붕어빵 전도, 예수님 닮기 - 김희생 목사(금천대교구장)

 요즘 교회에서 지원해 주신 붕어빵 차량으로 ‘붕어빵 전도’의 재미를 톡톡히 보고 있다. 길가에 노점으로 운영하는 포장마차식의 붕어빵 가게는 보았지만, 이동에도 편리하고 깔끔한 멋진 차량은 보기에도 흐뭇하다. 운전을 하여 전도 장소로 향할 때부터 기대감으로 가슴이 벅찼다.  

 성도들도 처음 마주하는 붕어빵 차량이 마냥 신기하고 흥미 유발이었다. 천원에 몇 개 사먹기만 했던 붕어빵을 직접 만들어서 전도하리라고는 생각지도 못한 일이었나 보다. 밀가루 반죽을 깔고 그 위에 팥을 올리는 과정에서 우리는 한 가지를 또 배웠다. 바로 ‘시행착오’였다. 태우기도 하고, 반죽이 삐져 나가기도 하고, 심지어 이것이 붕어빵인지 큼직한 국화빵인지도 구분이 안 되는 약간의 고통(?)을 맛보았다. 그러나 얼마 지나지 않아 우리 전도 특공대 성도님들은 붕어빵 제작 전문가가 되어 있었다.

 본격적으로 전도를 시작하니 사람들도 많이 모여 들었다. 저마다 이런 저런 평을 하고 맛을 보기도 하고, 이것이 계기가 되어 복음을 전하는 시간이 되었다. 정성스레 구어 낸 붕어빵은 사람들의 마음을 열었고, 첫날 전도의 결실은 다음날 수요 예배 결신자로까지 이어졌다. 이것이 바로 주님께서 말씀하신 사람 낚는 어부(마 4:19)의 기쁨이 아닐까 싶다.

 아빠, 엄마와 용모가 닮은 경우에 우리는 흔히 아빠, 엄마 붕어빵이라고 한다. 그리고 그 아이는 자라서 또 다른 붕어빵 같은 자손들을 만들어 낸다. 예수님은 이 땅에 우리와 같은 모양을 하고 우리와 같은 삶을 사시다가 십자가에서 죽으시고 부활하셨다. 우리는 자식을 낳아 붕어빵 같은 자손들을 키워냈지만, 주님께서는 우리를 하나님의 자녀 삼으시기 위해 친히 우리와 같은 모습을 갖추어 이 땅에 오셨다.

 예수 그리스도의 성육신(成肉身, Incarnation)은 이런 관점에서 생각해볼 때 그 자체로 은혜요, 큰 복음이 아닐 수 없다. 우리는 고작 며칠 시간을 내어 전도 활동을 하면서도 많은 어려움을 겪었는데, 천지 우주 만물의 주인이신 하나님께서 우리와 같은 모습으로 30년 이상의 긴 시간동안 여러 가지 한계적인 불편을 감수하셨다니… 우리는 다른 영혼들을 구원하기 위해 얼마나 애쓰고 힘써 그들의 입장과 형편을 헤아리려고 하였던가? 성육신 하신 예수님은 당신의 마음을 품고 영혼들을 섬기실 제자들을 양육하신 붕어빵 전도의 원조가 아니신가 생각해본다. 몇 차례 더 주어진 붕어빵 전도의 기회를 통해 예수님의 은혜를 묵상하는 귀한 시간이 되고 많은 전도의 열매를 주실 것을 기도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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