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혜리 집사(오아후순복음교회)

어린 딸 통해 살아계신 하나님 깨닫게 됐어요


생후 8개월 때 발견된 머릿속 혹, 수술 위험성 경고
치료 과정 이끄신 하나님의 손길 통해 기적 체험


 모태신앙인 나는 하나님의 은혜를 입었음에도 불구하고 그 사랑의 깊이를 깨닫지 못하고 살아왔다. 하나님은 분명 살아계시는데 그것을 사람들에게 증명할 방법을 몰랐고, 세상과 하나님의 길을 동시에 걷는 자체가 늘 고민이었다. 교회 안에서 젊은 엄마들과 모임을 가질 때면 항상 기도 제목은 ‘하나님의 사랑을 경험할 수 있게 성령을 체험할 기회를 달라’는 것이었다.

 지난해 8월, 둘째인 딸(사진)이 9개월 때였다. 보통 아이들보다 발육 상태가 늦어보였던 아이는 다리의 힘이 약했고, 배로 기는 것을 힘겨워했다. 혹 아이에게 문제가 있는 게 아닐까 싶어 병원을 찾았지만 별 이상이 없다는 진단뿐이었다. 그래도 나는 뭔가 이상해 다시 병원을 찾았다. 의사는 아이 머리가 조금 크다는 것 외에 특이점을 찾진 못했지만 그래도 희망한다면 MRI 촬영을 해보자고 했다.

 그런데 뜻밖의 결과가 나왔다. 의사는 “아이의 머리에서 혹이 발견됐는데 상황이 좋지 않다. 더군다나 혹이 깊이 그것도 중요한 혈관 앞에 있어 수술할 경우 위험할 수 있다. 흔치 않은 경우다”라고 말했다. 나는 정신이 혼미해졌다.
 나는 ‘왜 이런 일이 일어났을까’ 생각했다. 문득 몇 주 전에 들었던 설교 말씀이 떠올랐다. 아브라함이 아들 이삭을 하나님께 바쳤던 사건이었다. 4대째 아들만 있는 집안에서 귀하게 태어난 내 딸. ‘나는 아브라함처럼 내 아이를 주께 드릴 수 있을까’ 생각했다. 그리고 모든 걸 하나님 앞에 내려놓기로 했다. 그러자 놀랍게 마음에 평안이 찾아왔다.

 보통 병원 진료 후 수술까지 걸리는 시간은 길다. 그런데 월요일 검진 뒤 딸의 수술은 그주 금요일로 바로 잡혔다. 기적 같은 일이었다. 우리는 딸의 성공적인 수술과 회복을 위해 한 마음으로 기도하기 시작했다. 고난의 시기를 믿음으로 극복해가는 과정을 보면서 하나님의 살아계심을 명확히 깨달았다. 갈등과 번민의 사이에 있던 가족은 딸의 수술로 인해 하나님 안에서 하나가 됐고, 모두 같은 마음으로 하나님을 바라보고 기도하게 됐다.  

 예정된 수술 시간은 6시간, 끝없는 기도가 이어졌다. 3시간 앞당겨 수술이 끝났고, 수술실을 나서는 의사의 얼굴은 자신감에 찬 행복한 표정이었다. 중요한 혈관의 손상 없이 혹을 정확히 떼어냈다고 했다. “하나님이 우리의 기도를 정확히 들어 주셨어” 모두들 감사의 고백이 터져 나왔다. 문제는 떼어낸 혹의 검사결과였다. 하지만 이마저도 이틀 후 나온 결과 암이 아닌 일반 종양으로 밝혀졌다. 하나님이 보여주신 기적의 연속이었다.

 딸아이가 입원해 있는 3개월 동안 병실 안은 나와 딸 둘 뿐이었다. 아니 하나님이 우리와 함께 하셨다. 누군가 힘든 시간을 홀로 견뎌내기 힘들지 않았냐고 물었다. 하지만 정작 나는 병실 안에서 하나님과의 시간을 보냈다.
 한없이 나약해 보였던 나였지만 고통을 통해 주님을 비로소 만나면서 나는 깨달았다. 사람의 눈으로 봤을 때 절망의 상황이 하나님 안에서는 절대 긍정의 소망을 가져다준다는 사실을. 나의 연약함을 들어 하나님의 살아계심을 증거 하는 도구로 삼아주신 것이 감사했다.

 

딸은 지금 17개월이 됐다. 수술 후 아이는 발가락과 다리에 힘이 생겨났고, 정상적인 삶을 회복해가고 있다. 아이를 볼 때마다 나는 ‘주의 은혜를 항상 기억하게 하소서’라고 고백한다. 함께 기도해주신 지인들과 오아후순복음교회 믿음의 가족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  

정리=오정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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