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토의 땅에서 거두는 오순절 성령의 열매
조용기 목사 모스크바성회 통해 쌓여온 순복음의 영성
이영훈 목사 성회 계기로 교계 연합 등 사역 전환 맞아
주님의 이름으로 문안드립니다. 제가 사역하는 러시아의 수도 모스크바는 1921년부터 1991년까지 70년간 ‘소련’ 공산주의 지배 아래 교회가 무너지고 복음이 열매 맺지 못했던 땅이었습니다. 그러나 소련(소비에트사회주의연방공화국)이 해체되기 한 달 전인 1991년 11월, 공산당의 심장부에 순복음교회를 세우겠다는 믿음 하나로 이 땅을 밟았던 순복음실업인선교연합회 소련선교회 성도님들과 중앙아시아에서 사역하시던 세 분의 선교사님에 의해 교회가 세워지고 선교사역이 시작되었습니다. 모스크바에 도착한 다음 날 추위를 마다하고 공산당 기관지를 발간하는 신문사 앞에서 사람들에게 전도지를 나누어주고 작은 사무실을 임대해 모스크바순복음교회 창립 예배를 드렸던 그들의 믿음이 씨앗이 되어 1992년 6월 조용기 원로목사님을 모시고 크렘린(공산당 전당대회장)에서 역사상 처음으로 기독교 집회가 열렸습니다. 또 1993년 2월에 세워진 모스크바신학교에서 학장으로 선교사역을 감당하신 이영훈 위임목사님을 통해 많은 목회자가 배출되는 놀라운 부흥이 일어나게 되었습니다. 약 7년간 놀라운 성령 운동이 일어났지만 1998년 선교사 추방과 동시에 교회는 문을 닫게 되었습니다. 선교사들이 떠나가고 15년이 지난 뒤 다시금 러시아를 향한 하나님의 목적을 이루기 위해 교회의 명령으로 2013년 8월 저는 모스크바 땅을 밟게 되었습니다.
파송되던 당시에는 목사님과 성도님들에게 절대긍정의 믿음으로 사역해서 좋은 소식을 전하겠다고 선포했지만 모스크바로 향하는 비행기 안에서 돌아본 현실은 희망이 보이지 않았습니다. 절망이 엄습해오던 그때 하나님께서 말씀을 통해 주셨던 믿음의 확신은 “견실하며 흔들리지 말고 항상 주의 일에 더욱 힘쓰는 자들이 되라 이는 너희 수고가 주 안에서 헛되지 않은 줄 앎이라”는 고린도전서 15장 58절 말씀이었습니다.
모스크바에 도착한 뒤 수소문 끝에 현지인 사역자를 만나본 결과 15년 전 선교사들이 추방당하며 신학교와 교회는 문을 닫았지만 순복음의 이름으로 모스크바에 심겨졌던 복음의 씨앗이 열매를 맺고 있었음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때로는 기도하고 수고한 만큼 열매가 보이지 않을 때도 있지만 끝까지 낙심하지 않는 것은 “복음을 향한 수고가 주 안에서 헛되지 않다”는 바울의 고백이 지금 이 순간에도 선교지와 우리들의 삶에서 살아 역사하기 때문입니다.
2016년 3월 이영훈 목사님께서 러시아에 부흥 성회를 위해 방문을 하시면서 새로운 비전을 심어 주셨고 러시아 선교사역의 새로운 전환점을 맞게 되었습니다. 모스크바에서 교회를 세우는 것에 머물지 않고 여의도순복음교회가 현지 교단과 연합하여 사역할 수 있는 길을 만들어 ‘세계 최대의 교회가 세계 최대의 지역을 선교할 수 있게 하자’는 것이었습니다. 25년 전 순복음의 믿음의 선진들이 복음의 씨앗을 뿌렸기에 사역할 수 있는 길이 이미 열려 있었습니다.
2017년 9월, 러시아 페름에서 있었던 ‘종교개혁 500주년 기념 및 전 러시아 성회’는 연합사역의 좋은 시발점이 되었습니다. 한 집사님의 섬김으로 이영훈 목사님의 저서 『성령과 함께』를 번역 출간하여 배포할 수 있었고 이를 통해 러시아교회의 성령 운동에 전환점을 마련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2018년 2월에는 러시아 오순절교단이 중심이 되어 열린 러시아 국가 조찬 기도회에 여의도순복음교회가 초청을 받아 러시아의 경제 정치 종교인들에게 하나님께서 순복음을 통해 이루신 믿음의 유산을 나누는 기회를 가질 수 있었습니다. 2019년 5월에 개최된 모스크바 대성회는 8000개의 교회가 소속된 오순절 두 교단이 연합해 개최한 최초 성회로 순복음의 영향력을 확인할 수 있는 자리였습니다. 평소 조용하게 기도하는 러시아 성도들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이영훈 목사님이 “주님의 이름을 부르고 기도합시다!”라고 선포한 것을 현지 통역이 “주여 삼창 합시다!”로 통역하며 모두 뜨겁게 통성으로 기도하는 놀라운 광경이 벌어졌습니다. 또한 이영훈 목사님의 저서 『믿음의 힘』이 번역 출간되어 러시아 전역으로 배포되면서 절대긍정의 믿음이 전파되었습니다.
선교사 개인의 사역을 뒤로 하고 현지교단과 연합하여 일어난 여의도순복음교회의 사역에 대해 말씀드리는 것은 여의도순복음교회가 함께 일어날 때 폭발적인 선교역사가 쓰여지기 때문입니다. 20년 동안 선교사들이 해결하지 못했던 이단 문제를 이러한 연합사역을 통해 해결되는 일들도 있었습니다.
저를 비롯한 러시아의 사역자들은 어려운 환경 가운데 믿음을 지켜가고 있는 러시아 성도들에게 오순절 성령의 역사와 절대긍정의 신앙을 전파해 나가며 사명을 감당하고 있습니다. 이 모든 과정을 이끄신 하나님께 영광과 감사를 돌리며 소련 시절부터 오랜 기간 쌓여온 순복음의 기도와 영혼 구령의 씨앗이 동토의 땅에 깊게 뿌리내려 어떠한 체제 속에서도 굳건한 믿음의 반석으로 자리매김하리라 믿습니다. 할렐루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