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머니, 잘못했어요.

 

빌리는 실수로 할머니가 사랑하는 애완용 오리를 죽였다. 잔뜩 겁이 난 그는 죽은 오리를 호숫가에 묻으면 그 누구도 모를 것이라고 생각하고 아무도 몰래 그렇게 했다. 그런데 그의 누이인 루시가 이런 행동을 모두 보고 말았다.

"할머니, 오늘 저녁 설거지는 빌 리가 하겠대요." 저녁 식사후 고개를 푹 숙이고 아무말도 하지 않는 빌리를 쳐다보며 루시가 말했다. 할머니는 거실로 나가며 빌리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그때 빌리는 루시 누나에게 무척 화가 났지만 비밀이 누설되지 않게 하기 위해서는 얌전히 굴어야 했다.

다음날 아침에 할머니는 아이들을 불러 각자 할 일을 알려 주었다.

", 루시야 너는 마당과 옥수수 밭에 솟은 잡초를 뽑아라. 그리고 빌리는 지난 장마 때 무너진 흙담을 쌓아라. 그 다음에 놀아도 늦지 않을 거야."

할머니가 현관문을 나설 때 루시가 할머니 앞으로 쪼르르 달려갔다.

"할머니, 빌리는 잡초 뽑는 일도 하고 싶대요." 할머니는 빌리를 한 번 쳐다보더니 아무 말없이 나가 버렸다. 빌리는 하루 종일 잡초를 뽑고 담을 쌓느라 무척 지쳐 있었다.

"할머니, 빌리에게 울타리 페인트칠을 식히는 것이 좋겠어요." 그날 오후 당장 할머니에게 하는 얘기를 들은 빌리는 더 이상 참을 수 없었다. 빌리는 당장 할머니에게로 가서 자신의 잘못을 고백했다. 그때 할머니께서 온화하게 웃으며 말씀하셨다.

"빌리야, 나는 처음부터 다 알고 있었단다. 난 네가 한시라도 빨리 루시의 노예 생활에서 벗어나기를 바라고 있었어, 이제 울지 마라. 빌리는 할머니의 따뜻한 품에서 한참 동안 눈물을 흘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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