에 돌입했고, 7월 초까지
복구작업을 마무리하기로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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