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걸어온 길, 앞으로 걸어가야 할 길

 

 


서울경찰청 최민호 경위

나는 군 전역 후 어떻게든 고향근처 대기업 공장에 취직하여 고향에 머물기를 원했지만 쉽지가 않았다. 고심 끝에 결국 진로를 고쳐 경찰시험에 도전을 하여 결국 합격하였다. 합격의 기쁨도 컸지만 더 설레었던 것은 드디어 고향을 떠난다는 것, 미지의 세상으로의 발 디딤이 앞으로 나의 삶에 어떤 변화를 줄 것인가 하는 염려와 설레임 이였다.

무궁화호 열차를 타고 상경한 그해 봄 4월에 오랜 친구였던 아내와 결혼을 하고 셋방살이를 전전하다보니 생활의 궁핍함은 모든 가치를 물질적 풍요로움에 두고 황금송아지를 쫒으며 앞뒤 안보고 달려가고 있었습니다.

 

어느 날부터인가 아내를 따라 한 달에 한두 번 교회를 따라가 졸다가 하품만 하다가 오기도하고 어떤 때는 가기가 싫어 다툰 적도 부지기수. 그러던 어느 봄날 교회에서 60일 작정기도를 한다기에 참여해 보기로 작정했습니다.

아침에 못가면 저녁에 참석하고. 열흘을 지나 삼십일. 60일을 채워나가고 있는데 그러는 사이 예배가 기다려지고 신기한 것은 설교를 들으면 들을수록 말씀이 쏙쏙 귀에 들어오고 성경이야기가 궁금해지며 흥미가 느껴지는 것이었습니다.

 

그렇게 마음이 쏠리던 어느 날 비몽사몽간에 흰옷을 입고 빨간 립스틱을 한 중년여성이 나타나 노려보며 왜 교회를 나가냐며 다시 돌아오라는 것이었습니다. 악몽에서 잠이 깨고 보니 온몸이 땀에 젖고, 매일 반복하여 꿈을 꾸며 내일도 꿈꿀 것이 분명해 두려워 잠을 잘 수가 없었습니다.

몇일 동안 밤잠을 설치며 악몽에 시달리는 것은 하나님이 하시는 일이 아닌 것 같아 교회를 다니는 주변사람들에게 상담을 했더니 잠에서 깨면 기도를 하라고 하여 기도를 할 줄 모르는 저는 주기도문을 반복해서 읽으며 귀신을 물리쳐 달라고 우는 어린아이마냥 기도를 드렸습니다. 일주일을 계속하던 어느 날 마음에 자신감이 생기며 귀신으로부터 지켜주실 것이라는 확신이 들었고 두렵지가 않았으며 하나님께서 나를 붙들어주시고 나의 가는 길에 인도자가 되어주시리라는 믿음이 제 마음을 붙들어주시자 다시는 악몽을 꾸지 않게 되었습니다.

그 사건으로 인해 귀신의 존재를 알게 되었고 무엇보다 하나님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일 이후로 하나님과 마음으로 대화하듯 기도를 하게 되었습니다.

부동산경기가 얼어붙어 집을 팔려고 내놔도 팔리지 않고 대출을 받아 구입한 아파트의 이자폭탄이 떨어지면서 고난이 시작되었습니다. 아내의 실직과 거듭된 유산으로 정서적인 고갈이 심해지고 다툼이 잦다가 설상가상 아내와의 갈등으로 별거에 들어갔고 아내는 딸아이를 데리고 멀리 대전으로 내려가면서 급기야 가족이 해체직전으로 내몰리게 되었던 것이었습니다.

나는 이혼을 결심하고 고시원과 찜질방을 전전하면서도 아침저녁으로 근처 교회 예배당에서 하나님께 도움을 구하며 기도를 했고 틈나는 대로 성경을 읽기 시작하였습니다.

갓난아기 같은 나의믿음은 서서히 굳어져 갔고 마음의 상함이 깊어지며 괴로움의 정도가 강할수록 하나님을 의지하는 마음도 깊어져 갔습니다.

그렇게 몇 년을 낙담과 상심 속에 있을 때 하나님은 말씀을 통해 위로해 주시며 일으켜 세워주셨고 여러 가지 사건과 경험들을 통해 하나님이 나와 함께 하고 계심을 확인시켜 주셨습니다.

두려워하지 말라 내가 너와 함께 함이라 놀라지 말라 나는 네 하나님이 됨이라 내가 너를 굳세게 하리라 참으로 너를 도와주리라 참으로 나의 의로운 손으로 너를 붙들리라 보라 네게 노하던 자들이 수치와 욕을 당할 것이요 너와 다투는 자들이 아무것도 아닌 것 같이 될 것이며 멸망할 것이라”(이사야 41:10~11)

 

보잘 것 없는 나를 오늘까지 지켜주신 주님이 나와 함께하시며 지켜주시리라는 믿음이 방황하던 나를 붙들어주시고 아내를 붙들어주셨다.

사무엘 서에서 한나가 기도하는 장면을 읽으면서 둘째아이를 달라고 마음을 다해 기도를 드리기 시작하면서 만일 아내에게 아이가 생기면 아내와 다시 가정을 이어가겠다고 다짐하면서. 연이은 유산으로 산모가 위험해 질수 있으니 더 이상은 기대하지 말라는 의사의 소견에도 불구하고 한나의 하나님께서는 아내에게 회임을 하게 하시고 둘째가 태어나게 하셨습니다.

한나가 마음이 괴로와서 여호와께 기도하고 통곡하며 서원하여 가로되 만군의 여호와여 만일 주의 여종의 고통을 돌아보시고 나를 생각하시고 주의 여종을 잊지 아니하사 아들을 주시면 내가 그의 평생에 그를 여호와께 드리고 삭도를 그 머리에 대지 아니 하겠나이다

그가 여호와 앞에 오래 기도하는 동안에 엘리가 그의 입을 주목 한즉 한나가 속으로 말하매 입술만 동하고 음성은 들리지 아니하므로 엘리는 그가 취한 줄로 생각한지라 엘리가 그에게 이르되 네가 언제까지 취하여 있겠느냐 포도주를 끊으라 한나가 대답하여 가로되 나의 주여 그렇지 아니하니이다 나는 마음이 슬픈 여자라 포도주나 독주를 마신 것이 아니요 여호와 앞에 나의 심정을 통한것 당신의 여종을 악한 여자로 여기지 마옵소서 내가 지금까지 말한 것은 나의 원통함과 격동됨이 많음을 인함 이니이다.

엘리가 대답하여 가로되 평안히 가라 이스라엘의 하나님이 너의 기도하여 구한 것을 허락하시기를 원하노라” (삼상1:10~17)

 

그 일로 인해 아내가 대전에서 용인으로 짐을 옮기고 서로의 생각에도 많은 변화가 있었습니다. 생각이 변하니 행동이 틀려졌고 습관이 바뀌었습니다. 가정에선 부부싸움과 다툼이 사라지고 화목이 찾아왔습니다. 20여 년 동안 1갑 이상 피우던 담배와 술도 끊고 그 돈으로 일천번제 헌금을 드리며 새벽예배를 드리기 시작하자 물질적인 풍요로움과 안락함과 승진을 통한 명예로움이었던 이제까지의 나의 인생관이 오직 하나님의 영광으로 바뀌어 있었습니다.

얼굴도 본 적 없는 선교사들을 후원하게 하시고 주일학교 교사로 아이들과 어울리게 하시며 새벽예배 차량봉사를 하게 하시면서 직장동료들에게까지도 예수를 전하게 하셨습니다. 그러자 직장의 계장님은 최주임이 미친것 같다고 하기도 하였습니다.

 

당시엔 나에게 닥친 어려움과 고통에 대해 선뜻 이해가 가지 않았지만 지금 생각해보니 내가 붙잡고 있었던 물질적인 요소들과 세상적인 사고와 가치관들에 대해 내가 내려놓을 때까지 나를 훈련시키고 계신 것이 분명했던 것 같습니다. 내가 참고 견딜 만큼의 고난을 주시면서...

얼굴인상이 바뀌고 생각이 바뀌며, 가치관도 바뀌고, 시간과 돈을 사용하는 방법에도 변화가 찾아 왔습니다.

그리고 인생에 새로운 목적이 생겼습니다. 뚜렷하고 분명한.

낡고 케케한 이기심과 내 중심의 낡은 사고는 벗어 던져졌고 이제 복음의 보따리를 어께에 둘러메고 나는 걸어가고 있습니다. 경찰선교 현장으로....

고난가운데서 방황 할 때도 나와 함께 하신 주님을 찬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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