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 살해범 사형선고에 "양자 삼겠다" 선처 탄원서

 

자신의 외아들을 살해한 혐의로 1심에서 사형이 선고된 흉악범을 양자로 입적시키고 싶다는 내용의 탄원서가 법원에 제출돼 눈길을 끌고 있다.

지난해 12월 서울 강남구 뉴월드호텔 앞길에서 폭력조직 `영산파' 행동대장 안영구(30)씨 등에 의해 살해된 박신(당시 34)씨의 아버지 박권기 (60.전남 목포시)씨는 지난달 261심에서 사형을 선고받은 안씨를 자신의 양아들로 입적시켜 회개시키겠다는 탄원서를 항소심 재판부인 서울고법 형사5(재판장 유현 부장판사)에 제출했다.

박씨는 탄원서에서 "아들의 죽음으로 인해 또다른 젊은이가 목숨을 잃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죽은 아들을 대신해 영구가 아들 노릇을 할 수 있도록 선처해 달라"고 호소했다.

아들을 잃은 슬픔에 잠겨있던 박씨는 지난 5월 아들의 무덤을 찾아와

남편의 잘못을 대신 비는 등 속죄를 하고 있는 안씨의 부인 김아무개(30)씨를 만나면서 마음의 응어리를 조금은 풀게 됐다. 김씨의 이런 정성이 계속되면서 이에 감동받은 박씨는 1차 탄원서를 재판부에 제출했다.

박씨는 이후 지난달 13일에는 직접 구치소로 찾아가 안씨를 면회했다.

안씨는 이 자리에서 "살아있는 동안 아버님으로 모시게 해 달라"며 눈물어린 호소를 했고, 이에 박씨 역시 눈물의 승낙을 했다. 박씨는 지난달 26일 안씨를 "양아들로 삼아 새 사람을 만들겠다"2차 탄원서를 재판부에 제출했다.

유 부장판사는 "이들의 깊은 뜻이 담긴 탄원서를 받은 만큼 탄원 동기와 사건의 정상 등을 신중히 검토해 보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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