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기석 집사(관악대교구) -

봉사는 하늘의 복을 여는 열쇠

사직 후 부담감에 자존감 상실, 신앙으로 회복하고
봉사하며 섬길 때 더 좋은 길로 인도해 주셔

 나는 지난 4월 모 중학교 축구수석코치직을 사직했다. 막연히 꿈꾸던 고등학교 축구팀을 창단하기로 마음먹고 아내와 함께 100일 작정 새벽기도를 시작했다. 나는 기도만 하면 바로 응답이 있을 것만 같았다. 선교헌금도 작정하고 팀이 생기면 선수들을 전도하리라는 꿈도 가졌다. 친분이 있는 중학교 감독들을 떠올리며 한 명씩만 선수를 받으면 금방 팀을 창단할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러나 실제 팀을 창단하기 위해 필요한 학교, 선수들을 위한 숙소나 운동자, 차량 등 기본적인 제반사항이 전혀 준비되지 않은 채 그냥 잘될 거 같다는 기대감뿐이었다. 사직 후 처음 일주일은 행복했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가장이라는 부담감에 아내에게 짜증을 내고 아이들에게도 화를 내는 횟수가 많아졌고 집밖으로 잘 나가지도 못했다. 결국 고등학교 축구팀 창단을 포기하고 다시 재취업을 목표로 바꿨다. 하지만 우리나라 체육계는 학연이나 지연과 같은 인맥이 중요한 비중을 차지하다보니 적지 않은 나이에 재취업을 시도한다는 것이 쉽지 않았다. 그런 어려운 환경이었지만 나는 지난해 가을 제22회 파더스드림에 봉사자로 참여하게 됐다. 당장 일이 없다는 것에 자존감이 떨어져 내가 봉사를 하는 것이 맞는 것일까라는 고민 속에서도 하나님께 모든 것을 내어 맡기고 기도하고 헌신하기로 작정했다. 주일에는 아동2부에서 교사로 봉사도 시작했다. 당장의 환경만 바라보면 답답했지만 하나님만 바라보면 마음에 평안과 감사가 넘쳐났다. 기쁨과 감사가 넘쳐나니 생활에 활기가 생기기 시작했다. 쉬었던 운동도 다시 시작했다. 예배마다 눈물이 쉼 없이 흘러나왔다. 스스로 내가 너무 힘들어서 그런 건가 생각했지 하나님이 주시는 은혜의 사인임을 눈치 채지 못했다.

 올해 봄에도 제23회 파더스드림 봉사자로 참여하게 됐다. 봉사할 여건이 되지 않았지만 받은 은혜에 감사해서 시작했다. 봉사를 시작한 직후. 서울에 있는 고등학교 코치 면접 제안이 들어왔다. 고등학교 코치를 하다보면 합숙훈련 등으로 인해 다시 가족들과 떨어져 주말부부로 지내야할지도 몰라 마음이 편치 않았다. 더욱이 파더스드림 봉사하는 날과 면접 날짜가 겹치면 안되는데 라는 걱정이 앞섰다. 이번 일로 하나 깨달은 것 중 하나가 있다. 하나님은 정말 세밀하게 예비하시는 분이시라는 것이다. 면접이 수료식 다음날로 잡힌 것이다. 반신반의한 장소에 갔는데 깜짝 놀라고 말았다. 면접관이 우리나라 축구계를 대표하는 분 중 하나인 정해성 감독님이셨다. 감독님은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더 좋은 조건을 제시해주셨고 그렇게 올해 4월부터 출근하게 됐다. 그런데 놀라운 것은 고등학교 팀 창단을 꿈꾸며 바라보며 기도했던 것들이 모두 이루어졌다. 첫째로 당연히 코치로 일하게 될 줄 알았는데 정 감독님이 국가대표 수석코치직을 수락하시면서 협회에 코치가 아닌 감독으로 등록되어 일하게 된 것이다. 둘째로 선교헌금을 작정했는데 작정한 헌금 그대로 할 수 있는 여건이 됐다. 셋째로 아이들에게 복음을 전하겠다고 약속했는데 선수들을 상담해보니 신앙을 갖고 있었는데 여러 가지 이유로 교회를 못 다니는 아이들이 있었다. 현재 그 아이들을 모두 우리 교회로 인도해 신앙생활을 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지난 1년간을 돌아보면 감사할 것뿐이다. 하나님께 감사하고, 나를 믿고 기도해준 가족들에게도 감사하다. 특히 봉사할 수 있도록 이끌어준 파더스드림 봉사자들에게도 감사하다. 바라기는 많은 분들이 기도하고 봉사하면서 함께 하늘의 복을 누렸으면 좋겠다. 할렐루야.정리=정승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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