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록희 집사(강서대교구)

- 말씀에 순종했더니 공황장애 치유

기도시간 기다려지고 대중교통 이용도 ‘거뜬’

 13년 전에 공황장애가 생겼다. 직장에서 억울하고 분한 일을 겪으면서 여러 사람을 미워하게 됐고 그만두려는 생각으로 하루하루를 버텼다. 그 견디기 힘든 시간에 병이 생겼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동생의 결혼 문제로 말다툼이 일어나 집안 분위기까지 침울해졌다. 나는 동생의 결혼을 반대했다. 하나님이 허락한 배우자가 아니라고 판단했다. 지금 생각하면 영적으로 교만하기 짝이 없었다. 동생은 누나의 반대에도 결혼식을 올렸고, 나는 의절하기로 결심했다. 이 일로 부모님과의 관계도 멀어지고, 동생과는 왕래도 끊어졌다.

 그러면서 공황장애를 앓게 됐다. 증세가 시작되면 갑자기 기분이 가라앉고 마치 죽을 것 같은 공포가 몰려왔다. 그러면 전기에 감전된 사람처럼 온 몸이 쩌릿쩌릿 하고 손발과 머리가 차가워지면서 감각을 느끼지 못했다. 정신은 혼미해지고 몸은 붕 떠서 중심을 못 잡고 쓰러질 것 같았다. 급기야 나중에는 숨조차 쉴 수 없는 지경에 빠졌다.

 이런 증상들이 13년 동안 시도 때도 없이 반복됐다. 병원을 드나들며 1년 이상 약을 먹어보았으나 병세는 호전되지 않았다. 다행스럽게도 증상이 나타나면 기도를 했고, 1시간 쯤 기도를 하면 비로소 증상이 사라졌다.

 결국 직장을 그만두었으나 공황장애는 여전히 없어지지 않았다. 6개월 동안 쉬면서 나는 무료한 나날을 보냈다. 나의 미래가 걱정됐고 불안감과 초조감이 몰려오더니 위경련이 생겼다. 3개월 동안 잠도 못자고 음식도 제대로 먹지 못했다. 괴로운 날들이 이어졌다.

 병원에 가고 약을 먹어도 소용없었다.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기도뿐이었다. 새벽예배를 시작했다. 아마 2년 전 어느 날 새벽이었지 싶다. 기도 중에 예수님의 말씀이 떠올랐다. “그러므로 예물을 제단에 드리려다가 거기서 네 형제에게 원망들을 만한 일이 있는 것이 생각나거든 예물을 제단 앞에 두고 먼저 가서 형제와 화목하고 그 후에 와서 예물을 드리라”(마 5:23∼24).

 결코 순종하고 싶지 않았으나 나는 어느새 동생에게 전화를 걸고 있었다.
 “누나가 잘못했어. 용서해줘. 나는 너와 화해하고 싶구나.”
 그렇게 화해하고 나자 비로소 공황장애는 사라지기 시작했다. 하나님의 말씀은 시시때때 나에게 깨달음을 주셨고 오랫동안 닫혀 있던 마음이 조금씩 열리고 있었다. 어머니와 동생이 나를 위해 눈물로 기도하고 있었다는 사실을 알았을 때 나는 하나님께 회개했다. 교구에서 진행하는 기도회와 성경세미나에 참석하여 최진용 목사님의 강의를 들으며 성경에 대한 이해가 깊어지자 말씀이 그렇게 달게 와 닿았다.

 ‘버스를 타보고 싶다.’ 어느 날 그렇게 마음을 먹고 버스에 올랐는데 거짓말처럼 목적지까지 편안하게 갔다. 이전의 나는 공황장애로 대중교통을 전혀 이용하지 못했다. 그런데 이제는 지하철을 타도 증세가 전혀 나타나지 않았다. 하나님께 감사의 기도를 드렸다. 하나님의 말씀으로 내 오랜 상처가 치유됐다.

 

나에게 놀라운 변화들이 일어났다. 매달 열리는 기도회와 성경세미나를 기다리고, 사람들 앞에 서기를 꺼리던 내가 찬양팀의 일원으로 헌신하고 있다. 무엇보다 하나님이 나와 함께하신다는 확신으로 충만하다. 내게도 행복이 찾아온 것이다.

정리=이미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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