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섯 놀라운 효능
남성이 먹으면 여성에게 더 매력적으로 보이게 되는 음식이 몇 가지 있다고 한다. 지난해 말 미국 TV방송 폭스뉴스의 칼럼니스트인 매니 알바레즈 박사는 셀러리와 함께 송로버섯을 꼽았다. 이 페로몬은 여성을 유혹하는 최음제로 각종 스프레이와 화장수에 흔히 사용된다. 송로버섯에도 셀러리처럼 안드로스테론과 안드로스테놀 등 페로몬으로 추정되는 물질이 들어있다. 단지 값이 비싼 게 흠이라고 방송에선 지적했다.
말기 암 환자의 고통을 덜어주는 버섯도 있다. ‘신비의 버섯’(magic mushroom)으로 알려진 중남미산(産) 버섯이다. 삿갓 모양인 이 버섯엔 사일로사이빈이란 강력한 환각 성분이 들어 있다.
2010년 미국 존스홉킨스 대학과 뉴욕 대학병원 등에서 실시된 실험에 따르면 사일로사이빈이 말기 암 환자들의 정서적 안정을 돕는 것으로 밝혀져 주목을 받았다. 또 지난 해 존스홉킨스 의대 연구진은 이 버섯이 창의력ㆍ상상력ㆍ미적 감각을 높이고 개방적인 사고방식을 갖게 해 주는 등 성격을 긍정적으로 바꿔준다고 발표했다.
요즘처럼 일교차가 심한 시기엔 감기에 걸리기 쉬운데 면역력이 남달리 강하다면 무사히 지나갈 수 있을 것이다. 환절기에 버섯 섭취를 권장하는 것은 버섯의 다당류 성분인 글루칸(glucan)이 인체의 면역력을 증진시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어서다.
표고버섯차도 환절기에 즐기면 면역력을 높이는데 효과적이다. 표고를 차로 우려내는 방법은 어렵지 않다. 말린 표고 5개(하루분)를 찬물에 가볍게 헹군다→물에 담가 4~5시간 정도 불린다→불린 표고버섯을 물에 넣고 끓이다가 약한 불에서 20~30분 동안 더 끓인다→꿀이나 설탕을 넣어 마신다 등 네 단계만 거치면 완성된다.
‘대지의 음식’ 버섯은 독버섯을 빼고 먹을 수 있는 식용(食用)버섯만 해도 종류가 오만가지다. 고대 이집트에선 파라오만이 먹을 수 있었다. 고대 로마에선 전사들에게 싸울 힘을 주는 것으로 믿었다. 영조 대왕ㆍ네로 황제ㆍ진시황ㆍ나폴레옹이 즐긴 음식으로도 유명하다.
폭군으로 유명한 네로는 버섯을 따오는 사람에게 버섯 무게만큼의 황금을 줬다. 그래서 폭정과는 어울리지 않게 ‘버섯 황제’라는 애칭까지 얻었다. 진시황은 영지를 불로초로 여겼다. 영지의 다른 이름이 ‘신선 불로초’인 것은 이래서다. 나폴레옹은 서너 시간만 자고도 낮에는 활력이 넘치는 인물이었다. 그의 넘치는 스태미나의 비결은 버섯일지도 모른다. 조선의 최장수왕인 영조는 송이의 ‘광(狂)팬’이이었다.
버섯은 동서양 어디에서나 음식 재료로 인기가 높다. 서양에선 ‘산속의 쇠고기’ㆍ‘채소 스테이크’라고 부른다. “버섯 장수는 장수한다”는 속담도 있다. 동양에선 요리의 ‘감초’ 격이다.
이 같은 효능의 중심엔 베타글루칸이 있다. 다당류(단당류인 포도당이 수십 개 이상 연결된 것)이자 수용성(물에 녹는) 식이섬유인 베타글루칸을 빼 놓고는 버섯을 논할 수 없을 정도다.
콜레스테롤을 낮추는 효과는 실험적으로 증명돼 있다. 일본 학자들은 생 표고 100g(마른 것은 50g)을 1주일간 먹으면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가 10% 줄어든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다이어트에도 유용하다. 열량이 100g당 30㎉ 안팎이다. 녹색 채소와 별 차이가 나지 않는다. 대부분의 버섯은 수분이 90% 이상이다. 식이섬유가 풍부해 먹으면 포만감이 금세 느껴진다. 버섯이 ‘만병의 근원’이라는 변비 예방ㆍ치료에 유효한 것도 식이섬유 때문이다.
암에 대해서도 효과가 있느냐에 대해선 양론이 있다. 영지ㆍ운지ㆍ상황ㆍ아가리쿠스ㆍ차가버섯 등 수많은 버섯들이 암 예방을 표방한다. 이 버섯들의 항암성분으로 기대되는 것도 베타글루칸이다. 베타글루칸이 대식세포(암세포 등을 잡아먹는 면역세포)를 활성화한다는 연구결과는 여럿 있다.
일본에선 30년 전부터 버섯에서 베타글루칸을 추출한 뒤 이를 항암제로 사용해 왔다. 베타글루칸이 주성분인 ‘버섯 항암제’는 암세포를 직접 죽이지는 못한다. 암환자의 면역력을 높여 암세포의 활동을 억제한다. 자연살해(NK)세포ㆍT세포 등 면역 기능과 관련된 세포의 수와 활성을 높여주는 일종의 면역요법제다.
그러나 사람을 대상으로 버섯의 항암 효과를 분명하게 증명한 연구는 아직 없다. 그래서 고가의 약용 버섯을 굳이 사 먹어야 하는지에 대해 의문을 표시하는 전문가도 많다.
약성으로만 보면 능이가 1위, 송이가 2위, 표고가 3위라는 뜻이다.
먼저 능이는 위에서 내려다보면 두꺼비 같이 생겼다. 식감이나 맛도 괜찮다. 베타글루칸과 콜레스테롤 저하를 돕는 테르펜 성분이 주된 약효 성분이다. 인공재배가 되지 않으므로 시판중인 것은 자연산이다. 갓은 절반 이하만 펴 있고 고유의 다갈색 외엔 검은 얼룩이 없는 것이 상품이다. 대는 탄력 있고 부드러운 것을 선택한다.
송이는 산중고송(山中古松) 밑에서 자라 향기로운 솔 냄새가 난다. ‘버섯의 왕자’로 통하는 데 소나무 중에서도 붉은 적송(赤松)의 잔뿌리에서 자란다. 열량이 낮고(100g당 36㎉) 비타민 B2(지방ㆍ탄수화물을 에너지화)가 들어 있어 다이어트 하는 사람에게 추천된다.
칼슘의 체내 흡수를 돕는 비타민 D와 식이섬유가 상당량 들어 있다는 것도 영양상 장점이다. 식이섬유는 변비 예방은 물론 장의 노폐물의 촉진을 도와 대장암 예방에도 유효하다. 식이섬유는 또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춰 동맥경화ㆍ심장병ㆍ고지혈증ㆍ당뇨병ㆍ담석 환자에게도 송이를 권할 만하다. 다른 버섯류와 마찬가지로 에르고스테롤도 많이 들어 있다. 에르고스테롤은 햇볕을 받으면 체내에서 칼슘 흡수를 돕는 비타민 D로 변환된다.
표고는 우리 국민이 가장 즐겨 먹는 버섯중 하나다. 중국ㆍ동남아의 풀 버섯, 유럽ㆍ미국의 양송이버섯과 함께 세계 3대 재배버섯 으로 꼽힌다. 봄에서 가을까지 밤나무ㆍ참나무 등 활엽수 주변에서 발견된다. 반구형의 갓을 갖고 있는 표고는 동양요리에서 ‘약방의 감초’ 격인 식재료이다. 영양적으론 칼슘 흡수를 돕는 비타민 D의 보고(寶庫)다. 한창 자라는 어린이와 임산부에게 권할 만하다. 웰빙 성분은 렌티난(다당류의 일종)이다. 렌티난은 암 예방을 돕고 신체의 면역력을 높이며 항(抗)바이러스 효과를 나타내는 물질로 알려져 있다. 또 에리타데닌이란 성분이 들어 있어 혈관 건강에 유익하다. 일본에선 생 것 100g(마른 것은 50g)를 1주일간 먹으면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가 10% 줄어든다는 연구결과가 제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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