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신도를 위한 신학 강좌<1> - 조직신학①

 참된 신앙을 갖는 데 신학은 전혀 필요가 없다는 사람들이 있다. 심지어 신학이 신앙에 장애가 된다는 사람들도 있다. 그런데 사실 ‘신학’은 좁은 의미에서 ‘하나님에 대한 이야기’를 의미하고 넓은 의미에서는 기독교 신앙 전반에 관한 서술을 뜻한다. 그러므로 (바른) 신앙이란 (바른) 신학으로 끊임없이 자신을 점검하여 재 수정함으로써 얻어지는 산물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런 점에서 ‘평신도를 위한 신학 강좌’를 개설하여 이번 호부터 연말까지 20회에 걸쳐 신학 전반에 대해 알기 쉽게 소개하고자 한다. 집필순서는 ①조직신학(3회), ②구약신학(3회), ③신약신학(3회), ④역사신학(6회), ⑤실천신학(5회) 순이다.  <편집자 주>

 초기 기독교 공동체는 신약성경이 오늘날처럼 완성되지 않았기 때문에 성경에 대한 지식이 부족했다. 따라서 많은 이단의 공격을 받았으며 내부적으로는 지나친 신비주의를 추구하는 사람들도 있었다. 이런 위기 상황에서 바울을 비롯한 사도들과 교부들은 기독교 진리의 체계를 세움으로써 신학의 발전을 가져왔다. 조직신학은 신학의 한 분야로 기독교 진리를 논리적인 방법으로 체계화하여 이를 이해하고자 하는 학문이다.


1. 신학의 가능성

 신학이 하나님에 관한 이야기라고 할 때, 과연 인간이 하나님에 대해 안다고 할 수 있을까? 한계가 많은 인간이 무한하신 하나님에 대해 이해할 수 있을까? 성경 지혜서 가운데 하나인 욥기에서 욥과 그의 친구들과의 대화는 이 문제를 다루고 있다.

 욥의 친구 소발은 “하나님의 오묘함을 어찌 능히 측량하며 전능자를 어찌 능히 완전히 알겠느냐?”(욥 11:7)라고 말한다. 엘리후는 “하나님은 높으시니 우리가 그를 알 수 없고 그의 햇수를 헤아릴 수 없느니라”(욥 36:26)고 말한다. 인간은 하나님에 대해 알기 힘들다는 것이다.

 하지만 호세아서에서는 “우리가 야훼를 알자 힘써 야훼를 알자”(호 6:3)라고 하며 하나님에 대한 지식을 가질 것을 강조한다. 이사야서 또한 물이 바다를 덮음 같이 하나님을 아는 지식이 세상에 충만할 것임을 선포한다(사 11:9). 요한복음에서 예수님은 제자들에게 자신을 통해 하나님을 알 수 있다고 말씀한다(요 14:7, 9).
 이처럼 성경은 사람이 하나님에 대해 완전히 알 수는 없지만 알아야 하며 또한 알 수 있는 길, 즉 신학의 가능성을 열어 놓고 있다. 그러면 어떻게 하나님을 알 수 있을까? 바로 조직신학의 연구방법이다.
 

2. 조직신학의 방법 

 1)이성을 통한 방법
 하나님께서는 인간에게 인격성을 부여하셨을 뿐만 아니라 지성을 허락하셨다. 인간은 하나님께서 허락하신 이성을 통해 하나님의 말씀과 뜻을 깨닫게 된다. 기독교 신앙은 인간의 지식 습득 방법으로 이성을 배격하지 않는다. 하나님에 대한 사실을 이해하고 파악하는 것은 이성의 활동으로 가능하다는 것이다. 영적인 체험의 주체인 성령 또한 이성적인 판단이나 논증을 배격하지 않고 그것을 사용한다. 이런 점에서 조직신학에서는 이성을 기독교 진리를 체계화할 수 있는 한 방법으로 본다.
   
 2) 계시를 통한 방법
 하나님은 초월적인 분이시므로 인간의 이성만으로는 이해할 수 없다. 인간의 이성은 한계를 지니고 있어서 하나님을 완전하게 알 수 없다. 그러므로 인간은 하나님께서 자신을 친히 보여주시는 계시를 통해 하나님을 알게 된다. 계시를 인정하고 계시를 통할 때 하나님의 높고 크신 뜻을 보다 깊이 알 수 있다. 특히 하나님의 계시인 성경으로 우리는 하나님을 잘 알 수 있다. 성경은 하나님에 대한 지식의 원천이며, 하나님이 어떤 분이신지 뚜렷하게 기록하고, 기독교의 진리가 무엇인지 분명하게 밝혀준다.

 이처럼 인간의 이성과 하나님의 계시가 바로 하나님에 대한 지식을 습득하는 방법이다. 그런데 이 두 방법 가운데 선행되어야 하는 것이 바로 하나님의 계시이다. 왜냐하면 하나님은 인간의 이성을 초월해 계시기 때문이다. 신학의 방법에 있어 계시가 중요한 이유이다. 이러므로 조직신학의 연구방법은 먼저 하나님께서 알려주시는 계시를 통해 하나님에 대한 믿음을 가진 후 인간의 이성을 통해 그것을 체계화하는 것이 합당하다. 


3. 조직신학의 중요성 

 조직신학은 교회의 교리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잘못된 조직신학은 이단을 정당화하기 쉽고 개인적인 경험과 감정을 신학이라고 믿는 우를 범하게 된다. 또한 교권주의에 사로잡힌 조직신학은 기독교의 본질을 흐리고 진리를 왜곡하게 된다. 중세 가톨릭이 교회의 권위를 너무 앞세워 교황의 무오설이나 면죄부와 같은 비성경적인 오류를 범한 것이 그 좋은 예이다.

 뿐만 아니라 지나친 인간 이성에 치우친 접근은 하나님의 계시인 성경의 권위를 약화시키기도 한다. 자유주의 신학이 그 대표적인 예이다. 과도한 이성주의와는 반대로 경험할 수 없는 것은 진리에서 제외하고자 하는 경험주의적인 접근도 있다. 지나친 신비주의 또한 잘못된 방법이다. 신비주의에 치우치면 기독교의 본질을 추구하기보다는 눈으로 볼 수 있는 기적에만 몰두하게 된다. 이런 점에서 바른 조직신학에 대한 이해가 요구되며 바른 조직신학의 확립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4. 조직신학의 분야 

 조직신학은 일반적으로 계시론, 신론, 기독론, 성령론, 인간론, 구원론, 교회론, 종말론 등 8분야로 구분된다.
 ①계시론은 하나님의 계시의 방법, 성경의 형성, 성경의 권위, 성경 해석 등에 대해 다룬다. ②신론은 삼위일체 하나님, 하나님의 성품, 하나님의 예정, 창조, 섭리, 기적 등에 대해 이해한다. ③기독론은 예수 그리스도의 성품, 인격, 수난, 부활, 사역 등에 체계적으로 살핀다. ④성령론은 성령의 강림, 성령침례, 성령충만, 성령의 은사, 성령의 열매 등을 이해하기 쉽게 풀이한다. ⑤인간론은 인간의 기원, 구성, 죄, 형벌 등에 대해 알아본다. ⑥구원론은 하나님의 은혜, 부르심, 중생, 칭의, 성화, 영화 등의 인간 구원의 필요성과 그 과정에 대해 연구한다. ⑦교회론은 교회의 의미, 성격, 임무, 조직 등에 대한 지식을 체계화한다. ⑧종말론은 인간의 죽음과 그 이후의 상태, 그리스도의 재림과 그 이후의 상황, 천국과 지옥 등에 대해 이해한다.  

 이처럼 조직신학은 기독교의 진리를 논리적으로 이해하는 학문이다. 이를 위해서는 계시와 이성, 체험과 지성의 조화로운 접근이 필요하다. 바른 조직신학을 확립하고 이를 습득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조직신학은 신학의 기본으로 다양한 분야를 연구하는데 다음 주에는 이러한 분야에 대해 보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도록 하겠다.

<국제신학교육연구원>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