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시윤 장로, 지유정 권사(구로대교구)

- 뒤돌아보니 걸음마다 인도하셨네

병마, 자녀문제, 삶의 고민들…고비마다 기도로 응답

 30여 년 살아온 낡은 빌라는 엘리베이터도 없어서 여든이 넘은 부부가 살기에는 좋은 환경이 아니었다. 이사를 하고 싶어도 할 수 없었다. 팔리지도 않고, 전세도 안 나가고, 재건축도 번번이 안 됐다. 우리 집만 이런 게 아니라 이웃집도 마찬가지여서 포기하고 기도만 해왔다. 그런데 어느 날 아내가 계단을 내려가다 다쳐서 반월상연골판이 파열됐다. 걷지도 못할 만큼 심해서 결국 수술까지 해야 했다.

 수술 후 요양을 할 때 딸의 도움을 받기 위해 큰딸 집에서 잠시 지냈다. 하루는 내가 장로수련회에 참석하고 있을 때 아내는 비워둔 집에 들렀는데, 그날따라 하필 집에 가고 싶은 마음이 강하게 들었다고 한다. 그런데 때마침 부동산에서 찾아와 집 살 사람과 만나게 됐다. 부동산에 내놓지도 않았는데 어떻게 알고 왔느냐 물으니 원래 매매를 원하는 집에 들렀다가 사람이 없어 돌아가는 중에 이웃 사람으로부터 이 집도 팔고 싶어 한다는 이야기를 들었단다. 아내는 곧장 나에게 문자를 보냈는데, 나는 그때 예배중이어서 무조건 알아서 하라고 대답했다.

 나중에 알고 보니 한국토지주택공사에서 저소득자에게 급히 임대해줄 집을 구하는 중이었다. 계약 조건은 주방기구를 놓고 가는 것이라고 하여 돕는 마음으로 흔쾌히 계약했다. 그 집을 정리하고 엘리베이터가 있는 집으로 이사를 했으니 우리 부부로서는 감사할 뿐이다.

 전능하신 하나님은 우리 부부가 기도할 때마다 언제나 당신의 계획대로 인도해 주셨다. 나는 젊은 시절 전쟁을 겪고 수없이 많은 육체의 고통을 짊어지고 살았다. 얼마나 생사의 고비가 많았던지 내가 환갑을 맞았을 때 주변 사람들이 나에게는 꼭 환갑잔치를 하도록 권고할 정도였다. 우리 교회에 나오게 된 계기도 병 고침을 받기 위해서였다. 맹장수술을 한 데가 잘못되어 주먹만한 혹이 생겨 수술을 했는데 그 후유증이 너무 심했다.

 60세가 넘어서는 장에 문제가 생겨 수술을 했는데 그래도 낫지 않아서 세 차례나 더 수술했다. 수술 부위가 아물지 않으면 배설물 통을 차고 다녀야 할 만큼 불편하고 고통스러웠다. 아내는 이런 남편을 위해 금식하면서 부르짖었다. 남편의 고난을 알기에 그야말로 뜨거운 눈물을 흘리면서 기도했다. 아내가 기도 중에 성령 충만을 받아 감사기도가 흘러나오던 그 다음날 나의 상처가 감쪽같이 아무는 기적을 체험했다.

 이밖에도 살아오면서 겪은 기적은 말로 다할 수 없다. 고난은 우리 부부가 기도하는 기회가 됐다. 하나님은 우리가 기도할 때 어떻게든 해결해 주셨고 자녀들에게도 복을 주셨다. 반듯하게 잘 자라 약사로, 유치원장으로 일하는 자녀들을 볼 때면 내 자랑으로 삼기보다 모든 것을 이루어주신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게 된다.

 이영훈 목사님이 모세는 여든 살에 하나님의 사명을 받았으니 인생은 80세부터라고 설교하셨는데, 나는 그 말씀에 큰 용기를 얻는다. 나와 아내는 앞으로도 잠언 16장 9절 “사람이 마음으로 자기의 길을 계획할지라도 그의 걸음을 인도하시는 이는 야훼시니라”는 약속의 말씀을 마음에 새기고 절대긍정 절대감사의 삶을 살아가려고 한다.

정리=김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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