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덕용 장로(구로대교구) -

4미터 아래로 떨어졌지만 기적으로 살아나

사고 정황 기억 못할 정도로 의식 불명
야훼 라파의 손길로 수술 없이 치유 받아

 스텐을 수집해 제련소로 보내는 사업을 운영하는 나는 지난 6월 10일 오후 4시 반경 공장에서 고장 난 호이스트(물건을 집어 올리는 기계)를 직접 고치기 위해 사다리를 타고 4미터 높이로 올라갔다. 그런데 기계를 거의 다 고칠 무렵 사다리가 미끄러지면서 순식간에 4미터 아래 바닥으로 곤두박질쳤다. 사고가 일어난 장소는 사무실 CCTV에도 보이지 않는 사각지대였기에 아무도 나를 발견하지 못했다.

 공장에 자가용은 있는데 주인이 없는 것을 의아하게 생각한 아내 노경희 권사와 직원이 급기야 나를 찾기 시작했고 머리와 코에서 피를 흘리며 한쪽 구석에서 걸어나오는 나를 발견하고 소스라치게 놀랐다. 아내가 서둘러 119에 전화를 걸어 응급상황을 알렸다. 바로 구급차에 실려 인근 대학병원 응급실로 옮겨졌고 응급치료와 CT, MRI, 엑스레이 등 촬영이 진행됐다. 순식간에 각종 바늘과 의료 기계들이 내 머리를 거미줄처럼 에워쌌다. 깨진 머리 안팎으로 피가 멈추지 않고 계속 흐르고 있어 수술이 시급했다. 의사는 상황이 불안하다며 아내에게 사고 사실을 가족에게 알리라고 했고 연락받은 형과 형수가 병원으로 달려왔다.

 생사의 기로에서 의료진은 당황하다가 우선 머리에 고인 피를 제거하고 계속 상황을 지켜봤다. 수술이 진행된다 하더라도 살 가망이 없고, 살아난다 해도 몸이 제 기능을 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의사는 말했다. 바라는 건 ‘기적’뿐이라고 했다. 아내는 피가 멈추고 수술하지 않게 해달라고 기도하고 서둘러 담당 교구 목사님께 연락했다. 또 지인들에게 문자로 위급상황을 알리며 기도를 요청했다. 할 수 있는 것은 오직 하늘에 계신 하나님께 도와달라고 하는 기도 밖에 없었다.

 응급상황이 계속 이어지는 가운데 밤 11시 CT촬영 결과 머리 안에서 흐르던 피가 멈췄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다행히 수술은 면했다. 의식이 돌아온 건 아니지만 중환자실로 옮겨졌고 잠시 눈을 떴다가 다시 의식을 잃었다.

 의식을 찾은 건 사고가 난 지 이틀이 되어가는 무렵이었다. 기억이라곤 호이스트를 고치다 사다리에서 떨어진 것이 전부였다. 피를 흘리며 걸어 나온 기억이 전혀 없었다. 머리와 얼굴을 제외하곤 다친 곳이 없어 아내는 내가 의식을 잃을 거라고는 상상도 못했다고 했다. 병실에서 눈을 뜬 나는 왜 내가 병실에 누워있는지 또 내 앞에 형과 형수가 와 있는지 전혀 알 길이 없었다. 하지만 병원에서는 사고 현장에서 조금만 지체됐다면 머리에서 피가 멈추지 않았더라면 이런 기적 같은 일이 일어나지 않았다고 했다.

 갑작스런 응급 상황에서 하나님의 치료의 손길을 생각하고 기도를 요청한 아내가 대단했다. 아내는 모든 응급 치료가 너무나도 신속하게 진행됐다며 마치 하나님의 손이 일사천리로 움직여 고쳐주시는 듯 했다고 말했다. 하나님은 정말 예비의 하나님이셨다. 사실 나는 사고가 나기 전까지 아스피린을 복용했다. 먹던 약이 떨어져 사다 놓는다는 것을 깜빡 잊고 있었는데 만일 사고 당일까지 아스피린을 복용했더라면 머리의 피가 멎지 않아 위험한 상황이 초래됐을지도 모른다.

 주변에서는 사망의 골짜기를 넘을 수 있었던 것이 1993년 영산세계선교회 회원을 시작으로 북미캐나다선교회장까지 오랜 세월 오직 주를 위해, 세계선교를 위해 헌신한 것에 대한 하나님의 선물인 것 같다고 했다. 나를 살려주신 하나님께 진정 감사했다. 회복도 빨라 병원에서는 더 이상 치료할 것이 없다며 퇴원을 명했다. 이어 2달간 통원 치료하며 약을 복용한 후 지금은 사고 전보다 더 건강하게 신앙생활하고 있다. 나에게 기적을 베풀어주신 하나님께 감사드리며 중보해주신 장로님들과 교구 성도들에게 지면을 통해 감사를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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