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정교회-제주 1호 목사가 세운 교회


 제주도 서귀포시 대정읍에 있는 대정교회는 1937년에 세워진 적잖은 역사를 지닌 교회다.  돌담을 지나 들어서면 푸른 잔디가 펼쳐지고 주황색 지붕과 노오란 벽이 인상적인 이곳은 순교자 이도종 목사의 성지이기도 하다. 마당에는 최초의 제주 출신 목사이자 순교자인 이도종 목사의 유해봉안비와 기념비가 세워져 있다. 기념비는 산방산돌을 교인들이 직접 캐고 날라 글도 새겼다고 하는데 그를 향한 제주 교인들의 고마움과 사랑을 느낄 수가 있다.

 이도종 목사는 일제치하로 나라와 민족이 가장 어려웠던 시절 독립을 위해 싸운 독립운동가요 국가유공자이며 또한 하나님 나라의 영혼구원을 위해 헌신한 사람이다. 순국지사 조봉호 선생과 함께 조선의 독립을 위해 비밀결사로 조직된 독립희생회 제주지부를 결성하여 중국 상해에 있던 대한민국 임시정부의 군자금 후원을 위한 모금활동을 주도했다. 큰 옥고를 치르면서도 그는 자주독립을 꿈꿨다. 1929년에 고향인 제주도로 돌아온 이도종 목사는 1년 후 제주노회 창립에 크게 공헌하였고 1935년에는 제6대 제주노회장으로 선출되어 제주성경학원을 세우고 제주도의 교회들을 위한 후학 양성에 힘썼다. 1938년 4월 신사참배를 하지 않겠다 선언하며 그는 큰 환난을 당했다. 그러나 그는 어떠한 압박과 회유에도 신사참배를 거부하며 믿음을 지켰다.

 태평양 전쟁 말기인 1944년부터 해방 이후까지 당시 와해되어있던 제주노회와 교회들의 회복을 위해 제주출신 목회자인 강문호, 조납수 목사 등과 전역을 순회하며 흩어진 교인과 교회를 수습하는 일에 헌신하였고 제주 4.3 사건이 있을 무렵 6월에 주변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교인들을 돌보기 위해 고산에서 인성교회(대정교회)를 향해 오다가 무장대에 붙잡혀 57세 나이에 순교했다.
 이도종 목사의 마지막 사역지인 대정교회의 잔디밭에는 십자가와 돌의자 몇 개가 놓여있는데 그 아름다운 예배 터에서는 지금도 믿음의 선진을 기리며 예배가 드려지고 있다.  

글 김주영 / 사진 김용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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