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숙 목사(독일 엘림순복음교회)

순복음의 영성으로 잠든 독일을 깨운다

독일인 남편과 함께 베를린서 순복음 사역 전개 
소수의 일꾼들 보며 ‘독일 선교’에 대한 희망 발견 
2대에 걸쳐 독일 선교 헌신, 성령 목회 전념


 독일은 1517년 마틴 루터가 종교개혁을 일으킨 후 기독교 역사에 있어 꽃을 피운 나라이다. 따라서 전통과 문화의 기반이 기독교에 뿌리를 두고 있다. 기독교가 생활과 밀접해 있는 독일은 지금도 전세계 신학생들이 찾아와 신학교리를 배워 갈 정도로 역사성이 깊은 나라다.
 이러한 독일과 내가 인연을 맺게 된 것은 1970년 5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고려대 간호학과를 졸업한 나는 외국에 대한 동경을 안고 있었다. 당시는 해외로 나가는 길이 쉽지 않았다. 마침 정부에서 파독 간호사를 모집했기에 나는 좋은 기회라 생각하고 자원해 독일로 갔다.

 간단한 교육을 마치고 현지 병원에 배정된 나는 3년 간 병원 근무를 하며 오직 신앙의 힘으로 타국에서의 어려움을 이겨나갔다. 나뿐 아니라 몇몇 한인들이 모여 한국에서 보내온 말씀 테이프를 함께 들으며 위로를 받곤 했다.
 한 번은 기숙사에 흰 옷을 입은 여성 분이 돌아다니며 복음을 전하셨다. 최자실 목사님이셨다. 우리 부모님과 같이 황해도 사투리를 쓰시던 그분에게서 마치 어머니 같은 편안함이 느껴졌다. 하지만 붙같은 기도로 우리에게 성령과 십자가의 보혈을 가르쳐주셨다.
 
이후 말씀이 갈급했던 우리는 한인을 위한 교회 설립이 절실하다고 여겨 한국에 있는 몇몇 교회에 도움을 요청했다. 그러나 그 가운데 선교사를 보내주겠다고 한 교회는 딱 한 군데. 바로 여의도순복음교회였다.
 그렇게 해서 세워진 교회가 바로 베를린순복음교회였다. 우리는 베를린순복음교회에 모여 함께 예배드리며 신앙을 견고히 다져갔다. 1970년대 초 세워진 베를린순복음교회 성도들의 신앙은 뜨거웠다. 그 당시 성령 충만을 받고 간호사에서 목회자가 된 이들이 지금도 독일에서 사역 중인 나를 비롯해 제안순(뮌헨 국제복음교회) 만국자(아헨순복음교회) 목사이다.

 3년간의 간호사 생활을 마친 후에는 동서양 통틀어 여성 최초로 독일 연방 보험회사에 입사해 일을 시작했고, 독일인 남편을 만나 결혼도 했다. 이러한 생활 가운데 하나님께 목회자의 소명을 받았지만 평범한 생활을 원해 한동안 망설였다. 그러다 1981년 유방암이 찾아왔고, 치유를 통해 결국 하나님의 종이 됐다.

 처음 사역지는 베를린순복음교회였다. 현지 오순절 계통의 신학을 졸업하고 우리교회 정식 선교사로 임명받아 사역하면서 남편 허버트 바크만 목사(아래 왼쪽사진) 역시 하나님의 종으로 순복음의 정식 선교사가 됐다. 남편이 목사 임명을 받은 후 우리는 한인이 아닌 독일인을 대상으로 베를린에 교회를 개척해 단독 목회를 시작했다.

 단독 목회를 하면서 나는 파독 간호사로 독일에 오게 된 것과 독일인 남편을 만나게 된 것 모두 하나님의 섭리라는 것을 깨달았다. 독일인 남편과 살면서 언어를 완벽하게 구사하게 된 나는 누구보다 독일인을 잘 이해할 수 있었다. 또한 나처럼 독일인 남편을 둔 한국 여성들을 이해하면서 이들을 하나님의 복음으로 위로했다.

 2003년 남편 바크만 목사가 심장마비로 쓰러지면서 잠시 사역을 접었다가 회복된 남편과 더불어 베를린에 지금의 엘림순복음교회를 세워 독일 복음화에 힘쓰고 있다.

 독일에서 목회를 하다보면 많은 사람들이 유럽의 기독교가 시들어가고 있다고 걱정하는 것을 볼 수 있다. 하지만 나와 남편은 사역을 통해 유럽 부흥의 희망을 발견한다.

 기독교 역사를 볼 때 하나님께서는 언제나 영적으로 깨어 있는 숨은 그리스도인들을 세워 다시 주의 복음이 전파되게 하셨다. 어느 곳이든 기도하는 사람이 있는 곳은 반드시 영적 부흥이 일어나게 돼 있다. 이를 위해 우리는 오늘도 순복음의 오중복음과 삼중축복의 말씀을 기반으로 독일인들을 일깨우는데 힘쓰고 있다. 또한 파독 간호사 출신 여성들을 도와 이들이 인생 후반부를 하나님의 복음 안에서 잘 마무리하도록 돕고 있다. 그렇게 때문에 우리교회는 성도들에게 ‘쉼터’와 같은 곳이다.

 독일인 남편을 만나 이 곳에서 결혼한 한인 여성들은 오랜 타국 생활로 인한 외로움으로 노년에 정신적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한인으로서 이들을 잘 보살피고 돕는 것 또한 나에게 주어진 사역이라 생각한다. 이들을 찾아가 심방하고 말씀으로 위로할 때 이들이 주님 안에서 회복되는 역사를 보게 된다. 이 모든 것을 볼 때 나를 독일로 보내주신 하나님께 감사드린다. 우리 가정은 현재 남편과 나 그리고 아들과 며느리가 모두 목회자로 부르심을 받아 독일의 영적 부흥을 위해 힘쓰고 있다.


 십자가 보혈의 능력과 성령의 역사를 전하는 순복음의 영성만이 독일인은 물론 이들과 결혼한 한인 여성들 그리고 그 사이에서 태어난 아이들이 믿음의 일꾼으로 세워지도록 도울 수 있다고 확신한다.
 40여 년 동안 독일에 살고 이 중 절반을 이 곳 독일인을 위해 목회하게 해주신 하나님께 감사드린다. 남은 생애 역시 독일의 복음화를 사명으로 생각하고 헌신하기 원한다. 이를 위해 성도들에게 중보기도를 요청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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