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명환 교수(건국대학교 생명과학특성학과)

꼴찌가 박사가 된 비결이요?

하나님 전적으로 이끈 드라마 같은 삶
세계적 에이즈 전문가이자 퇴치 운동가
사는 모습으로 하나님 사랑 전하고 싶어

 ‘아시아 태평양 에이즈학회 회장’, ‘건국대학교 생명과학특성학과 교수’, ‘미국 메릴랜드대학 미국정치학 겸임교수’ 그의 이름 앞에는 많은 수식어가 있다. 조명환 교수는 에이즈 분야의 선구자이자 아시아 최고 전문가, 후학을 양성하는 교육자 그리고 에이즈 퇴치를 위해서라면 전 세계 어디라도 가서 정치인, 기업인 심지어 위험지역의 반군 지도자까지 만나는 열정적인 행동가다.

 이런 그가 요즘 그 무엇보다 최선을 다해 하고 있는 일이 있다. 바로 하나님의 사랑을 이 세상에 알리는 것이다. 최근 ‘꼴찌박사’라는 제목으로 출간한 책에 그의 삶과 그 안에서 모든 것을 주관하며 사랑을 베풀어주신 하나님에 대한 이야기를 고스란히 담아냈다.

 누구보다 오래 책상에 앉아 공부했지만 성적은 그만큼 따라주지 않았던 어린 시절, 그는 어느 날 아버지 친구의 ‘너의 꿈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교수’라고 말해버렸다. 건국대 교수였던 그분이 미생물공학과를 추천하시며 지원해보라는 권유에 적성과는 상관없이 입학원서를 냈고 대학생이 됐다. 남들보다 두배, 세배 노력을 해서 졸업했지만 덜컥 결핵 판정을 받고 요양을 하러 농장으로 내려가야만 했다. 몸이 회복된 후에는 미국 유학에 도전했다. 하지만 실력부족으로 두 학기 만에 학교에서 쫓겨나고 말았다. 막막한 상황에서 기적이 일어났다. 쫓겨난 학교의 교수가 추천서를 써주었다. 여러 학교에 지원했지만 모두 입학이 거절됐다. 그런데 불합격 통지를 낸 애리조나대학교에서 찰스 스털링 교수를 지도교수로 공부할 경우에는 입학을 허락하겠다는 조건이 달린 편지를 보내왔다. 스털링 교수는 에이즈 연구가였다. 그 당시 에이즈 바이러스가 막 규명이 됐을 뿐 에이즈가 뭔지도 몰랐던 시절이라 조명환 교수는 에이즈 연구의 선구자가 됐다.

 “저는 어려서부터 공부를 못했어요. 게다가 문과 성향인데 대학을 미생물공학과로 간 거죠. 공부를 계속 하긴 해야겠는데 제 힘으로는 안 되니까 청년 시절에 하나님께 많이 매달렸어요” 하나님께 절절히 기도하면서, 노력하며 이룬 40년의 성과이기에 누가 봐도 당연한 성공 스토리로 여겨질만 했고 그 자신조차 꽤 오랫동안 그렇게 생각을 해왔다. 그러던 그에게 2년 전 뜻하지 않게 들어온 한국기독실업인회(CBMC)의 신앙간증 제안이 그의 삶을 온전히 하나님께 헌신하도록 하는 터닝 포인트가 됐다. 이전까지 그는 자신의 삶 이야기를 친한 친구에게도 해본 적이 없었다. “너무 가난해서 원조 받으며 자란 걸 어떻게 사람들에게 말하겠어요. 열등생이라 항상 자신감도 없었고 사실 지금도 제 얘기를 하는 건 불편해요” 첫 신앙 간증은 그에게 커밍아웃과 같았다. 처음으로 그의 인생 이야기를 풀어놓는 자리에는 3000명의 사람들이 있었다. 이후 책이 나오고 기독교 방송의 많은 프로그램들과 공중파의 아침방송까지 출연했다. 많은 사람들이 그의 이야기를 듣고 싶어 했고 들은 후에는 감동과 은혜를 전하며 조명환 교수를 다시 일깨웠다. “사실 간증을 하고 싶지 않았지만 하나님께서 음성을 주셨죠. ‘이건 너의 이야기가 아니라 내 이야기다. 내 자랑을 하고 와라’하셨어요”


 한국전쟁이 끝나고 3년 뒤 태어난 그는 어머니가 다니시던 교회의 연결로 ‘세이브더칠드런’을 통해 미국인 에드나 넬슨 씨의 후원을 받게 됐다. 그분은 돌아가실 때까지 45년간 매월 15달러와 편지를 조명환 교수에게 보냈다. “제가 교수가 됐다고 하는데도 에드나 어머니는 후원을 멈추지 않으셨어요” 에드나 씨의 편지 말미에는 언제나 세 문장이 적혀 있었다. ‘하나님은 너를 사랑하신다. 그의 사랑을 믿어라. 나는 너를 위해 기도한다’
 “에드나 어머니의 사랑을 나중에 더 크게 깨달았어요. 그리고 그건 인간이 할 수 있는 사랑이 아니라 하나님의 사랑이라는 것을요. ‘네가 성공해도 너를 돕겠다’라는 하나님의 음성이죠. 하나님이 나를 사랑하고 있다는 것, 저는 엄청난 사랑을 받았다는 사실 때문에 함부로 못살겠어요”  

 간증과 책을 준비하며 인생을 되돌아본 조명환 교수는 놀라운 발견을 했다. “예전에는 몰랐어요. 그저 운이 좋은 줄 알았고, 사랑을 받으면서도 그냥 그런가보다 후원자는 자기가 그렇게 하고 싶으니까 하나보다 했었어요. 그런데 우연도 아니고 운도 아니었어요. 너무나도 치밀한, 하나님의 전적인 은혜였던 거죠. 에드나 어머니를 사람들에게 말하면 그 사랑에 다들 크게 놀라요. 자신은 후원을 몇 년 하다 끝냈다고. 또 어떤 분은 내 자식한테도 편지를 안 보내는데 어떻게 후원아동에게 매달 그렇게 할 수 있냐고요” 요즘 뜻하지 않게 열린 간증 사역자의 삶 속에서 하나님께서 허락하신 기쁨과 감동이 있다. “제가 하나님이 저를 사랑하신다는 얘기를 하면 사람들이 저에게 그래요. 하나님이 자신을 사랑하는걸 깨달았대요. 연세가 90세도 넘으신 노신사께서도 눈물을 흘리며 그러시더라고요. 어떤 분은 ‘나는 뭘 해도 안 풀리는 흙수저인줄 알았는데 하나님이 나를 사랑해주시기 때문에 잘 될 수 있다는 소망을 갖게 됐다’고도 하시죠. 하나님이 자신을 사랑한다는 걸 알게 되니 희망도 발견하고 소망도 품으시더라고요” 수많은 일들 속에서도 그가 항상 당당할 수 있었던 것은 하나님의 사랑이었다.


 “스리랑카 반군 지도자를 만나서 협상을 했을 때 남들은 겁이 없냐고 하지만 항상 하나님이 용기를 주시고 잘 견뎌 나가게 해주셨어요. 지치지 않고 막히는 일이 있어도 포기하지 않고 해결책을 찾는 것도 주님 안에서 할 수 있어요”
 하나님이 사용하시는 도구로 살아가기를 꿈꾸는 조명환 교수의 눈은 청년의 눈처럼 빛이 났다. “하나님은 제게 빛과 소금의 역할을 해주길 바라세요. 마태복음 5장 16절 말씀에 예수님이 가르쳐주신 것처럼 삶을 통해서, 사는 모습을 통해서 사람들에게 하나님께 영광 돌리고 싶어요. 앞으로 제가 어떤 모습으로 살아갈지 모르겠지만 어떤 일을 하던지 저를 보고 하나님을 알게 됐으면 좋겠어요. 예전에는 교수나 박사가 목표였다면 지금은 세상의 직업이나 일이 목표가 될 수 없어요. 이제는 하나님의 이름을 높이기 위해서만 살기를 원합니다. 힘들어서 쓰러지고 넘어질 수도 있겠지만 하나님이 들어 사용하시는 저의 인생 2막을 저도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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