헝가리, ‘생명 복음’이 배고픈 선교지
2009년 파송 현지인과 집시 사역 전개
기독교인구 54%로 감소…영적 갱신 일어나야
예배에 목숨 거는 교회 만들기 위해 헌신
마라나타!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문안드립니다. 저는 2009년 10월에 헝가리에 파송돼 헝가리 현지인과 집시, 그리고 한인들을 섬기며 사역하고 있는 전근일 선교사입니다. 사람들의 삶이 생존의 단계를 넘어서면 삶의 질을 추구하게 되는데 그래서인지 조국 대한민국에서는 최근 들어 여행과 관련한 다양한 문화콘텐츠가 많은 사람들에게 호응을 얻고 있는 듯합니다.
이런 상황에서 동양과 유럽, 이슬람문화가 절묘하게 어우러져 있어 이채롭고 황홀한 야경으로 많은 사람들을 매료시키는 헝가리도 최근 여행지로 급부상하여 많은 한국인들이 방문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참으로 안타까운 현실은 이곳 헝가리가 많은 사람들의 인식에 여행지로 인식되는 것입니다. 헝가리는 1989년에 소련으로부터 해방이 되었을 때 인구의 95% 이상이 기독교(가톨릭 포함) 신자였으나 2011년 조사에 의하면 54%로 감소했습니다. 더욱더 안타까운 것은 54%라고 이야기하는 사람들 가운데서도 상당수가 거듭난 기독교인들이 아닌 명목상 기독교인이라는 사실입니다.
노방전도를 하는 가운데 만난 ‘어띨러’라는 사람은 “기독교는 실제로 자신의 마음에 평안을 주지 못했다”며 기독교에서 불교로 개종한 이유를 밝히던 때가 있었고 무수히 많은 사람들이 무교이거나 명목상 기독교인들이었습니다. 뿐만 아니라 제가 사역하고 있는 ‘벌코’라는 집시 마을에서는 최근 가슴 아픈 일이 있었는데 집시 교회 건축을 훼방하던 마약상 가정에서 쉽게 마약을 접할 수 있도록 하여 마약을 복용한 초등학생 아이들이 약물로 인해 사망하는 일도 발생했습니다. 특별히 제가 섬기는 한인 교회의 경우 하나님의 특별하신 은혜로 헝가리에 소재하는 의대에 진학하기 위해 각처에서 온 한인 청년들이 교회에 등록하는 덕분에 기적 같은 부흥이 일어났습니다.
부다페스트에 있는 의대에 재학 중인 한인 120여 명 중 거의 절반은 교회에 출석하는 상황이고 이들이 금요일마다 헝가리 복음화와 하나님께서 주신 의료선교 사명을 더욱더 잘 감당하고자 순복음의 신앙으로 강력하게 부르짖으며 예배드리고 있습니다. 이처럼 귀한 한인 청년들이 모이는 이유가 예배와 선교를 위해서임을 깨닫고 2018년부터는 ‘예배와 선교에 목숨을 건 교회’를 기치로 교회 CI(Church Identity)와 로고를 바꾸었습니다. 또 찬양과 기도, 말씀에 집중된 예배를 드리기 위해 한 주간 동안 예배팀을 비롯 소그룹리더 및 사역팀 전원이 기도로 준비하고 그동안 선교팀을 받아 사역하던 교회의 패러다임을 바꿔 비록 유학생들이 많아 재정적으로 열악한 교회이지만 올 여름에는 선교팀을 훈련하여 파송하기도 했습니다. 뿐만 아니라 매주일 “오늘은 헝가리를, 내일은 유럽을”이라는 구호를 외치고 주일 예배 후에 모든 성도들이 노방전도에 참여하여 ‘유럽복음화에 있어서 헝가리는 우리 교회가 책임진다’는 마음으로 열심을 다해 전도하고 있습니다. 또한 매주 유학생들을 위한 캠퍼스사역을 여러 장소에서 시행하여 말씀과 기도가 캠퍼스에 울려 퍼지도록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새벽에 그리고 금요일 토요일 주일에 모여서 예배드리고 기도하면서 이 기도모임이 더 강력해지는 바람에 교회 건물에 거주하는 주민들이 지속적으로 경찰에 민원을 넣어 경찰들이 자주 출동하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하나님께서 도우셔서 오히려 경찰들이 교회 편에서 우리의 정당성을 민원인들에게 이해시켜주었습니다. 그러자 일부 세입자는 교회 문고리를 고장 내어 성전에 들어가지 못하도록 만들기도 했습니다.
한인사역뿐만 아니라 집시사역에서도 진보가 있었습니다. 전임 선교사들이 잘 훈련한 집시사역자들과 10여 년 가까이 동역하면서 힘든 상황도 있었으나 바른 관계정리를 이루어 지역마다 사역지를 확장해 힘있게 사역하고 있습니다. 그 가운데 부다페스트에서 350㎞ 떨어진 어라녀셔빠띠에서 사역하는 이슈트반 사역자는 주변 3곳에 교회를 세웠는데 그 가운데 2곳은 자체적으로 건축을 하였습니다. 벌코에서는 마약상의 거점 바로 옆에서 하나님께 예배드리며 복음으로 마을을 새롭게 하는 일에 힘을 쏟고 있습니다.
이 모든 것이 하나님의 전적인 은혜이며 또한 기도와 물질로 동역하시는 우리 여의도순복음교회 성도님들 때문이라는 생각에 늘 감사하고 있습니다.
헝가리는 과거 구(舊)소련이 40년 이상 통치하면서 영적인 암흑기를 맞았고 민주화를 통해서 강력한 신앙적 부흥을 기대했지만 현재는 유럽의 여느 나라와 마찬가지로 기독교가 쇠퇴하였습니다. 대신 신비주의적 교회들이 부흥하고 다양한 이단 혹은 타종교의 영향이 점점 강력해지는 상황에 놓여있습니다. 그러나 무엇보다 심각한 것은 “하나님 아는 것을 대적하여 높아진 것”(고후 10:5)이라는 말씀처럼 영적인 교만이 너무도 강하다는 데 있습니다.
헝가리는 야경이 멋진 나라가 아닌 어둠의 문화가 점점 더 그 위세를 높여가는 나라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헝가리를 가고 싶은 여행지 혹은 떠오르는 여행지로 인식하기보다 ‘생명의 복음’을 전해야 하는 선교지 혹은 볼거리가 많고 흥미로운 곳이 아닌 영적으로 퇴락하고 쇠잔한 선교지로 생각하고 영적으로 배고픈(Hungry) 헝가리(Hungary)를 위해서 더욱더 기도로 동역해 주시기를 간곡히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