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국 선교사(레바논)

급변하는 중동 정세 안정을 위한 기도가 필요합니다
중동 국가 중 레바논만 법적 개종 인정
불안한 중동은 지금 ‘민주화 회오리’  
세대 갈등 고조, 신세대 위한 디지털 선교 필요

         

 할렐루야! 백향목이 아직도 무성한 곳. 레바논에서 성도님들께 주님의 이름으로 문안드립니다. 최근 중동과 북아프리카에서 큰 변화들이 많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저희 중동지역 선교사들과 자녀들은 성도님들의 기도 덕분에 안전하게 잘 지내고 있습니다.
 저는 군복무 당시 하나님을 인격적으로 만난 기쁨에 가장 힘든 곳이라도 가서 주님을 섬기겠다고 서원기도를 드렸고, 2000년에 중동 선교사로 파송 받아 나왔습니다. 저의 첫 사역지는 요르단이었습니다. 수도 암만에서 아랍어와 문화를 어느 정도 익힌 후, 모세의 느보산이 있는 마다바로 가라는 음성을 듣고 트럭에 이삿짐을 싣고 마다바로 들어갔습니다. 순종하고 들어갔던 그곳은 하나님께서 마련해 주신 은혜의 땅이었습니다. 그곳에서 현지인들과 함께 마다바순복음부흥교회를 개척했습니다.
 지칠 줄 모르고 교회 사역에 전념하던 어느 날 성령님께서 현지인들에게 침례를 행하라는 말씀을 하셨습니다. 날씨가 추워서 물이 매우 차가운 날 침례를 실시했습니다. 그것이 하나님께서 준비하신 성도들과의 작별 행사였습니다. 그 후 한국방문을 마치고 돌아오던 중, 요르단 공항에서 입국금지 대상자라면서 돌아가는 비행기에 강제로 태워졌습니다.
 2008년 두 번째 사역지인 레바논으로 오게 됐습니다. 레바논은 요르단과 언어와 문화, 정치 사회적인 모든 면에서 달라 모든 것을 다시 시작해야 했습니다. 하지만 하나님께서는 결과적으로 저에게 레바논에서 중동 전체를 볼 수 있는 넓은 안목을 주셨습니다.
 레바논은 중동의 축소판입니다. 크기는 한국의 강원도 정도 면적이지만, 이슬람의 순니파와 시아파, 두르즈가 모두 있습니다. 또한 로마 가톨릭과 그리스 정교회를 비롯해 중동의 모든 교파 즉 마론가톨릭, 아르메니안정교회, 시리아정교회, 콥틱정교회, 앗시리안정교회, 갈대아정교회 등이 있고, 개신교파도 17개 교단이 합법적으로 등록돼 활동하고 있습니다.
 레바논은 또한 다양한 인종들의 전시장입니다. 성경에 베니게라고 나오는 페니키아인들, 시돈과 두로를 비롯한 성경 속의 가나안 후예들, 일거리를 찾아 들어온 수많은 시리아인들, 전쟁을 피해 나온 이라크인들, 쿠르드인들, 팔레스타인 난민들 그리고 조금 더 역사를 거슬러 올라보면 오스만제국에서 대박해를 받던 아르메니안 기독교인들이 신앙의 자유를 찾아 들어와 살고 있습니다.
 또한 프랑스 식민지였기 때문에 프랑스와 유럽인들이 많고, 휴가철이면 아랍 걸프지역과 이란에서 수많은 관광객들이 아름다운 지중해를 보기 위해 몰려옵니다. 또한 레바논은 다중언어 사회입니다. 공식 언어인 아랍어, 기독교인들 사이에서는 프랑스어, 외국인들에게는 영어로 대화를 나눕니다. 다중문화적인 배경에서 교육받고 성장한 레바논 사람들은 대학졸업 후에 유럽과 미국, 또는 걸프지역으로 나가서 일을 합니다. 레바논은 아랍과 국제사회를 이어주는 다리 역할을 하는 셈입니다.
 레바논은 주일이 공휴일인 법률상 기독교 국가이면서, 중동 국가 중에서 유일하게 법적으로 개종을 인정하는 나라입니다. 레바논 교회에서 개종자들은 아무런 거리낌 없이 자유롭게 신앙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또한 4곳의 개신교 신학교가 있습니다. 역사적으로 서양선교사들이 중동에 배를 타고 맨 처음 들어 온 곳이 레바논의 베이루트입니다. 아랍어 성경이 베이루트에서 번역되었고, 점차 시리아와 요르단, 팔레스타인으로 복음이 확대됐습니다. 저는 지금 현지교회에서 협력목회자로 섬기는 중이며, 현지신학교에서 중동교회사와 이슬람학을 배우고 있습니다.
 요즘 중동의 정세변화는 예상할 수 없는 반전과 변화의 연속입니다. 튀니지, 이집트, 리비아 등에서 30,40년 철권통치를 해 오던 지도자들이 국민들의 저항에 의해 내쫓기는 일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이러한 변화들의 원인은 무엇일까요. 무엇보다 시대가 많이 변했습니다.
 오랜 철권통치를 해 온 70대의 중동의 지도자들이 20,30대 젊은 청년들의 고통을 이해하지 못한 것입니다. 구세대의 통제방식인 군인과 탱크로 신세대의 통신수단인 모바일과 인터넷을 막으려 한 것입니다. 중동의 문화가 보수적이고 이념적이기는 하지만, 그럴수록 중동의 신세대 사이에서 인터넷, 위성방송, 모바일(휴대전화) 문화는 더욱 인기가 높습니다. 또한 이들은 아랍어를 공유하기 때문에, 위성방송과 인터넷을 통해서 실시간으로 정보 공유가 가능했습니다.
 하지만 다른 지역에서는 여전히 이념과 종교 영향을 더 받는 곳도 있습니다. 이른 바 ‘시아파 라인’이라고 부르는 이란-시리아-레바논(헤즈볼라)연합이 대표적입니다. 이들 연합세력은 이스라엘과 대립각을 세우면서 실전을 준비하고 있기 때문에, ‘민주화 회오리’로부터 안전할 수 있었습니다. 향후 중동국가들은 젊은 세대의 민주화 요구와 타협하든지, 아니면 전쟁 분위기를 계속 유지하면서 자신들의 정권을 지속하든지 두 가지 중에 하나를 택할 것으로 보입니다. 수니파 이슬람국가들은 전자를, 시아파 라인의 중동국가들은 후자를 선택할 가능성이 많습니다.
 그렇다면 앞으로 한국교회는 중동선교에 대해 어떤 자세를 가져야 할까요. 첫째는 중동사람들을 상대하는 준비가 필요합니다. 세계는 갈수록 서로 가까워지고 있습니다. 중동도 마찬가지입니다. 우리가 다가가지 않더라도 그들이 이미 다가와 있습니다. 이제까지는 ‘선교사들이 거기서’ 사역을 했지만, 이제는 그들을 위해 ‘한국교회가 여기서’ 사역해야 합니다. 둘째는 신세대를 겨냥한 디지털 선교를 해야 합니다.
 이미 우리는 중동에서조차 디지털과 모바일로 혁명이 일어나는 것을 보았습니다. 이제는 위성방송과 인터넷 시대입니다. 중동지역에 건물 짓고 신학교 허가받고 제자 훈련하는 것은 아날로그 방식입니다. 대신에 위성방송과 인터넷을 통한 디지털 선교를 시작해야 합니다. 셋째로 중동교회와 한국교회가 자주 만났으면 합니다. 중동교회는 역사와 전통이 있고, 한국교회는 성령의 기름부으심이 있습니다. 주님의 선교 완성은 형제된 교회들이 성령 안에서 연합하는 것이 될 것입니다.
 따라서 중동의 정세변화와 사역을 위해 이렇게 기도해 주십시오. 먼저, 나라마다 피흘림이 그치고, 자율적이고 민주적인 정부가 들어서도록 기도해주십시오. 또 현지교회들이 더 이상 핍박받지 않고, 신앙의 자유를 법적으로 보장받도록 기도를 부탁합니다. 중동에서 사역하시는 선교사님들과 교회와 성도들과 가족들이 모두 안전하도록, 레바논이 더 이상 전쟁이나 종족간 분쟁으로 고통 받지 않도록 중보해주시기 바랍니다.
 마지막으로 중동의 신세대들에게 디지털 방식으로 복음을 전할 수 있도록, 레바논의 교회에 한국교회의 성령운동을 잘 소개할 수 있도록 이 곳 선교사들과 교회를 위해 성도들님께 기도를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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