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준우·이한빛나 성도(워싱턴제일순복음교회)

엉켜 있던 비자 문제 기적적으로 해결

건강 악화로 접었던 학업의 꿈 회복돼
사랑하는 자녀를 돌보시는 하나님 만나


 2012년 결혼 후 학비면제 장학생이 돼 미국으로 공부하러 갔다. 하지만 갑작스레 건강이 안 좋아지고 여러 상황이 겹쳐 학업을 마치지 못하고 한국으로 돌아오게 됐다. 귀국 후 나는 패배의식에 사로잡혀 가족을 제외한 아무에게도 귀국 사실을 말하지 못했다. 나를 아는 누구와도 만날 일이 없는 대전으로 내려가 카이스트에서 연구원 생활을 하게 됐다. 카이스트에서 근무하면서 몇 개월이 지나 미국 출장을 가게 됐다.

 그런데 미국 입국 과정에서 신분상태에 심각한 문제가 있음을 알게 됐다. 학업 중 갑작스럽게 귀국하면서 제대로 관련 서류 업무를 마무리 못하고 출국을 하는 바람에 비자 상태가 엉켜있었다. 샌프란시스코 출입국사무소에서 소명자료를 제출해 겨우 입국할 수 있었다. 그제야 사태의 심각성을 안 나는 크게 당황할 수밖에 없었다. 몸과 마음을 추슬러 꿈을 향해 다시 유학을 준비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복잡하고 난감한 가운데 의지할 분은 하나님 한분뿐이었다. 출장기간 중 신기하게도 묵었던 숙소 인근에 상항순복음교회(現 예수인교회)가 있어 그곳에서 예배를 드렸다. 예배 중에 간절히 하나님께 다시 미국에서 공부하게 해 달라고 기도했다.

 20일간의 긴 출장을 마치고 한국으로 귀국한 그날. 매년 2명만 선발하는 조지메이슨 대학의 커뮤니케이션 전공 박사과정에 학비면제 및 생활비까지 지원해주는 전액장학생으로 선발됐다는 통보를 받았다. 이를 통해 성령님의 역사하심이 무엇인지를 깨닫게 됐다.

 그러나 기쁨도 잠시 제일 큰 고비인 학생비자 발급이 있었다. 이미 학업을 한번 중단했었고, 과거에 신고조차 제대로 안하고 출국해 미국 입국 시에 문제가 있었기에 비자 관련 전문가는 내가 다시 학생비자를 발급 받기 어려울 것이라 했다. 그래도 포기할 순 없었기에 대사관에 비자발급 관련 모든 서류를 접수했다. 나는 낙관할 수 없는 상황에 초조하고 답답해 하는데 아내 이한빛나 성도는 정반대였다. 분명히 하나님의 기적이 일어날 거라고 우리를 도울 분을 보내주실 거라고 말하며 강건한 믿음을 보여주었다.   

 그리고 비자 면접 당일 상상하기도 힘든 기적이 일어났다. 은행 창구처럼 번호표를 뽑아 순서에 따라 무작위로 미국 영사에게 인터뷰를 하기에 기다리는 동안 제발 말 수 적고 깐깐하지 않은 영사랑 인터뷰 하게 해달라고 기도했다. 그리고 ‘저기 2번 창구의 말 많고 계속 비자발급을 거절하는 영사는 피하고 싶다’라고 생각했으나 순서에 따라 우리 부부는 그 공포의 2번 창구 영사에게 비자 인터뷰를 하게 됐다.

 적막 속에 영사의 한마디 “오! 조지 메이슨?” 영사는 조지메이슨 동문에다가 심지어 내가 전공하는 커뮤니케이션과의 선배님이셨다. 그 다음부터는 학교이야기, 동문 자랑, 축하, 덕담이 이어졌다. 그리고 가장 걱정했었던 부분들을 살펴보시더니 큰 문제가 아니라며 깔끔하게 기록들을 정리해주셨다.

 솔직히 지금도 신앙이 연약하고 예수님에 대해 자세히는 모르지만 이번 일을 통해 예수님이 나를 사랑하신다는 것을 몸소 느꼈다. 앞으로 살면서 어디에서든 누구에게나 확실하게 말할 수 있는 것은 하나님을 아버지로 믿는 하나님의 자녀가 되면, 하나님이 아버지의 마음으로 끝까지 자녀를 돌보고 책임진다는 것이다. 우리는 은혜로만 산다고 확신한다. 오직 우리를 돌보시는 하나님의 크신 은혜로 말이다. 미국에서 얼마나 큰 하나님의 돌보심이 있을 지, 매일 기대하며 기도하고 있다. 열심히 공부해 아시아를 대표하는 커뮤니케이션 전문가가 되길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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