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근일 선교사(헝가리)

헝가리 향한 주님 주신 마음 “복음을 영화롭게 하라”


집시, 헝가리 전체 인구 10% 차지
유럽복음화 위한 중요한 인적자원
기독교 세계관 통해 차세대 리더 양육 예정 


 헝가리는 1989년 민주화를 맞이하면서 해외자본을 적극적으로 유치해 괄목할만한 도약을 이룩하는 듯 보였습니다. 하지만 곳곳에 부정부패의 잔재가 남아있고 또한 지하경제 규모가 상상을 초월합니다. 또 빈부격차의 양극화가 심각하며 실업률은 점점 높아지고, 고급 인력들이 해외로 빠져나가  기업들은 점점 철수 혹은 축소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그런데 이런 상황에서 억대를 호가하는 차량들이 도로에 즐비한 한편 도로 옆 인도에서는 쓰레기통에서 먹을 것을 찾는 사람들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헝가리는 과거 구(舊)소련의 40여 년 동안 통치로 인해 영적인 암흑기를 맞이했고 민주화를 통해서 강력한 신앙적 부흥을 기대했었지만 현재 헝가리는 유럽의 여느 나라와 마찬가지로 기독교가 쇠퇴했고 신비주의적 교회들이 부흥하고 다양한 이단 혹은 타종교의 영향이 점점 강력해지는 상황에 놓여있습니다. 그러나 무엇보다 심각한 것은 고린도후서 10장 5절에 “하나님을 아는 것을 대적하여 높아진 것”이라는 말씀처럼 영적인 교만이 너무도 강합니다.

 이러한 전반적인 상황으로 인해서 ‘헝가리’(Hungary)는 진짜 영적인 측면 뿐만이 아니라 경제적인 상황에서도 ‘헝그리(hungry)한 나라’라는 생각을 하게 합니다. 무엇보다 안타까운 것은 1000만명에 달하는 헝가리 인구의 10%를 차지하고 있는 집시들의 삶입니다. 왜냐하면 집시는 세습이 되기 때문입니다. 또한 집시는 헝가리 정부의 골칫거리이며 헝가리 사람들의 혐오 대상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선교사역 6년차에 접어드는 상황에서 제가 감히 이야기 할 수 있는 것은 집시들은 유럽복음화를 위한 중요한 인적자원이며 그들 또한 하나님이 사랑하시는 사람들이라는 사실입니다.

 저는 현재 이곳 헝가리 부다페스트에서 한인교회와 헝가리 현지인교회를 섬기고 있습니다. 또 부다페스트에서 조금 떨어진 벌코라는 곳에서 집시 사역자인 오또 형제와 300km정도 떨어진 어라니셔빠띠라는 곳에서 사역하는 이슈트반 그리고 슬로바키아 국경 지역에 있는 떼레쉬케라는 지역에서는 가정교회 사역을 하는 에떠 자매와 동역하고 있습니다.

 헝가리에서 그동안 한인사역과 현지인 사역에 집중하는 가운데 2012년 4월부터는 집시사역을 향한 소원이 싹트게 됐습니다. 그리고 집시마을 아이들을 위한 학교(헝가리 정부에 정식으로 등록된 학교)를 세우기 위해 기도하며 준비하고 있습니다.

 헝가리 인구의 10%를 차지하며 유럽 전역에 퍼져있는 집시들에게 복음을 전해 이들의 삶을 변화시키면 유럽의 재복음화에 적지 않은 효과를 기대할 수 있습니다. 왜냐하면 헝가리에는 여러 지역에 집시마을이 조성되어 있습니다. 그곳에 집시아이들을 위한 학교를 세워 기독교적인 세계관에 입각하여 아이들을 지도할 경우 이 아이들이 차세대 리더로 자신들의 삶뿐만 아니라 지역사회를 변화시키는 주역이 될 것으로 믿기 때문입니다.

 이를 위해 첫째, 마을재건 사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헝가리 정부는 집시들의 문제를 방관하며 이들로 인해 발생되는 사회문제를 해결코자 집시들을 도시 외곽에 거주토록 하고 있습니다. 원래 집시들이 일하는 것을 싫어하는 경향이 있지만 이로 인해 일자리를 얻으려 해도 얻기 힘든 상황이 만들어지고 있습니다. 또한 교육적인 부분에서도 소외되고 있는 것이 현실입니다. 무엇보다 심각한 것은 집시아이들이 부모들의 잘못된 생활습관을 보고 배워 집시의 습성과 더불어 가난을 대물림한다는데 있습니다. 한마디로 집시의 암울한 삶이 세습되어지는 것입니다.

 이러한 악순환을 끊고자 집시들이 일을 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는 사업을 감당하고 있습니다. 먼저 신앙적으로 훈련되어지고 일할 의지가 있는 집시들을 선별해 거주할 수 있는 주택을 만들어주는 것은 물론 양, 염소를 키우고 양계장을 지어 일할 터전을 만들어주고 있습니다. 또한 생산 원가를 절약하기 위해 저희가 소유한 땅에 사료작물을 심을 계획입니다. 주변에 있는 땅도 임대해 수확량을 늘리려 하고 있습니다.

 둘째, 집시아이들을 위한 학교를 세우는 일입니다. 이미 성인이 된 집시들은 복음을 들어도 그 삶이 잘 개선되지 않는 경향이 많습니다. 집시들의 보다 실제적인 삶의 개선을 위해서는 어렸을 때 체계적인 교육과 기독교적인 세계관을 심어주어 자라나게 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이러한 교육이 진행되면 수백 명의 아이들이 지속적으로 한 마을에서 기독교적인 세계관 교육을 받게 되어 질 것이고 결국 유럽의 복음화에도 상당한 긍정적 효과를 나타낼 수 있게 될 것입니다.

 사도 바울은 아시아로 가서 복음을 전하고자 하는 마음이 있었지만 “와서 우릴 도우라”고 요청한 마게도냐인의 환상을 통해서 성령의 인도하심에 따라 유럽으로 발걸음을 옮겼습니다. 그리고 유럽의 각국을 통해서 많은 나라들이 복음을 접하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지금 유럽은 철저하게 복음이 필요한 곳이며, 유럽에서 살고 있는 사람들 가운데는 유럽의 사회복지 제도로 인해서 이미 ‘천년왕국’이 이루어졌다고 믿고 있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예수님은 “온 천하에 다니며 만민에게 복음을 전파하라”(막 16:15)고 말씀하셨습니다. 이것은 선교의 대상이 아프리카 혹은 동남아, 중앙아시아만을 국한하신 말씀이 아닙니다. 유럽을 위시한 모든 민족과 열방을 향한 우리들의 책임을 예수님께서 모든 믿는 자들에게 전하신 것입니다.

 하나님은 소원을 두고 역사하신다고 말씀하셨습니다. 헝그리(hungry)한 헝가리(Hungary)에대해 하나님께서 주신 소망은 “복음을 영화롭게 하라”는 것입니다. 그 소망이 하나님의 신실하심 안에서 이루어질 것을 믿고 기도하며 오늘도 복음 전파를 위해 발걸음을 옮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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