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도재 장로(반석대교구) -

말씀과 함께하는 이웃 사랑은 참 행복하다

40년간 가정형편 어려운 학생들 장학금 전해
70세 기념해 2년간 성경필사 주님 사랑 커져

 70세가 되었다. 2014년도였다. 나이를 생각할 때는 ‘이만큼 살아왔다’는 삶의 길이와 함께 ‘그 나이에 맞게 사는지’도 돌아보게 된다. 나의 이익 때문에 다른 이들에게 못할 짓을 하지는 않았는지, 남의 눈에 눈물을 나게 한 일은 없는지를 뒤돌아봤다. 그래서 70세는 인생의 터닝 포인트라 생각했고, ‘더 나이듦’이란 인생의 덤이자 천국을 준비하는 기간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결심한 것 중 하나가 성경필사다. 막상 구약부터 쓰자니 엄두가 안나 신약부터 성경을 쓰면서 읽어 내려갔다.

 의미 있는 시작이었다. 하지만 필사를 하다 보니 어깨나 팔 근육에 무리가 생겼고, 하도 힘을 주면서 썼는지 오른손 엄지손가락 쪽에 뼈가 튀어 올라왔다. 2014년 6월 2일, 신약 필사를 마치고 하나님께 이렇게 편지를 썼다. “감사합니다. 침침한 시력이나마 주셔서 신약 필사를 마치게 하셨으니 재삼 감사합니다. 그런데 구약을 써야 할 텐데 엄두가 안나 망설여집니다. 기도해보고 하겠습니다” 

 20일을 기도하고 망설이다가 구약성경 필사를 시작했다. 다시 쓰는 성경은 이전과 느낌이 달랐다. 이전에는 성경필사 완성품에 주력했다면 이번은 말씀을 알아가고 이해하고 마음에 새기는 데에 초점이 맞춰졌다. 천천히 말씀을 써 내려가니 하나님이 내 옆에서 말씀하시는 것 같았다. 그래서 더욱 깨달을 수 있었다. 모든 것이 내 힘으로 산 것이 아니라 다 하나님이 하신 것, 하나님이 인도하신 것이라는 것을.

 나는 금속산업분야에서 47년 외길을 걸으며 30년이 넘게 중소기업을 이끌었다. 지금은 회장직으로 일선에서는 물러섰지만 10년 전 한국을 빛낸 기업인 대상을 받은 것을 기억하면 가슴이 벅차다. 모든 것이 하나님의 은혜였다. 지난 40년간 가정형편이 어려운 아이들을 돕기 위해  15∼20명을 매달 후원하고 있다. 번만큼 나누어야 한다는 생각 때문이다. 교회에서는 사회사업선교회장, 세계실명예방단장, 공간협의회장 등을 맡으며 봉사했다. 성공해서 몇 백억 원씩 사회사업을 위해 내놓는 이들에 비하면 나의 봉사와 헌신은 부끄럽기 짝이 없다. 그러나 나의 그릇이 이 정도라고 생각하면서 무리하지 말고 꾸준하게 후원하자는 것이 나의 지론이다. 

 어려운 학생들에게는 돈도 중요하지만 더욱 중요한 건 사랑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학생들을 만나면 용기를 주는 말들을 한다. 삶의 의욕을 북돋아주고 싶어서 고난 중에서 성공한 이들의 얘기를 들려주면 아이들이 힘을 얻는다. 그러한 힘을 나는 성경말씀을 쓰면서 얻을 수 있었다. 2015년 12월 31일 성경필사를 마쳤다. 2년을 넘기지 않으려고 얼마나 노력했는지 모른다. 

 70세를 기념으로 시작한 성경 필사본이 2년 만에 한권의 책으로 엮어졌다. 성경필사를 하면서 하나님과 동행할 수 있었고, 말씀을 더욱 지키려고 애쓰게 됐다.
 영광대학에서 전시를 하자고 요청을 해, 다른 이들이 보고 말씀을 향한 마음이 더 커지길 바라는 마음으로 전시에 응했다.

 ‘하루가 즐거우려면 이발을 하고 한 달이 즐거우려면 차를 사고 일 년이 즐거우려면 새집을 사라’는 말이 있다. 나는 전도할 때 이 영국속담에다 “평생 즐거우려면 이웃을 도우십시오”라는 말을 덧붙인다. 여기에다 “말씀으로 주님이 함께하시면 이보다 더 행복할 수는 없을 것”이라고 증언한다.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