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은 성도(대학청년국 프뉴마선교회) -

나를 기다려주시는 하나님

공동체 사역 가운데 때로는 상처도 받아
나를 사랑하시는 주님 만나는 체험 통해 회복

나는 지난해 11월 임기를 마치고 공동체 리더의 자리를 내려놨다. 리더를 맡기 전 다짐들과 다르게 리더라는 사명 아래 힘든 시간들을 보냈다. 모태신앙으로 자라 특별히 방황이라고 할 만한 일도 없었던 내게 리더의 자리는 지금까지 겪어보지 않았던 비난과 상처들을 마주하게 만들었다. 나는 그 시간을 보내고 난 후 같은 공동체 사람들과 마주치고 싶지도 않았고, 그 때가 떠오를 때면 끝없는 후회와 우울, 좌절 속에 아무 것도 하고 싶지가 않았다. 물론 그런 내 마음을 솔직하게 하나님 앞에 내려놓아야 한다는 답은 알고 있었지만 아무 것도 하고 싶지 않았다. 그래서 그랬던 것 같다. 주일마다 교회에 가서 예배를 드리는데 간절함이 없었다. 기도시간에 기도하지 않았다. 설교를 들었지만 그 어떤 도전도 하고 싶지 않았다. 말씀을 묵상할 때도 하는 둥 마는 둥 시간을 보내기가 일쑤였다. 기도시간 내내 서서 가만히 있는 것이 너무 지루하고 힘들었다. 그래서 한 가지 기도를 시작했다. ‘예수님의 사랑이, 십자가 구원의 감격이 귀로 들어서 하는 게 아니라 깊이 경험해서 가슴에 새겨지게 해달라’고 기도했다. 그 기도를 매주 반복하면서 꼼짝하지 않는 내 곁을 계속 지키고 계신 하나님이 느껴지기 시작했다. ‘이렇게 정말 아무 것도 안해도 괜찮은걸까?’라고 자문하는 내게 하나님은 ‘얼마든지 그래도 돼, 내가 너를 기다릴게’라고 말씀하셨다. 문득 주님이 나를 사랑하신다는 사실에 감격했고 내가 주님을 사랑해서 기쁘게 찬양하고 기도하던 순간들이 떠올랐다. 그 때부터, 그 기쁨을 잃어버리지 않도록, 빼앗기지 않도록 해달라는 찬양의 가사를 기도로 고백하기 시작했다.
 나의 영적 방황이 반 년 가까이 되었을 무렵이었다. 매주일 예배시간에 불렀던 한 찬양의 가사가 뜬금없이 내 얘기, 내 고백, 내가 쓴 찬양인 것처럼 느껴졌다. ‘내 백성이 나를 떠나 돌아섰지만 내 사랑이 내 백성을 포기 못하니 내 모든 것 내어주고 나 그들을 얻으리라’, ‘야훼께로 돌아가자 우린 넘어져도 그는 변치 않네. 야훼께 돌아가자, 우린 넘어져도 그 사랑 영원하네’

 지금까지도 나를 포기하지 않으시고 모든 것을 다 내어주시기까지 하신, 나를 기다리시는 하나님의 사랑이 내 머리 위에서부터 쏟아지는 것 같았다. 그 사랑에 나는 하염없이 눈물이 흘러나왔다. “하나님께로 돌아갈게요”라고 고백하는 그 순간 하나님은 내게 분명하게 말씀해 주셨다. ‘세상 모두가 의인이고 너만 홀로 죄인이었다해도, 그래도 나는 너를 위해 이 땅에 왔을 거야. 나는 너를 그렇게 사랑한다. 그게 나의 사랑이다. 잃어버린 양 한 마리, 그게 바로 너란다’

 그렇게 나의 늦은 사춘기 같은 영적 방황은 끝났지만 그 후에 극적인 변화가 있었던 것은 아니다. 그 후에도 나는 예배의 기쁨을 잃어버릴 때가 있었고, 요즘처럼 과제가 많을 때는 기도하기 너무 힘들 때도 있다. 그러나 나는 백 번, 천 번을 도전한다. 오늘도 그 사랑을 새롭게 경험하게 해달라고. 그리고 그 사랑의 기쁨을 잊지 않게 해달라고 기도한다. 나를 위해 십자가를 지신 예수님, 그렇게 사랑하시는 하나님의 분명한 음성이 나를 계속 기도하게 만든다. 살아계신 하나님을 만난 경험이, 다시 하나님께 기도하게 한다. 오늘도 나를 비롯한 모든 크리스천들이 함께 예수님의 십자가를 경험하고, 그 경험으로 함께 도전하며, 하나님을 예배하고, 또 예배하길 바라고 기도한다.(제11회 홀리스피릿 페스티벌 간증을 정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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