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선영 집사(금천대교구)

- 하나님은 당신의 모든 것을 아세요

암 직전에 발견, 투병 생활 없이 회복
건강 찾은 후 봉사하는 삶의 기쁨 얻어

 결혼 직후 임신을 했다. 기쁨도 잠시 난소에 물혹이 있는 줄 몰랐는데 그것 때문에 아이를 잃게 됐다. 이후 3년간 두 번이나 계류 유산을 했다. 몸과 마음이 많이 힘들었다. 그러던 중 감기에 걸려 항생제까지 먹었는데 뒤늦게 임신사실을 알았다. 병원에서는 중절을 권했다. 간절히 기다렸던 아이인데 그렇게 보낼 수는 없었다.

 수술대에 누웠다. 의사가 자꾸 이상하다고 했다. 아무리해도 마취가 안되고 또 자궁문도 열리지 않았다. 병원에서는 이런 환자는 처음이라며 방법이 없다며 더 큰 병원에 가라고 했다. 신기한 일에 하나님의 뜻이라 믿고 아이를 품고 있는 열달 내내 예배란 예배는 모두 찾아 드렸다. 그리고 드디어 아들을 품에 안았다. 아들은 심방중격결손증이 있었지만 건강하게 자랐다. 7살에 수술을 했고 12시간의 긴 수술 시간 동안 친정 고모님이 기도를 해주셨는데 아이 옆에 예수님이 지켜주시는 모습을 보셨다고 했다. 아들은 건강하게 자라서 이제 어엿한 대학생이 됐다.

 항상 하나님께서 주신 복이 감사해 봉사를 해야겠다고 생각은 했지만 생각뿐이었다. 그러다 5년 전 소화가 안 되서 약을 먹었는데 잘 낫지를 않아 병원에 갔다. 검사 때 대장에서 용종 하나를 떼었다는 소리를 들어 그런가 보다 했다. 그런데 조직 검사 결과 암이었다. 수술하기는 애매했지만 일단 혈관을 2㎝ 정로 타고 올라갔다고 해서 수술을 하는 것으로 결론을 내렸다. 암이라니 나에게 왜 이런 병이 생겼나, 아이들은 어떻게 하나 걱정과 근심으로 나는 하늘이 무너진 것 같은 마음이었다. 그런데 병원에서는 정말 운이 좋은 분이라며 너무 미세해서 발견되는 것 자체가 더 신기한 일이라고 했다. 항암치료도 방사선 치료도 받을 일이 없었다.

 수술 후 나는 똑같은 생활로 돌아가 바쁘게 직장 생활하며 세상에 젖어 살았다. 일년 반의 시간이 흐른 뒤 뭔가 몸이 이상한 것 같아 병원에 갔는데 이번에는 유방암이 발견됐다. 육안으로도 확인이 안 되고 아주 작은 몇 개가 있는데 다발성암이었다. 의사는 고개를 가로 저으며 심각하게 이야기 했다. 주변에서 투병하시는 분들이 너무 힘들게 치료 받는 것을 봐서 제발 항암치료를 안받았으면 하고 기도했다. 밤을 새우며 기도하고 또 기도했다. 그 순간 비로소 내가 그전에 서원기도 했던 것이 생각났다. ‘살려주시면 하나님을 위해서 봉사하겠다’고 했는데 그 약속을 지키지 못하고 똑같이 세상으로 나가 살고 있었던 것이다. 그리고 수술 4일 후 결과를 들으러 병원에 갔을 때 의사로부터 ‘정말 운이 좋은 분이세요’라는 말을 들었다. 상피내암인데 암이 되기 전 0기에서 발견이 됐다고 한다. 대장암이 발견 됐을 때와 똑같았다. 의사 선생님은 내게 종교를 갖고 계신 분이냐고도 질문했다. 내가 교회에 다닌다고 하니 그분은 ‘정말 신이 계시나 보네요’라고 말하셨다. 

 수술 후 몸을 회복하면서 아이들을 위해서 봉사하러 가야겠다고 마음을 먹었다. 그런데 기도처에서 여선교회 봉사자가 부족해 굉장히 힘들다는 소식을 들었다. 수술 부위가 아물자마자 더 생각할 것도 없이 봉사를 시작했다. 그리고 하나님은 내가 아이들을 좋아하는 마음도 아셔서 평일에는 어린이집 교사로서 살아갈 수 있게 해주셨다.

 내 아이들을 낳고 키우면서 유아교육에 대한 열망이 커졌다. 교사로서 제2의 인생을 살기 위해 열심히 공부했는데 병 때문에 꿈을 포기해야 하나 생각했었다. 그런데 하나님의 도우심으로 공부를 잘 마쳤고 더욱 소중한 마음으로 아이들을 만나고 있다. 가장 감사한 것은 불신 가정에 시집을 가서 오랜 세월 남편을 위해 기도한 것이 응답된 것이다. 예수님을 믿게 되고 집안에서 제사 때 절하는 것이 마음에 많이 걸렸는데 이제 남편은 고난 속에서 하나님을 만나고 함께 기도하는 동역자가 됐다.   

 언제나 함께 하시고 나보다 나를 더 잘 아시는 주님이 계시기에 두려움이 없다. 하나님이 건강을 허락해주시는 그날까지 봉사하며 기쁘게 살아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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