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상처 하나 없이 기적처럼 깨끗
얼마 전 수요일에 동생을 만나기 위해 휴가를 내어 포항에 들렀다. 시내버스에 올랐는데 자리가 없었다. 나는 한 손으로는 손잡이를 잡고 한 손으로는 휴대전화를 들고 수요예배 실황중계를 보며 예배를 드렸다. 평소 수요예배와 금요철야예배에 참석할 수 없을 때는 종종 휴대전화를 활용해 예배를 드렸으므로 흔들리는 버스에서도 이영훈 목사님의 말씀강해에 푹 빠진 채 이동하던 중이었다.
쾅! 갑자기 들리는 소리와 함께 나는 엉덩방아를 찧고는 운전석이 있는 앞자리까지 쭉 미끄러져서 거의 날아가다시피 했다. 차는 급브레이크를 밟고 멈췄다. 벌떡 몸을 일으켰을 때 “하나님! 감사합니다!”가 터져 나왔다. 다친 곳이 없는지 살폈지만 아무 데도 아픈 데가 없었다.
“누가 119에 신고 좀 해줘요.” 운전기사의 다급한 목소리가 들렸다. 나는 서둘러 손에 쥐고 있던 휴대전화로 신고를 했다. 다시 주변을 돌아보니 사고의 충격으로 버스 안은 엉망이었다. 한 승객은 머리를 다쳐 피가 흐르고 있었고, 움직이지 못하는 승객이 쓰러져 신음하고 있었다. 나는 다친 사람들을 보살피느라 정신이 없었다. 이날 사고는 여러 언론 매체에 보도됐다. 12명이 다쳤고 4명이 중상을 입었다고 했다.
나도 버스에 서 있었으므로 큰 부상을 당할 수밖에 없었는데 작은 상처 하나 없이 멀쩡했다. 하나님이 지켜주셨다는 말 외에 더 설명할 말이 없었다. 나중에 보니 입고 있던 옷이 찢어져 있었다. 나는 더욱 감사할 수밖에 없었다. 그날 다시 서울에 올라와 병원에 들러 검사를 했으나 아무 이상이 없었고, 보험회사 직원에게도 아무 이상이 없으니 마무리하겠다고 말했다. 나는 아무것도 바랄 게 없었다. 하나님께서 나를 지키고 보호해주신 사실만으로 행복했다.
나는 ‘선데이 크리스천’으로 살았다. 아내의 권유로 10년 전부터 교회에서 새가족을 위해 봉사를 시작했다. 그러면서 기적 같은 시간들을 보냈고 한순간도 감사하지 않을 수 없었다. 주일에 스포츠 동아리 활동을 하던 때만 해도 스트레스가 많아서 무슨 말을 하려면 헛기침부터 나오고 만성 속쓰림에다 어깨 통증까지 그야말로 종합병원이었다. 그러던 몸이 예배에서 은혜를 체험하고, 봉사활동하며 말씀읽기를 시작하면서 어느새 깨끗해졌다. 나는 어느새 ‘절대긍정 절대감사’의 삶으로 충만했으며, 불평할 일이 사라지면서 삶이 평온해지는 기쁨을 누렸다. 주 2교대 근무를 하는 작업환경은 하나도 바뀐 게 없지만 내 삶은 어느새 모든 것이 새로워졌다. 그리고 급기야 위태한 사고의 순간에서도 지켜주시는 하나님을 체험하면서 내 일상의 일거수일투족 속에 함께하시는 하나님의 은혜를 에너지 삼아 더 열심히 봉사하는 인생을 살아가고자 한다.
정리=복순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