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병환 안수집사(마포2대교구) -

혼수상태에 있던 나를 일으켜주신 하나님

넘어지면서 머리 다쳐 의식 잃고 중환자실로
꿈속서 심방온 이영훈 목사 만난 뒤 기적 일어나


 지난해 12월 30일 새벽, 나는 화장실에서 발을 헛디뎌 넘어지면서 그만 머리를 다쳤다. 겨우 몸을 추스르고 주방에 물을 마시러갔다가 다시 넘어져 머리를 또 다쳤다. 두 번 ‘쿵’하는 소리에 놀라 아내 박명순 권사(사진)가 방에서 뛰어나왔다. 이후 상황 중 일부는 내 기억에 없다. 아내의 기억을 더듬어 상황을 설명하면 이랬다.

 겁에 질린 아내는 주방에 쓰러져 있는 나를 겨우 일으켜 거실 카펫 위로 옮겼다. 출가한 둘째 딸에게 전화를 걸었지만 통화가 되질 않자 급한 마음에 미국에 사는 아들에게 전화를 했다. 역시 통화가 되지 않았다. 아내는 자신이 전도한 약사 출신 구역 식구에게 급히 전화를 걸어 도움을 청했고, 119에 빨리 전화하라는 말을 듣고 실행에 옮겼다. 5분도 되지 않아 119가 왔고, 나는 인근 대학병원으로 이송되는 중 코피를 쏟았다. 천만다행이었다. 다음날 오후 12시까지 CT 촬영 등 정밀 진단이 이뤄졌고, 일단 집으로 퇴원했다. 하지만 집으로 돌아와 또 다시 넘어지면서 병원으로 다시 이송됐다.

 서둘러 수술이 시작됐다. 의사는 머리에 찬 물만 빼면 일주일 후 퇴원이 가능하다며 아내와 가족을 안심시켰다. 그러나 수술이 들어간 지 1시간도 되지 않아 나는 수술실에서 나왔다. 수술이 잘못되면서 피를 많이 쏟자 의사는 인위적으로 더 이상 피가 나오지 않도록 조치를 취하고 병실로 옮겼다. 하지만 너무 급한 나머지 배변 호스를 연결하는 것을 잊고 말았다.

 잠시 의식을 되찾았던 나는 아내 대신 병간호를 하던 딸이 눈을 붙인 사이 홀로 화장실을 갔다가 또 다시 쓰러지는 변을 당하고 말았다. 그때부터 전혀 의식을 찾지 못했다. 중환자실로 옮겨져 치료가 진행됐다. 의식 없이 누워 있는 나는 폐렴 증세까지 더해지면서 건강이 더욱 악화됐다. 회복의 기미가 전혀 보이지 않자 의사는 가족을 대기시켰다. 마지막이 될 수도 있다는 신호였다. 신장투석 중이라 몸이 약한 아내는 그 소리를 듣고 정신을 잃고 말았다.

 의식 없이 일주일간 중환자실에 누워있던 나는 어느 순간부터 의식 없이 중얼거리는 섬망 증상(뇌질환으로 인한 일종의 환각 증상)을 보이기 시작했다. 3일 동안 5분도 잠을 이루지 못하는 나를 위해 딸아이는 순복음가족신문에 실린 이영훈 목사님의 설교를 읽어주었다. 처음부터 끝까지 설교 말씀을 천천히 읽어 내려간 딸이 마지막 기도문을 읽고 ‘아멘’ 하는 순간 내가 스르르 잠이 들었다. 27시간 넘게 자고 일어난 나는 처음 집에서 넘어진 일 이후 하나도 기억 못하는데 꿈에서 본 장면만은 생생하게 기억이 났다.

 나는 아내에게 말했다. “이영훈 목사님이 주일날 바쁘실텐데 오후에 심방을 오셨어. 그리고는 예배를 드리자고 하시면서 야트막한 언덕으로 나와 사람들을 데리고 올라가셨지. 함께 예배를 드렸는데 참 감사하더라구. 그래서 예배를 마치고 목사님을 환송하며 감사인사를 드렸어”

 혼수상태에서 꾼 꿈이지만 마치 실제 일처럼 느껴졌다. 나는 하나님께서 나에게 기적을 베풀어주실 것을 확신했다. 그리고 그때부터 기적처럼 몸이 회복되기 시작했다. 대부분 머리를 다쳐 뇌질환을 겪은 사람들은 몸에 이상이 오거나 지난날을 기억 못하는 정신적 어려움을 호소한다. 하지만 나는 오랜 시간 중환자실에 누워 있던 것과는 달리 재활 등 회복이 빨랐고, 기억력 또한 또렷했다.

 누구보다 건강 하나는 자신이 있다고 자부했던 나는 머리를 다쳐 쓰러져 3개월간 병원에 입원해 있으면서 주님이 나와 함께 하신다는 긍정적인 믿음을 갖고 부르짖어 기도하면 하나님이 반드시 응답해주신다는 것을 알았다. 내게 이런 축복이 온 것은 아내인 박명순 권사가 지난날 수많은 사람들을 전도한 결과라 생각한다. 내가 쓰러져 있는 동안 아내가 전도해 장로님, 목사님이 되신 분들이 나를 위해 불철주야 하나님께 중보기도 했다. 모든 분들께 지면을 통해 감사인사를 드리고 싶다. 무엇보다 나를 살려주시고 고쳐주신 하나님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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