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키 7.2 강진으로 수 많은 사상자 발생

‘형제 나라’의 아픔 우리가 관심 가져야
특별헌금 모아 피해 입은 이웃 돌볼 계획

 사랑하는 순복음의 가족들에게 터키에서 인사드립니다. 아시는 것처럼 지난달 23일 오후 1시 40분 경 터키 동부의 반(van)이라는 지역에서 강도 7.2의 지진이 발생했습니다. 계속해서 새벽 2시까지 강도 4에서 5정도의 여진도 146회나 이어졌습니다. 현재(10월 30일)까지 582명이 목숨을 잃었고 4000명이 넘는 사람들이 부상을 당했습니다. 다행히 현지에 거주하는 교민과 사역자들은 안전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이번 지진으로 반과 주변 도시에서 80여 개의 건물과 호텔 2개가 무너졌습니다. 작은 도시이긴 하지만 사람들이 모여 사는 주택가, 특히 아파트의 붕괴로 많은 사상자가 발생했습니다. 그동안 생존자 구조에 총력을 기울였고, 그와 함께 붕괴된 건물을 조직적으로 제거하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며칠 동안 구조작업이 진행된 후에는 생존자의 존재 가능성이 낮은 것으로 보고 구조보다는 사망자 시신 처리와 건물 제거작업에 총력을 기울이는 분위기였으나, 기적적으로 생존자들이 구조되는 일이 생기면서 계속적으로 구조작업에 힘을 쏟고 있습니다. 그러나 13세 소년이 108시간 만에 극적으로 구조된 후에는 생존자의 구조 소식은 들리지 않고 있습니다. 현재 구조작업은 사실상 마무리가 된 상태입니다. 


 이번 지진은 지면 가까이에서 일어난 이유로 더 많은 피해를 입었습니다. 전화와 전기가 끊어졌고, 거리로 뛰쳐나온 사람들은 여진에 대한 공포에 휩싸였습니다. 며칠 동안 수 백 차례의 여진이 이어졌기 때문입니다. 공항 건물의 피해로 인해 비행 일정이 취소되었고, 반 지역으로 가던 비행기들은 다른 공항으로 착륙이 유도됐습니다.
 기온이 밤에는 영하로 떨어지면서 이재민들은 밖에 불을 피우고, 되는대로 재료를 모아 천막을 치고 추위를 피했습니다. 터키 적십자는 인근 지역에 텐트촌을 마련하고 공동 피난처와 음식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추위를 피할 수 있는 시설이 제대로 갖추어지지 않아 이재민들은 큰 고통을 겪고 있습니다. 통곡과 눈물로 뒤덮였던 시 중심가는 이제 중장비의 기계음과 슬픔의 탄식이 흐르고 있습니다. 


 터키는 한국을 ‘형제의 나라’라고 부릅니다. 6.25전쟁 때는 미국, 영국에 이어 세 번째로 많은 수의 전투병을 파병했고, 721명의 용사들이 평화를 위해 목숨을 바쳤습니다. 제가 사는 곳 아래층에도 6.25전쟁에 참전했던 참전용사 할아버지가 살고 있습니다. 지난 1999년에도 터키에 큰 지진이 난 적이 있습니다. 그 당시 우리나라가 터키 돕기에 적극적으로 나서면서 두 나라는 더욱 가까워졌고, 2002년 월드컵을 통해 오랜 우정을 다시금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그 후 양국은 정부와 민간 차원에서 활발한 교류를 하고 있습니다.
 오래 전 사도 바울이 목숨 걸고 복음을 전했던 이 땅, 초대교회 사도들과 성도들의 피와 땀과 눈물이 베어있는 이 땅이지만 현재의 영적 현실은 인구의 99%가 무슬림인 어두운 상황입니다. 그러나 120여 년 전에 복음을 알지 못하고 어두움 가운데 있었던 우리나라에 복음의 씨앗을 심어주시고 자라게 해주셔서 오늘날 선교강국 대한민국을 세우신 주님의 손길을 생각하면 터키, 이 땅에서 새로운 소망과 비전을 발견하게 됩니다.
 아시아와 유럽을 잇는 교량과도 같은 이 땅, 여러 문명이 꽃을 피웠던 이 땅, 그리고 주님께서 사랑하시는 이 땅 터키를 품고 사역하는 사역자의 헌신과, 기꺼이 대가를 지불하고 주님을 따르는 현지 크리스천들의 중심을 보신 하나님께서 이 나라를 위해 일하시고 계심을 보고 느낍니다. 먼 곳에서 터키를 위해 중보 기도하는 성도들의 기도가 있기에 이 땅의 회복을 기대하게 됩니다.
 제가 사역하고 있는 이스탄불한인교회에서는 이번 주일 지진 피해지역인 반(Van)의 피해자들을 위한 특별헌금을 작정했습니다. 성도들의 정성이 모인 헌금을 가지고 다음주 피해 지역에 갈 예정입니다. 현재 그 곳에서는 우리교회가 후원하고 있는 현지 교회가 갈 곳을 잃은 피해자들을 위해 음식을 나눠주는 봉사를 하고 있습니다. 가서 그들을 격려하고 상처 입은 우리의 이웃 형제인 사람들을 예수 그리스도의 사랑으로 보듬고 위로해주려 합니다.
 지금 실의에 빠진 터키를 위해서 기도해 주십시오. 지진의 피해로 가족과 집, 일터를 잃어버리고 슬픔에 빠진 사람들을 위해, 두려움 가운데 있는 이 땅의 백성들을 위해, 부상자들의 치료와 회복을 위해, 무엇보다도 이 땅을 향한 주님의 뜻이 이루어지고, 슬픔과 두려움 가운데 있는 그들에게 복음전도의 길이 열릴 수 있도록 주님의 마음으로 기도해 주시길 간곡히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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